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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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8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싶어 한다는 프랑스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각에선 이것이 ‘트로이 목마’가 아닌지 의구심이 있지만, 만약 평등·호혜의 입장을 견지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환구시보는 주장한다.ㅡ  번역자 주

 

원제목: 마크롱이 브릭스에 참석하겠다고? 대담하고 참신한 발상이다.

2023-06-15  00:26  (현지시각)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월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프랑스 언론이 보도했다. 이 소식은 아직까지 엘리제궁에 의해 확인되지는 않았는데, 남아공 대통령실 대변인은 모른다고 밝혔다. 모스크바는 이것이 새로운 관계를 세우려는 것인지, 아니면 ‘일종의 트로이 목마 같은 것’인지 파리에 설명을 요구했다. 이 소식은 큰 관심을 끌었지만 각 국의 태도는 상당히 달랐다. 프랑스 언론은 “좀 미친 듯한, 전에 없던 일”이라고 평했다. 어쨌든 현재의 국제 구도에서 이것은 확실히 대담하고 독창적인 발상이다.


이 생각이 대담하고 심지어는 ‘약간의 광기’까지 있다고 느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 뉴스를 접한 후 첫 번째 반응일 것이다. 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선 사실 더 깊이 연구할 가치가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남북 분화와 동서 분열을 정상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 때문에 그 같은 일상과 사유를 깨뜨릴 수 있는 생각의 출현이 매우 눈길을 끌 정도에 이르렀다. 

 

하지만 다른 한편, 이 같은 생각은 정상적 범위에 있는 것 같다. 프랑스는 세계 지형의 역사적 변화를 일찍 깨닫고 있는 유럽의 대국이고, 마크롱 자신은 그동안 여러 차례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워싱턴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어느 정도 보여준 것도 마크롱이 브릭스(BRIC) 정상회의에 간다고 해서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사실 이런 소문이 다른 나라가 아닌 프랑스에서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문제를 설명해 준다.

 

브릭스 회원국은 모두 신흥 경제국으로 국제사회에서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대표한다. 그렇다면 선진국인 프랑스가 브릭스(BRI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가능한가? 실제로 참가하면 어떤 화학적 반응이 일어날까? 다른 구체적이고 복잡한 요소를 떠나서 남북 분화, 동서 분열 및 진영 대결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배경에서 이념과 지정학적 울타리를 넘는 사고와 관념적 질곡을 깨는 사람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는 예상치 못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전략적 자주’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고, 프랑스는 독자 외교의 전통이 있다. 만약 프랑스가 세계적인 대분화와 대분열 속에서 서로 다른 진영 간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프랑스의 국제적 위상의 두각을 나타내며 역사적인 업적을 남기는 일이다. 마크롱은 분명 그런 포부를 가지고 있으며, 또 그런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우리는 이에 대해 찬사와 존경을 표한다. 마크롱이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싶어 한다고 프랑스가 소문내는 것을 선의의 시각에서 이해하고 싶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모스크바의 걱정이 괜한 것은 아니다. 프랑스도 지금 서방과 비서방 사이의 균열이 얼마나 깊고, 상호 신뢰가 얼마나 얇은지 잘 알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발발과 미국의 대중국 전면 억제·압박으로 전 세계적으로 ‘편 가르기’ 압력이 거세다.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가 진정한 전략적 자주와 외교적 독립에 나서기가 매우 어렵다.

 

마크롱은 4월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후,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가 유럽과 미국에서 쓰나미 같은 거센 논란을 야기했다. 겨우 몇 마디 말만 해도 이럴 진데, 만약 실제 행동을 펼칠 경우에 맞닥뜨릴 저항의 크기는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가 어느 정도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 있을지, 아니면 여전히 워싱턴의 강력한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을지 사람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브릭스 국가들은 이번 발표에 대한 종합적이고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 일이 브릭스의 협력 메커니즘이 갖는 큰 영향력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브릭스+(플러스)’는 다자주의 원칙을 준수하며, 수십 개의 신흥 경제국과 개발도상국이 협력 과정에 참여토록 했다. 이는 프랑스와 유럽이 지지하는 새로운 다자주의와도 일치한다. 그렇다면 ‘브릭스+’는 자신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프랑스 같은 선진국에도 개방될 수 있을까?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문제인데, 이번 보도를 계기로 브릭스 국가들이 진지하게 연구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형식주의의 추구가 아니라 반드시 실용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형식의 추구로 인해 본래 브릭스 메커니즘 자체의 실질적인 협력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G7과 같은 작은 울타리와 달리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은 개방과 포용, 협력 및 상생을 고수하는 새로운 국제 관리 플랫폼이다. 그것은 통합·평등·균형 및 보편적인 국제 개발에 있어 동반자 관계를 견지한다. 평등과 선의를 갖고, 협력과 발전을 진심으로 추진하기를 원한다면 브릭스 국가들은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더 많은 주체가 전지구적 발전 협력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DJG2TwDM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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