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허핑(국제문제 옵서버) /김정호(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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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의미의 대외원조가 탄생한 이후 자애로와야 할 이 사업은 총성 없는 투쟁으로 가득 찼다. 수많은 개발도상국으로 상징되는 남방국가,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을 비롯한 북방국가들이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이 게임의 주역이다. 그 전체 과정은 세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940년대 중반부터 1950년대 말까지는 북방쪽이 주도했고 남방쪽은 발언권을 상실했다. 현대적 의미의 대규모 체계적 대외원조는 '마셜플랜'에서 시작됐다. 그것은 이데올로기적 고려에 바탕하여 미국의 과잉 생산력과 자본을 수출함으로써 정치군사적 측면에서 자기 진영의 확대를 전략적 목표로 하였다. 미국과 소련은 이 시기의 주요 원조국이었는데, 그들은 각자의 진영에서 원조의 종류, 양과 형식, 방향 등을 주도했다. 이에 대해 유럽 및 남방 국가들은 거의 발언권이 없었다.

 

1960년대부터 2001년 '9·11' 테러 사건 직전까지 남방쪽의 자주 의식이 급속히 높아졌다. 1960년대 초 북방 국가의 일방적인 주도와 수혈식 지원은 원조국의 지속가능한 경제발전 상태와 내생동력에 영향을 미쳐 채무부담을 가중시켰다. 동시에 개발도상국의 독립해방, 비동맹운동 등이 일어나 '평등하게 발전할 권리'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배경 하에서 1961년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OECD DAC)가 발족해 미국 유럽 등 북방 국가들이 주도하는 원조국 클럽이 만들어졌다.  그 기구는 규칙과 통계 평가 등의 절차를 체계화·제도화 함으로써 대외 원조 분야에 있어 불평등 관계를 고착시켰지만,  다른 한편에선 수출 경제 구조조정 및 관리 모델을 통해 '하드 원조'(융통성 없는 원조)의 단점을 보완하기도 했다.

 

냉전 종식 후 미국·서방 원조의 중점은 정치적 '민주화'와 '쇼크 요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워싱턴 컨센서스'로 옮겨가고, 피원조국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정치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였다. 그 중점은 동유럽과 중남미였으며, 중점 영역은 정부 관리와 사회서비스에 두어졌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남방 대국에 의한 대외원조가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새로운 대외원조 모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는 남북방 간의 경쟁이 한 단계 격화되고, 남방의 상승과 북방의 하강이 가속화되었다.  9·11 이후 미국과 서방은 당시의 테러리즘, 반세계화 물결을 빈곤과 관리 부재로 결론짓고, 이 덕택에 대외원조 투자가 단기간에 빠르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민총소득에서 미국과 서방의 대외원조 자금은 서서히 감소하고 대외원조의 도구화, 무기화 특징이 두드러졌다. 원조의 유효성, 채무의 지속성, 발전의 유효성 등에 관한 이념을 잇따라 제시하고 신흥원조국과 수혜국의 요구를 일정 중시하였지만, 그 실천 효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유엔 밀레니엄 개발목표,  2030년 지속가능 발전 목표의 제시로 '개발원조'는 '국제발전협력'으로 전환되었다. 북방 주도의 원조-수혜 관계는 점차 평등하고 독립적인 개발 동반자 관계로 대체되었다.  남남협력의 중요성 및 남방국가들이 제창하는 주권존중, 내정불간섭 등 대외원조의 원칙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게 되었다. ‘글로벌 남방'의 개념이 대두되었으며 비서구, 반개입, 남방 국가간  협력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단순한 경제발전 추구에서 국제발전 패턴의 구축 및 글로벌 경제 관리에 깊이 참여하게 되었다. 이 시기 중국 등 신흥 원조국들의 부상이 뚜렷하였다.

 

현재  지구적 발전 모멘텀은 역류하고 있다. 개발 자금 조달 부족 등의 문제가 점점 더 시급해지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일반적으로 남북 간의 협력을 요구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부득이  자체 조정과 개혁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남방국가의 외국 원조 및 개발 협력 모델을 주도적으로 모방하면서 더 많은 개방, 포용, 공정, 균형의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의 '글로벌 인프라와 투자 파트너십', 유럽연합(EU)의 '글로벌 포털' 계획에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글로벌 개발 제창의 그림자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이 규칙 제정의 주도권을 사수하고, 북강남약(北强南弱) 의 발전구도를 유지한다는 출발점에는 변함이 없다.

 

다음 단계에서 남북 간 개발 경쟁은 역동적인 조정 추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첫째, 중국은 국제발전 협력을 계속 이끌어 갈 것이다. 중국은 계속해서 인류 운명 공동체의 이념을 실천하고, 고품질의 '일대일로'를 공동 건설하며, 글로벌 개발  안보 문명 이니셔티브(제창)를 이행함으로써  중국식 현대화로 전 세계에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둘째, 미국 등 서방 강대국들은 대외원조와 국제발전 협력의 전략적 역할을 더욱 중시할 것이다. 미국은 '외교·개발원조'를 ' 지구적 차원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간주하면서 대외전략의 3대 축으로서 개발원조를 꼽고 있다. 2024회계연도 미연방의 대외원조 예산 신청 중에 중국을 겨냥한 것만도 80억 달러에 육박한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점검한 1주년 10대 핵심 성과 가운데는 대외원조 수출이 들어있다. 미국을 비롯한 일부 서방 국가들은 '원조로 중국을 공격하기', 진영적이고 선별적 다자주의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또 지연전략(地缘战略)을 추진하면서 서방의 가치관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질서를 수호하려 할 것이다.

 

셋째, 현재 남북간 경쟁에서 남방국가가 더 큰 주도성을 갖고 행동한다. 일부 남방 강대국이 신흥 원조국으로 성장하거나, 피원조국과 원조국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겸하고 있다. 또 대국간 게임의 맥락에서 전통적인 피원조국(수혜국)의 운신의 폭은 확대된다. 국제 개발 협력에 있어 더욱 독립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며, 자국의 개발 요구로부터 출발하여 기존의 수동적 수용에서 능동적 선택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되며, 유엔 2030 지속 가능 개발 어젠다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다.

 

2023-05-12

출처: 환구시보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CrBilBDx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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