오피니언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
등록일 :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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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1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9.19 군사합의 무력화를 우려하는 접경 지역 주민, 종교, 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 


지난 6월 9일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하자, 군은 즉각 재개했다. 

 

조선이 8일 밤 ‘오물 풍선’ 살포를 재개한 데 대한 상응 조처라고 대통령실은 밝히고, 합동참모본부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공지에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오늘(9일) 오후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라고 발표했다.

 

조선의 ‘오물 풍선’ 대응은 지난 6~7일 탈북민단체가 ‘대북 전단’ 수십만 장을 살포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조선은 계속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맞대응으로 ‘오물 풍선’만 보냈다.

 

그런데 조선의 ‘오물 풍선’ 대응을 정부는 ‘9·19 군사합의’ 폐기로 나서더니, 이제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군사 심리전을 전개했다. 어떻게 이렇게 대응도 구분 못 하는 자가 대통령이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유발로 지지율 만회와 정권의 위기를 넘기려고 하지만, 여기에 속아 넘어갈 민중은 없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북풍’은 이미 철 지난 음모론이지만, 자칫 국지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어제(10일) 조선은 ‘오물 풍선’ 날려 보내기를 멈췄고, 한국도 이날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지 않았다. 일단 쌍방이 일시 멈춘 것이다.

 

하지만 일시 멈춘 것은 상황 종료라기보다는, 더 큰 충돌을 앞둔 폭풍 전야로 민중은 생각하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와 9·19 군사합의 폐기 그리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한 달째 계속되고 있는 ‘대북 전단’ 살포와 9·19 군사합의 폐기 그리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대결국면에서, 민중은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불안해하고 있다.

 

한겨레 오늘(11일) 기사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북쪽이 군사분계선 이북 전방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는 동향이 식별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태의 불쏘시개 구실을 한 탈북민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를 단속·제어할 뜻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단 등 살포 문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해 접근하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대북) 전단이 경찰관직무집행법상 제지할 수 있는 근거인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급박하고 심각한 위협’에 해당한다는 게 명확하지 않다고 본다”며 “제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시민들을 직접 상대하는 서울시·경기도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행보는 중앙정부와 사뭇 다르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서울경찰청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물 풍선’ 관련 서울시 통합방위회의를 열어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로 서울 시민들이 불쾌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군사 충돌 시 심각한 피해를 볼 위험이 큰 경기 북부 등 접경지역 주민을 챙겨야 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4일 “굳건한 안보 태세와 대화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주민 불안을 해결할 수 있다”며 정부에 정책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그동안 대결국면을 정리해보면, 한국이 먼저 도발을 하고 조선은 대응했다. 그런데 미국은 이런 위기 상황에 끼어들어 한국의 도발을 더욱더 부채질하고 있다.

 

“탈북민단체 대북전단 살포(5월 10일)→ 조선 ‘오물 풍선’ 대응(5월 28~29일, 6월 1~2일)→ 한국 정부,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6월 4일)→ 미국 B-1B전략폭격기 전개, 7년 만에 합동직격탄(JDAM) 투하 정밀타격훈련(6월 5일)→ 탈북민단체 대북전단 살포 재개(6월 6~7일)→ 조선 ‘오물 풍선’ 대응 재개(6월 8~9일)→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6월 9일)→ 조선 ‘오물 풍선’ 대응(6월 9~10일) ”

 

한 달째 계속되는 도발에 대한 조선의 대응

 

지난 1월 15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14기 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 영공, 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곧 전쟁 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이미 경고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26일 김강일 국방성 부상(차관)은 한국의 도발에 대해, 담화를 통해 “한국 괴뢰 해군과 해양경찰의 각종 함선들이 우리의 해상국경선을 침범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어느 순간에 수상·수중에서 자위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라고 군사 대응 담화를 발표했다.

 

특히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한국의 확성기 방송 재개 직후인 지난 9일 밤 11시 넘어 새로운 대응을 언급하는 ‘담화’를 발표했다.

 

“대한민국은 탈북자 쓰레기들의 도 넘은 반공화국 심리 모략 책동에 대한 우리의 거듭되는 대응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과 7일 또다시 우리 국경 너머로 정치 선동 오물들을 들이미는 도발 행위를 묵인하여 상황을 악화시켰다. (중략)  우리는 이미 경고한 바대로 8일 밤과 9일 새벽 시간에 기구 1,400여 개로 휴지 7.5톤을 한국 국경 너머로 살포하였다.

뒤져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빈 휴지장들만 살포하였을 뿐 그 어떤 정치적 성격의 선동 내용을 들이민 것이 없다.

 

한국의 쓰레기들이 우리에게 들이민 도발적인 정치 선동물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최소한의 이 같은 우리의 대응은 정당하고도 매우 낮은 단계의 반사적인 반응에 불과할 뿐이다.

해당한 우리의 대응 행동은 9일 중으로 종료될 계획이었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그 이유는 한국이 행동으로 설명해주었다.

국경지역에서 확성기 방송 도발이 끝끝내 시작된 것이다.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의 전주곡이다.

서울의 정객들은 바람 부는 방향에 따라 《표현의 자유》와 《도발》을 규제 판별하는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하고 기괴한 기형적 논리로 저들의 입장을 정당화해보려고 모질음을 쓰고 있으며 저들의 도전적 망동에 대한 우리의 대응 행동에 대해서는 또다시 확성기 방송 도발을 재개한다는 적반하장격의 행태를 공식화하는 것으로써 계속하여 새로운 위기 환경을 조성하였다. (중략)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쉴 새 없이 휴지를 주워 담아야 하는 곤혹은 대한민국의 일상이 될 것이다.

나는 서울이 더 이상의 대결 위기를 불러오는 위험한 짓을 당장 중지하고 자숙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출처 : 자주시보)

 

삐라 살포의 심리전은 이미 6·25전쟁부터 미군의 주도로 시작된다.

 

삐라 살포의 원흉 미국

 

6·25전쟁은 국제전으로 미국과 소련의 두 초강대국으로 나뉘는 냉전 속에서, 그 어느 전쟁보다 이념이 강조됐다. 그것의 반영으로 심리전과 선전전이 매우 활발했다. 

6·25전쟁에서 삐라는 심리전의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중요한 전쟁 수단의 하나였다.

한국전쟁 60주년 특별기획 『역사학의 시선으로 읽는 한국전쟁』(휴머니스트, 2010) 정용욱의 ‘미군의 삐라 심리전과 냉전 이데올로기’ 연구 논문이다.

 

“유엔군은 전쟁발발 이후 휴전까지 25억 장가량의 삐라를 북한 지역과 북한, 중국 군인들에게 살포했다.
6·25전쟁에 참여한 북한군과 중국군 연인원을 200만 명으로 추산한다면 25억 장이라는 숫자는 전쟁기간 내내 하루 1장 정도의 삐라가 병사 개인들에게 배달되었음을 의미하고, 또 그것은 한반도 전부를 20번 덮는 수량이다.”

 

또한 이 논문에서 정용욱은 삐라의 내용(작전)을 분석했다.

 

“미군 삐라를 가짓수가 많은 순서대로 나타내면 북한군과 적 후방지역의 북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삐라의 경우 향수 자극(작전명 향수), 포로의 신변 보장과 포로에 대한 물질적 환대 강조(작전명 나이팅게일), 유엔군의 무력·군사력 과시(작전명 불도저), 적군의 전쟁목적에 대한 정치적·이데올로기적 비판 및 적군 내 분열조장(작전명 이아고), 투항방법 안내(작전명 길잡이)의 순이었다”

 

그리고 정용욱은 삐라 살포 목적에 대해 분석했다.

 

“미군 삐라의 4분의 3은 적군을 상대로 한 것이고, 4분의 1은 민간인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미군의 삐라 심리전은 후방지역의 민간인과 군인들에 대해서 투항과 같이 구체적 행동 유발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방해활동을 선동함으로써 적의 전쟁수행 능력을 저하시키고, 정치적·이념적 공세를 통해 적군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그들이 전선에 투입되었을 때 투항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준비하는 역할을 하도록 구성했다”

 

그뿐 아니라 정용욱은 삐라 제작의 주체가 미국임을 분명히 했다.

 

“미군 삐라의 대부분은 이미지의 연상 효과를 노리고 그림과 짧은 선전문구를 결합한 전단지였다. 미군 삐라는 원고 작성과 삐라 제작을 도쿄의 미극동사령부가 담당했다. 살포 역시 1951년 7월 이전에는 극동군 사령부가 담당했고, 전선지역은 미8군이 담당했다. 극동군사령부는 주로 B-29 전략폭격기를 이용해 삐라를 살포했고, 미8군은 포격을 통해 삐라를 살포했다”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의 배후 미국

 

원래 ‘삐라’의 어원은 청구서나 계산서를 뜻하는 영어 ‘Bill’의 일본어 발음에서 유래됐다.

‘삐라 살포’는 6·25전쟁부터 ‘심리전’의 목적으로, 남과 북이 남북 간 첫 합의인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당시부터 2018년 4·27 판문점선언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그 중단을 합의해 왔다. 이와 같은 행위는 상대방을 자극하고 충돌을 조장하여 긴장을 격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삐라 살포 행위뿐만 아니라 대북 방송도 미국이 원흉이다.

강준만은 『한국현대사 산책 1950년대 제1권』(인물과사상사, 2004)에서 빨치산토벌을 위해 미군이 대북 방송을 한 것을 기록했다.

 

“미군은 남원에 방송 시설을 갖추고 투항 권유 방송을 송출했으며, 투항 권유 전단을 동경에서 인쇄해 공수해 왔다. 전단은 ‘그 넓은 지리산이 하얗게 덮일 정도로 대량으로 공중 살포했다.’ 살포된 전단은 모두 992만 장이었다”

 

그리고 전우용 또한 『잡동산이 현대사 – 전우용의 근현대 박물지 3 정치·경제』(돌베개, 2023)에서 미군의 삐라 살포에 대해 나온다.

 

“한국전쟁 중 한반도의 지표면에 탄피 다음으로 많이 떨어진 것이 삐라였다. 미군이 살포한 삐라만 25억 장, 북한 지역 인구 1인당 200장, 한반도 전역을 스무 겹으로 덮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미군은 심리학, 사회학, 언론학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심리전 부대를 조직하고 상황별, 대상별로 어떤 내용과 형식의 삐라가 효과적인지 연구하고 실행했다. 
당시 미군이 북한군 주둔 지역에 살포한 삐라 중 가장 흔했던 것은 ‘속히 투항하라. 이 삐라를 휴대한 공산군은 우대한다.’라는 내용의 귀순 권유 삐라였다. 
미군은 삐라 살포 전용 폭탄도 만들어 비행기에서 투하하거나 포(砲)로 쏘았다. 내용물보다 운반 수단의 값이 수십 배는 비쌌지만, 미군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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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일보 “미국 민주주의기금, 홍콩 극단주의 세력에 자금 지원”  출처 : KBS뉴스(2019.08.26)

 

6·25전쟁부터 시작된 ‘대북 전단’ 살포의 역사와 또 다른 탈북민단체인 '통일중매꾼'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5월 24일 기자회견에서 “이들의 전단 살포 배후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를 대신해 세계 친미 인사를 지원하는 '전미 민주주의 기금'(NED)이 있다”라고 주장한 것을 종합하면, 최근 탈북민단체의 대북 비방 내용과 1달러 지폐 등이 포함된 ‘대북 전단’ 살포는 미국이 개입한 것이 분명하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惡)의 편

 

6월 4일 윤석열은 9·19 군사합의를 폐기했다. 지난 6년 동안 남북의 군사충돌을 막아왔던 안전판을 깨버린 것이다. 조선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오물 풍선’ 대응을 막기는커녕, 남북 군사적 대결 국면만 조장한 위험천만한 무모한 대응이다. 

 

미국은 정부의 9·19군사합의 효력 정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B-1B전략폭격기를 전개했다. 또한, 7년 만에 합동직격탄(JDAM) 투하 정밀타격훈련도 실시했다.

 

특히, 정부는 다가오는 6월 중순, 9·19군사합의 효력 정지 조처로 금지해왔던 육상 군사분계선 5km 이내 훈련장 사격훈련 및 서해 연평도, 백령도 해안포사격훈련 개시 등을 예고하고 있다.

 

한반도 전쟁 위기가 날로 고조되고 충돌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제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를 제외하고는, 이 사태의 심각성을 정치인과 하물며 전직 대통령이란 자들은 제대로 못 느끼고 있다.

 

2009년 6월 11일 이명박 대통령 시절,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6·15남북 정상회담 9주년 기념 강연에서 한 절규이다.

 

“독재자에게 고개 숙이고 아부하지 말자.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빈부 격차가 사상 최악으로 심해졌다. (중략) 
우리 모두 행동하는 양심으로 들고 일어나야 한다. (중략) 
피맺힌 심정으로 말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惡)의 편. (중략)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놓은 6.15와 10.4를 반드시 지켜야 남북문제가 풀린다”

 

‘즉, 강, 끝’, ‘궤멸’의 군사 충돌은 안 된다! 

‘대북 전단’ 살포, ‘대북 방송’ 재개 군사행동 중단하라! 

적대가 적대를 부르고, 강경 대응이 강경 대응을 낳는다!

평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반제·자주·민주·평화애호 세력은 총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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