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영수 (노동자신문 편집위원)
등록일 : 2023.06.07

페인 위원장.jpg

 

지난 3월 27일 치러진 미국 최대의 제조업 산별노조인 전미 자동차노조(UAW) 집행부 결선투표에서 숀 페인 민주파 후보가 현직 레이 커리 위원장에게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에 앞서 1차 투표는 5파전으로 진행돼 커리 현 위원장이 38.2%를 얻어 페인 후보를 0.6% 차이로 이겼지만 이번 결선에선 페인 후보가 거꾸로 단 505표 차이로 승리했다. 

 

첫 직선제 투표율은 본선 11%, 결선 14%로 저조했다. 숀 페인은 조합원 단결(Members United) 후보 진영을 구성했고, 재무서기(마가렉 막)와 부위원장 2명(마이크 부스 & 리치 보이어), 지역대표 3명이 선출돼 집행평의회에서 집행부파에 비해 다수를 점하게 됐다.

 

1936년 연좌 농성 파업으로 결성된 UAW는 역사적으로 미국의 대표적 산별노조이고, 조합원 40만 명과 은퇴조합원 60만 명이 소속돼 있다. 1979년 정점을 찍었던  150만 명 규모에 비하면 현재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GM의 경우 1970년대 조합원이 최고 45만 명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5만 명(11%)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한 2017년 미시시피 니산공장과 2018년 테네시 폭스바겐 공장에서 조합 승인 투표에 패배했다. 


조합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 노동자(조교 등 학사지원 대학원생)를 조직해 이들이 전체 조합원의 20%를 차지한다. UAW는 미국 육체노동자를 대표하는 상징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70년 넘게 집행부 독재를 유지했다. 이에 1980년대 이후 노동조합 개혁과 민주화를 주장하는 개혁파가 형성됐다. 

 

1986년 제리 터커가 결성한 새로운 방향(New Directions) 그룹과 그 뒤를 이었던 조합원 행진단(UAW Caravan)이 대표적이다.

 

그 후 개혁파는 집행부의 탄압과 개혁의 실패에도 노동조합 민주주의와 노동조합 개혁을 위한 투쟁을 계속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2019년 결성된 민주파 현장조직(민주주의를 위해 모든 노동자들의 단결: UAWD)이 “부패 반대, 양보 반대, 이중임금제 반대”의 슬로건을 내걸고 조합원 단결(MU)을 지지했다. 

 

UAWD의 개혁 요구 가운데 하나는 1 조합원 1표, 직선제 요구였다. 이 요구는 2019년 전 위원장 2명을 포함한 간부 13명이 구속된 부패 스캔들로 가능해졌다. 연방정부의 감독을 받게 된 UAW는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2021년 직선제 도입 조합원 투표를 실시했고 63.6%의 찬성으로 직선제 실시가 확정됐다. 

 

그리고 첫 직전제 선거에서 민주파가 승리한 것이다. 구 집행부 측이 집행부 선거에서 패배했어도 전국 집행위에서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고, 특히 지역과 지부의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어 이들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그러나 이번 특별총회에서 구 집행부를 대표하는 척 브라우닝 부위원장은 “협상을 앞두고 분열해서는 안 되므로 새 집행부를 지지하자”고 호소했다.
                                             
향후 과제는 조합원 감소·고용불안·산업전환

 

전미 자동차노조(UAW) 새 집행부가 직면한 과제는 산적해 있다. 지도부 부패 척결 외에도 전 집행부의 유산인 양보교섭과 조합원 감소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2007년 양보교섭으로 도입된 이중임금 시스템은 조합원의 단결을 가로막는 핵심적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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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위기와 고통분담이란 명분 아래 UAW는 물가연동 생계비 수당(COLA)을 포기했고, 기존 조합원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 신규 채용을 승인했다. 그 결과 같은 공정에서 신규 노동자는 정규직이지만, 기존 조합원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으며 연금과 은퇴 후 의료보험이 보장되지 않는다.

 

또한 전기차로의 산업전환에 대처해야 하는 과제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다.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의 조직화 수준은 낮고, 노동자들의 임금과 수당은 내연기관 조합원에 비해 낮은 편이다.

 

당장 UAW는 미국 자동차 빅3와 정면 대결을 앞두고 있다. 9월 14일 GM, 포드,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와 단체협약이 종료된다. 숀 페인의 위원장 선출 직후인 3월 27일 UAW는 단체협상 특별총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900명의 단협 대표가 참여했다.


현재 빅3의 UAW 조합원은 약 15만 명이고, 9월 종료된 단체협약을 갱신할 4개년 마스터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캐나다에 있는 빅3 소속 노동자 2만 명을 대표해 캐나다 유니포(Unifor, 구 CAW) 노조도 협상에 나선다.

이날 페인 위원장은 “우리 조합원의 정당한 몫을 거부하는 수백억 달러 기업과 사용자들, 우리의 진짜 적, 유일한 적에 맞선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다”고 말했다.  또한 페인 위원장은 “UAW는 허락을 구하기 세워진 것이 아니다. 노조의 창건자들이 법을 기다리지도 않았고, 법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노동자의 존엄과 정당한 몫을 원했으며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노동자신문>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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