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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현지시각)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에서 연합사회당 니콜라스 마두로(61) 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대해 야권단일화 후보인 곤살레스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AP(Associated Press)통신은 지난 31일(현지시각)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에 대통령 선거 감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마두로는 "정의 앞에 나를 던진다. (중략) 소환과 심문, 조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여당도 전체 개표 결과를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동의했다.
다만 AP는 대법원은 마두로 정부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으며, 판사는 연방 공무원 제청으로 마두로가 장악한 국회에서 비준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내 언론은 대부분 제목부터 ‘부정 선거 의혹’과 ‘대선 불복 시위’만 부각(浮刻)시킨고, 미국과 서방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전달만 한다.
베네수엘라 대선, 미국의 내정간섭과 친미 후보 대통령 만들기
최근 소위 진보(?)라 일컫는 한겨레와 경향 기사 제목이다.
한겨레신문(8월 1일) “‘부정선거 의혹’ 베네수엘라 시위 확산…유혈 진압에 최소 11명 사망”, 인터넷판 경향신문(7월 31일) “베네수엘라군, 마두로에 충성 맹세…‘대선 불복’ 시위대 최소 11명 사망” 기사이다.
그러나 진보적이며 외신란이 유명한 가디언(The Guardian)의 8월 1일 자 기사 제목과 소제목이다.
“Venezuela’s Nicolás Maduro blames unrest on far-right conspiracy as isolation grows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는 고립이 심화함에 따라 불안을 극우 음모 탓으로 돌렸다.Leader says ‘perverse and macabre’ electoral rivals are stoking protests as US official calls for governments to acknowledge Edmundo González Urrutia as election winner
그는 미국 정부가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를 선거 당선자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함에 따라 ‘사악하고 무시무시한’ 선거 경쟁자들이 시위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사 내용 중 미국 정부의 베네수엘라 선거 압력 관련 보도 일부이다.
“During a press briefing on Wednesday, White House spokesperson John Kirby said the US had ‘serious concerns about [the] subversions of democratic norms’ and reports of violence and casualties involving protesters. ‘Our patience and that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s running out,’ Kirby said.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수요일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민주주의 규범의 전복과 시위대와 관련된 폭력과 사상자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커비는 ‘우리의 인내심과 국제사회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라고 말했다.Brian Nichols, the US assistant secretary of state for western hemisphere affairs, urged Maduro and foreign governments to acknowledge González as the winner, telling a meeting of the 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 that the reason Venezuela’s electoral authority had not yet provided detailed results of the vote was either because it did not want to show Gonzalez’s victory or because it needed time to falsify the results.
브라이언 니콜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는 미주기구 회의에서 베네수엘라의 선거 당국이 아직 구체적인 투표 결과를 내놓지 않은 이유는 곤살레스의 승리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거나 결과를 조작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마두로와 외국 정부에 곤잘레스를 승자로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기사 내용은 둘째 문제치고 적어도 진보(?) 언론이라면, 제목은 균형 감각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제목만 보면 누구라도 ‘부정 선거’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여기에 정부가 ‘무력 진압’하는 것으로 여길 것이다.
핵심은 미국의 친미 곤살레스 후보의 비호(庇護)와 대통령 만들기 그리고 내정간섭이다.
2019년 당선된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미국의 ‘부정선거(?)’ 압박으로 사임
이번 베네수엘라 대선은, 이미 2019년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대통령 ‘부정선거’ 음모와 판박이다.
한겨레신문(2019년 10월 23일) “볼리비아 모랄레스 4선 전망 속, 대선 개표조작 논란” 기사이다.
“중남미 최장수 현직 집권자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결선투표 없이 4선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접전 양상에서 개표 결과 발표가 돌연 중단되는 등 정부가 결선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투표 결과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반정부 시위가 불붙고 있다.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는 21일 모랄레스 현 대통령이 간발의 차이로 결선투표 없이 4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중략)
최고선거재판소의 이런 발표에 ‘반모랄레스’ 성향의 야권 지지자들은 결선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당국이 ‘개표 조작’ 꼼수를 썼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거리로 몰려나왔다. 특히 남부 도시 수크레에선 시위대가 최고선거재판소 지역사무소에 불을 질렀고, 수도 라파스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모랄레스 찬반 진영 간 다툼이 벌어졌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한겨레 보도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저질렀고, 야권 지지자들의 항의와 잇단 시위 그리고 미주기구(OAS)의 선거 무효 권고 끝에 결국 대통령직을 사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임에는 모랄레스의 주변 인물의 잇따른 신변 위협과 테러가 있었다.
또한, 미주기구 보고서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조사 저널리즘 및 비디오 보고 작성 커뮤니티 ‘The Grayzone’은 미주기구를 “냉전시대 때 미국의 영향을 퍼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좌파 정부를 반대하기 위하여 조직된 단체이다”라고 설명했다.
"The Organization of American States (OAS) is a Cold War-era group that acts as a vehicle for US influence, opposing leftist governments in Latin America(The Grayzone(https://thegrayzone.com/)
당시 세계의 대부분 언론은 모랄레스의 사임을 성난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으로 물러난 것처럼 보도했다.
특히 미국이 비호한 군사쿠데타로 인한 ‘정권 찬탈’이라고 보도하는 언론은 극히 소수였다.
하지만 적어도 라틴아메리카의 ”핑크타이드“ 물결과 베네수엘라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 미국과 서방 언론을 국내 언론이 그대로 받아쓴다는 것은 역사 무지(無知)다.
아니 무지가 아니라 무시(無視)자 민중의 힘, 민중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 좌파 정권의 확산 핑크타이드(Pink tide)
라틴아메리카의 친미 극우 독재정권이 무너지면서, 1990년대 말부터 도미니카,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시작된 반미좌파 정부가 연쇄적으로 탄생된다.
이를 ‘핑크타이드(분홍색 물결)’이라 부르면서, 라틴아메리카에서 반미좌파 세력이 집권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핑크(분홍)’에서 보듯이, ‘레드(빨강)’ 사회주의국가인 니카라과·쿠바와는 차이가 있는 사회주의를 의미한다.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 김승호 대표는 『사월혁명회보, 제136호』(2022)에서 좀 더 분명히 ‘핑크타이드’와 ‘레드타이드’를 정의했다.
“‘핑크 타이드’ 나라들의 사회운영 방향과 방법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뭐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바가 없지 않다. 그러나 붉은색 조류(red tide)인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같이 자신의 색깔을 사회주의로 분명히 하면서 자본 및 독점자본과 적대하고 있는 나라들과 자본⸳독점자본에 대해 적대하지 않고 타협하고 있는 나라들을 뭉뚱그려서 하나로 보는 것은 현실을 그릇되게 인식하는 일이 된다. 대체로 차베스 생존시절 만든 ‘우리 아메리카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에 함께 하는 나라들을 붉은색 사회혁명주의라고 한다면 그렇지 않는 나라들은 분홍색 사회개혁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같은 책에서 ‘핑크타이드’는 지정학적으로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속이론의 본거지인 이 지역에는 미국에 정치경제적으로 통합⸳종속됨으로써 경제⸳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는 문제의식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런 문제의식은 심지어 국내 독점자본에게도 부분적으로 존재한다. 브라질 독점자본이 사회개혁주의 룰라정권과 손잡고 그를 앞세워 ‘중남미·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를 만들어 이 지역의 맹주 즉 아제국주의(sub-imperialist) 국가가 되려고 했던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핑크 타이드’는 이렇게 미 제국주의에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을 강화한다.
(중략)
이런 일련의 반미 움직임은 그 자체로 이 지역 노동자·민중에게 민족해방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지만 미 제국주의의 속박이 약화되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으로써 이 지역 노동자·민중의 계급적 해방에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이런 라틴아메리카의 ‘핑크타이드’와 ‘레드타이드’ 움직임을 알지 못하고 기사를 쓴다는 것은, 미국과 서방 언론 받아쓰기, 아니 베끼기이다.
그뿐 아니라 현재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한 국내 언론은, 그야말로 미국과 서방 언론 노예화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세계의 신·구제국주의 통신사와 방송사에 대항하는 올바른 언론, ‘텔레수르’와 ‘탄유그’가 있었다.
세계의 대항 언론, 텔레수르(teleSUR)와 탄유그(TanJug)
세계 뉴스 시장은 거의 2세기 동안 1846년 설립한 미국의 AP와 1944년에 설립했지만, 기원은 1832년인 프랑스의 AFP(Agence France-Presse) 그리고 1851년 설립된 영국의 로이터(Reuters)가 통신을 독점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전 세계로 24시간을 온종일 실시간으로 뉴스만을 방송하는 뉴스 전문 채널 미국의 CNN(Cable News Network)과 영국의 BBC(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가 있다.
당연히 세계의 눈과 귀를 갖고 있는, 이들 통신사와 방송사는 초국적 자본과 금융의 입맛을 위해 뉴스를 생산하고 조작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에는 이들 미·영·프 제국의 통신과 방송에 대항하는 언론들이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나라가 연합해 만든 비동맹 채널로, 베네수엘라에서 개국한 텔레수르(teleSUR)라는 TV 방송국이 있다. 텔레수르는 미국과 서방의 통신과 방송에 맞서 라틴아메리카 뉴스 정보의 주권을 되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1973년 알제리의 알제 4차 비동맹운동 정상회담에서는 전 지구적 경제 불균형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제국주의에 맞설 것을 주장하면서 비동맹뉴스기구연합(NANAP, Non-Aligned News Agencies Pool) 설립을 추진했다.
마침내 1975년 12개 비동맹국가들의 통신사들은, 자신의 기관에 연합(Pool)이란 이름을 덧붙여 상호 정보교환을 하며 비동맹뉴스를 관장하는 통신사로 ‘탄유그(TanJug, Telegrafska agencija nove Jugoslavije)’를 선정했다.
‘탄유그’는 1943년 유고슬라비아의 공식 통신사였지만, 새로운 국제 통신 질서를 수립하는 데 유고슬라비아의 티토(Josip Broz Tito, 1892~1980)가 주도했기에 비동맹국가들의 국제 통신사로 활약했다.
“탄유그 통신은 1944년부터 1993년까지 22개 유럽국가, 6개 남미국가, 15개 아시아국가, 14개 아프리카 국가 그리고 미국과 호주에 각각 통신원을 파견하여, 모두 237명의 통신원을 두었다.
그리고 각 나라의 통신사들은 교육과 훈련을 위해 저널리스트들을 탄유그 통신에 파견했다. 탄유그 통신은 서구의 독점적인 국제 통신사들을 능가하는 활동을 전개하여 서구의 통신사들이 하지 못한 특종을 잇달아 보도했다.
이를테면 1961년 최초로 선거로 선출된 콩고 수상 파트리스 루뭄바가 암살된 마지막 날이나. 같은 해 쿠바에서 벌어진 미국의 피그만 침공, 1973년 칠레의 인민연합 정부와 합법적으로 선출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압살한 미국이 후원한 군사쿠데타, 1986년 미국의 트리폴리 폭격 등이 그에 해당된다.”『비동맹 독본』(현실문화, 2020)]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난 2016년 4월 27일 JTBC 손석희 앵커는, 언론을 개에 비유한 〈'워치독, 랩독, 가드독…그리고'〉라는 제목의 앵커브리핑을 했다.
“언론은 언론학자들 사이에서 흔히 개에 비유되곤 합니다. 그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워치독(Watchdog)과 랩독(Lapdog)입니다. (중략)
워치독은 ‘감시견’을 뜻합니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감시하며 자유주의 체제의 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지요. (중략)
반면 랩독은 말 그대로 권력의 애완견 같은 언론을 뜻합니다. 주인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달콤한 간식을 받아먹는 그 안락함에 취해버린 언론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물론 국내 언론이 취재 보도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과 한계가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방송 장악 야욕으로, 기자들이 취재보다 투쟁으로 언론을 지켜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병행해서 국내 언론도 적어도 이들 세계 대항 언론과 최대한 연대하고 공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이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로 주권자인 민중의 승리로 끝났다.
윤석열은 검찰 독재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경제 파탄과 전쟁 위기 조장 정권으로 민심의 단호하고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 윤석열은 총선 참패의 원인을, ‘좌파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장악한 때문이라고 방송 장악 폭주극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은 무능과 독단을 바로잡기는커녕, 새벽 4시에 단돈 4천 원으로 광고 영업했다는 공과 사를 구별 못 하는 후안무치한 자를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했다. 그리고 무자격자 방통위원장은 극단적인 혐오 발언과 극우·막말·차별 극우 인사들을 보란 듯 공영방송 이사진에 앉혔다.
불행 중 다행으로, 뉴스타파·미디어오늘·시사인·오마이뉴스·한겨레 등 5개 언론사는 각 사 울타리를 넘어 진행하는 ‘진실 프로젝트’을 기획했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 실태를 추적하는 ‘언론장악 카르텔’ 시리즈를 함께 취재 보도한다고 한다.
미국과 서방은 국가 이익이 우선인 ‘각자도생’의 시대이다.
그러나 브릭스와 글로벌 사우스는 ‘각자도생’이 아니라 ‘연대’이다. 그리고 반제 자주, 평화이다.
마찬가지로 국내 진보(?) 언론도 ‘각자도생’이 아니라 ‘연대’로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데 동참해야 한다.
이게 나라냐!
3년은 너무 길다!
반제·자주·민주·평화애호 세력은 총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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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부정선거’ 논란의 본질은 미국의 정권교체 기도와 민중독재 결여다
대선 ‘부정선거’ 논란의 본질은 미국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 기도
백철현 (전국노동자정치협회)
202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