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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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은 유럽연합 탈퇴 이후 아직까지 새로운 외교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관계는 이미 심각한 비대칭적이며 영국은 계속해서 왜소해지고 평가절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의 협상 여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ㅡ번역자 주

 

원제목: 영국과 미국의 접촉, 왜 마치 나쁜 짓을 하려는 것처럼 보일까?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3-06-09  00:34 (현지시각)


수낙 영국 총리가 6월 7일-8일 영·미 양자 특수관계를 더욱 촉진키 위해 미국을 처음 공식 방문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많은 다른 국가들이 표적이 되고 영향을 받으며, 심지어는 위협을 받을 것으로 느껴지는 것은 현대 국제관계에서 드문 일이다. 이른바 ‘앵글로색슨 가치관’에 따라 구축된 영미동맹이 건설적이기보다는, 지정학적인 부정적 에너지를 더 많이 발산시키고 있는 것이 그간의 사실이다. 이 때문에 두 나라가 함께하게 되면 항상 나쁜 일을 계획하려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에 대한 협력이 수낙 수상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회담의 핵심 의제다. 군사동맹과 비슷한 ‘경제연합’을 추구하려는 수낙의 시도는 EU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등이다.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주) 이후 미국이 유럽에 삽입한 ‘트로이 목마’로서 영국의 역할은 급감하고 있다. 수낙의 이번 방문은 중국을 겨냥한 의미가 적지 않다. 영국 내에서도 수낙이 바이든 앞에서 비위를 맞추며 비굴한 자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불만을 나타낸다.

 

실사구시적으로 말해서, 영국 외교가 여기까지 온 것은 당연히 수낙 한 사람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수낙은 전임자인 트래스와 존슨에 비해 국제문제에 대한 태도에 있어 상대적으로 ‘실용적’이고, 영국 정치권 전체에서도 급진적인 편은 아니다. 수낙 앞에 놓인 첫 번째 임무는 영국의 취약한 경제를 가능한 한 빨리 곤경에서 벗어나게끔 하며,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현재 그는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영국의 의존전략 경로를 따라서 미국에 도박을 걸고 있다. 이는 영국의 대미 의존성을 점점 더 강하게 만드는 것 외에 다른 작용을 하지 않는다.

 

정책 결정자의 충분한 정치력과 패기, 상상력 부족이 영국을 항상 작은 울타리 안에 맴돌며 뛰쳐나가지 못하게 만든다. 수낙이 기대를 걸었던 영미 경제동맹은 반드시 그를 실망시킬 것이다. 영국과 미국의 관계는 이미 심각한 비대칭적이다. 영국은 계속해서 왜소해지고 평가절하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과의 협상 여지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점은 수낙의 이번 미국 방문 결과가 매우 제한적일 것임을 결정케 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말처럼 운전대는 워싱턴 쪽에 있다. 그렇지만 사실상 다른 가능성도 존재한다. 즉 만약 수낙이 일부 의제에 대해 자주성과 독립성을 보여주고, 또 영국의 이익과 무관한 문제에 대해 편승과 투기를 피한다면, 영국 외교는 수동적이 아닌 더 많은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외부에서 보면, 영국은 이미 거의 ‘미국의 유럽지부’가 되었다. 많은 중국 관련 문제에 있어 발언과 조치는 워싱턴과 비슷하거나, 심지어는 더 급진적인 것처럼 보인다. 수낙의 미국 방문을 며칠 앞두고 영국 측은 근거 없이 ‘해외경찰서’ ‘스파이 카메라’ 등과 같은 의제로 중국을 먹칠했다. 이는 수낙의 방미를 위한 ‘반주곡’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 대한 전략적 종속성이 중국에 대한 공격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영국의 국익과도 심각하게 부합하지 않는다. 최근 유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유럽에 대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유럽 응답자들의 거의 절반은 여전히 중국을 ‘필요한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제시된 모든 선택지 중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일단 대만문제로 중국과 미국의 충돌이 발생할 경우, 대다수의 응답자는 중립 유지를 희망했다. 이것이야말로 유럽의 진정한 여론이며, 다우닝가 10번지(영국 수상관저가 있는 곳-주)도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보도에 따르면 수낙은 영·미 군대가 전장에서 거둔 승리를 빌려 영미간 경제협력을 비유했다. 냉전 이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미·영의 전장에서의 ‘협력’이 가져온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지금 수낙은 좁은 테두리의 진영대결 식 수단을 필사적으로 경제 분야에 끌어들이려고 한다. 심지어는 미국과 ‘군사적 방식’의 경제동맹을 구축하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민심의 향배이든 객관적인 법칙에서 보든, 런던은 분명 방향을 벗어났을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직면한 곤경은 아마도 활로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 길 찾기는 이성적이어야지 ‘앵글로색슨 세계’의 옛 미몽에 젖어선 안 된다. 영국이 ‘서방세계 2인자’가 되려는 조급함에 집착하거나, 심지어는 이를 위해 외교의 자주성과 독립성까지 희생해서는 안 된다. 바꾸어 말하면, 언젠가 다른 나라(중국을 암시-주)와 미국 간의 대화가 영국과의 접촉을 대체하게 되면, 과연 영국 외교의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영·미 특수관계’가 다우닝가의 유일한 생명줄이라면, 워싱턴이 만드는 솥 가마(부담)를 영국은 앞으로 몇 개나 더 짊어져야 할까?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DEHcLO6p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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