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쉐 (刘小雪, 중국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글로벌전략연구원 부연구원)/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3.04.21

인도경제.png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인도가 향후 몇 년간 세계 주요 경제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심지어는 맥킨지, 모건스탠리 등 내로라하는 국제금융기구들도 '인도 세기'를 외치기 시작했다. 인도 정부 스스로도 연초 발표한 500쪽짜리 연간 경제보고서에서 거의 모든 것이 성과와 하이라이트임을 과시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모디가 재선을 이어가려면 경제와 정치로 자신의 무대를 꾸미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런 환경에서, 정부로부터 독립한 일부 학자들이 인도 경제에 대해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것 역시 눈에 띈다. 그들은 코로나19 전염병이 유행한 3년 동안 인도의 평균 성장률은 3.5%에 불과했으며, 2022-23년의 성장률은 전년도의 8.7%에서 6.8%로 감소했고,  2023-24년에는 6.1%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더 나아가 인도의 이번 경제 성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다. 이들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고용 없는 성장, 민간 자본 특히 외국 투자에 대한 시장 접근성의 반복적 변화, 글로벌 공급망 통합과 국내 산업 지원 사이의 어색한 균형 등 때문이며,  이러한 문제들의 존재는 인도의 경제 성장을 확실히 등락을 반복케 한다.

 

그렇다면 인도 경제에 대해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할까하는 질문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금융회사 · 컨설팅회사 · 국제신용평가사 등 정부로부터 독립적이고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기구를 믿어야 할까? 그러나 그들 자신이 정부 홍보의 주요한 목표물이며, 제3세계 국가 정부 역시 그들의 중요한 고객이다.

 

그렇다면 IMF, 세계은행, ADB 등 국제금융기구는 어떨까? 그들은 세계적인 경제학자,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선진적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데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한다. 한 나라의 경제에 대한 그들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들의 전문성은 대상 국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의 정확성에 일정 정도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한 데이터를 해석하는 사람은 자신뿐 아니라 조직 내부의 고유한 편견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러 추켜세우거나 경제침체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항상 일부 국가의 성과를 과대평가하거나 다른 국가의 문제를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이 갖은 전문성은 1998년 아시아의 금융위기,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같은 대규모의 글로벌 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때문에 그 위신이 크게 떨어졌다.

 

대학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학자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일까?  현재 인도 경제를 연구하고 있고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학자들은 인도인이거나 해외에 살고 있는 인도계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사랑'이라는 깊은 정분과 "집안의 추악함은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의리에 얽매여, 결국 어느 방향으로 달려갈지는 그들이 처한 시대와 각자의 경력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티아 센은 반식민지 운동이 고조되고 사회주의 경제강령이 널리 받아들여지던 네루 시대에 그의 청년기를 보냈다. 그 때문에 평생 사회공정을 추구했고, 특히 빈곤 퇴치와 민족적 지위 상의 평등을 중시했다. 그는 모디가 추진한 급진적 신분정치, 대자본을 부양하는 이른바 경제자유화 정책에 비판적이다.

 

중간 세대의 인도 경제학자 중에서는 라굴람 라잔의 이력이 단연 눈에 띈다.  그는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시카고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인도 재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 자리를 거졌는데, 또 나중에는 인도 준비은행 총재로 변신했다. 그는 임기 중 시장으로부터 찬사를 받는 각종 조치들을 실시했다. 그의  명성이 중천에 뜬  태양 같아 순조로운 연임이 예견되던 중에 그는 의외로 버림을 받았다. 그후 라잔은 '모디를 만나면 반드시 비판'하는 길을 걸었으며, 인도 경제에 대한 그의 논술은 갈수록 공신력을 상실했다.


아벤드 사브라마니야는 라잔과 비슷한 경력으로 IMF에서 일했는데, 그의 후임으로 재무부 수석경제고문이 됐다. 재무부 경제고문 시절 인도의 수십 년간 변하지 않던 <연간 경제조사 보고서>를 개혁해서 성격을 '통계연감'에서 '주제논문집'으로 탈바꿈시킨 게 그의 가장 큰 공헌으로 간주된다. 그것은 한때 학계에서 인도 경제 연구의 필독서로 추앙받기도 했다. 


그는 비록 신중하게 처신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로서의 엄격함이 모디 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표를 낸후 귀국했다. 퇴임 후 아벤더가 발표한 첫 번째 권위 있는 논문 제목은 "인도 GDP의 잘못된 추정: 가능성, 편차, 메커니즘 및 의미"인데, 인도의 GDP 성장률이 최소 2%포인트 이상 과대평가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포린 어페어스지>에 "인도가 중국을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 뉴델리 굴기의 걸림돌"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아벤더는 모디가 집권 이후 '자력갱생'에 대한 집착과 민간투자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 소프트 환경을 제공하지 못해 전 세계 공급체인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는커녕, 인도의 민간투자 성장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인도 정부의 '내부자'였던 아벤더가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갖고 있었고, 경제학자는 '숫자로 말해야 한다'는 객관성을 지녔기에 그가 발언할 때마다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도 경제에 대한 관점이 이처럼 어긋나면 누구를 믿어야 할까? 우선 마땅히 경제학적 상식을 믿어야 한다. 한 경제의 장기적 성장은 그것의 생산요소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 인구, 노동력 공급과 같은 일부 조건은 객관적인 것이지만, 문화 및 정치 시스템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와 같은 판단은 매우 주관적일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서로 다른 의견을 많이 듣고 개방된 마음으로 더 많은 '블랙스완'(전혀 예상할 수 없던 일이 실제로 출현하는 경우ㅡ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2023-04/04
출처: 환구시보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CLdnCSUuPN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G7 히로시마 정상회담ㅡ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퇴색하는 '그룹'

2023.05.19

'대외 원조'는 총성 없는 투쟁

2023.05.19

푸틴 "진정한 전쟁 시작"..."우크라는 쿠데타 인질, 서방 협상카드"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3.05.15(598)]

2023.05.15

대중국 노선의 갈림길에 선 유럽

2023.05.15

미국이 채무 불이행을 하면 탈달러화 가속화 될까?

2023.05.12

중국, 자체 브랜드 신에너지차로 세계무대 중앙 진출

2023.05.12

페페 에스코바르 "미국, 러시아와 중국에 압도당하다"

[류경완의 국제평화뉴스 23.05.08(597)]

2023.05.08

중국 경제 잠재력 보여준 ‘노동절’ 소비 폭발

2023.05.08

英매체: 미·중 균열, 日기업 우려...어떻게 中 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2023.05.04

독일에서 생태적 계급 투쟁의 첫 번째 징후가 나타나다

2023.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