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ㅡ 미국 대기자 허쉬의 폭로
등록일 : 202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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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9월 말  발생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

 

(번역자 주ㅡ 자국 내 대기자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류 언론들이 집단적으로 침묵하는 것을 두고, 그들이 언제 목소리를 높이고 언제 목소리를 낮춰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환구시보는 평론한다. 그러나 어찌 미국 언론만 침묵할까? 이처럼 세계 역사를 변화시킨 대사건에 대해 한국 언론도 일제히 침묵한다. 우리가 지금 어떤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원제목: ‘노르트스트림’사건에 대해 워싱턴은 세계에 해명해야 한다.

출처: 환구시보

2023-02-10 00:34 (현지시각)


노르트스트림(Nord Stream) 파이프 라인이 폭파된 지 4개월여 만인 2월 8일 미국 탐사기자 시모어 허쉬의 굵직한 보도가 국제 여론계를 다시 폭발시켰다. 이 기사는 미 국가안보국(NSA)이 기획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였으며, 미 해군이 실행하고 노르웨이군이 협조함으로써 최종적으로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폭파시킨 과정을 상세히 기술했다. 보도 직후 워싱턴은 즉각 부인했지만, 그렇다고 ‘가짜뉴스’라는 한마디로 납득시킬 수 없음은 분명하다. 국제사회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나올 때까지 워싱턴을 계속 추궁할 필요가 있다.


85세의 허쉬는 미국 언론계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50여 년 전 미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폭로해서 미국 내 반전운동을 촉발시켰고, 2003년 미군의 악명 높은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수감자 학대 사건 역시 그의 취재로 보도됐다. 워싱턴 역사상 가장 불명예스러운 정치스캔들 중 하나인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보도 등에 모두 허쉬의 중요한 참여가 있었던 것이다. 허쉬의 최근 보도는 언론계의 음모론과는 비교할 수 없고, 또한 워싱턴이 적당히 얼버무려 넘어갈 수도 없다.

 

솔직히 미국에 대한 의구심이 난데없는 것은 아니지만, 터져 나오는 디테일은 여전히 등골을 서늘케 한다. 예컨대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불거지기 전인 2021년 말 워싱턴은 비밀리에 이 일을 기획했다고 한다. 9개월 넘게 진행된 내부 토론에서 워싱턴이 중점을 둔 것은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 폭파 여부가 아닌 증거를 남기지 않는 방법이었으며, 그래서 집행인원과 시간․ 장소․ 폭발 방식까지 치밀하게 계획했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작가라고 해도 감히 이렇게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세계는 미국의 평화 파괴 능력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초국가적 에너지공급 인프라 중 하나인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이 폭파된 것은 극단적인 국제정치적 사건이다. 정치적 신뢰가 취약한 상황에서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은 한동안 서유럽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 대동맥이었으며, 공동의 이익 확대를 통해 안보 상황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바로 이 때문에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은 줄곧 워싱턴의 ‘눈엣가시’였다.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의 폭발로 유럽 공동안전을 위한 유일한 다리가 파괴되었는데, 이는 서유럽 국가들이 러-우 충돌의 기로에서 미국과 깊은 결속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허쉬는 최근 보도에서, 독일과 기타 서유럽 국가들이 줄곧 러시아의 저비용 천연가스에 ‘과도 몰입’해 온 것이 워싱턴이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폭파키로 한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중대한 민간기반 시설에 대한 파괴와 공격은 테러의 성격을 갖는 악행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폭발 직후 여러 나라가 공개적으로 비난했는데,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의 손상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당시 관련 국제기구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가능한 한 빨리 진실을 밝히고, 가해자를 찾아내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하지만 예상대로 이런 국제조사를 막는 나라 때문에 4개월여가 지나도록 일은 거의 진척되지 않았다. 이제 허쉬의 보도는 적어도 국제수사를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주목할 것은, 줄곧 ‘전문적’이고 ‘독립적’을 자임해온 미국 주류 언론들이 허쉬의 폭로에 대해 집단적으로 선택적 실명(失明)을 하거나, 단지 미국 정부가 부인하는 메시지를 간략하게 보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이 폭파된 뒤 일치된 목소리로 러시아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던 점에 비교해 볼 때, 이러한 이례적인 침묵은 언제 목소리를 높이고 언제 목소리를 낮춰야 하는지 미국 언론기관들이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이중 잣대’에서 당당한 우두머리 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이 있다. 미국은 남한테 억지 트집을 잡고 바람 잡는 걸 좋아하지만, 자기가 저지른 잘못이나 심지어 범죄까지 설령 증거가 확실해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갖가지 방법으로 남에게 뒤집어씌우는데 능숙하다. 허쉬의 이번 폭로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는 아마도 계속해서 이렇게 대응할 것으로 보여, 미국의 국제적 신용에 또 하나의 구멍이 생길 것이다.

 

‘노르트스트림’ 사건이 도대체 어떻게 벌어졌는지는 결국 21세기 ‘나생문(罗生门)’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진실에 대한 추구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는 도의와 책임 및 양심과 관계될 뿐 아니라, 인류가 미래에 이 시기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전쟁과 평화를 위해 어떤 주석을 달 것인가와 관계되기에 매우 중요하다.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BdWprYaZ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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