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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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미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본 환구시보는 바이든 정부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 정상회담때 합의한 지점으로 복귀하는지 여부를 중미 관계 진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설정한다.ㅡ 번역자 주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3-06-19 01:50 (현지시각)

 

원제목: 블링컨 방중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황금 기준'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6월 18일 베이징에 도착해 1박 2일간의 방중 일정에 돌입했다. 친강(秦刚) 중국 국무위원 겸 외무장관은 18일 오후 블링컨과 만나 중국과 미국의 전반적인 관계 및 중요 문제에 대해 긴 시간 솔직하고 심층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 양측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이룬 중요한 합의를 공동으로 이행하고,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며, 중미 관계의 지도원칙 협의를 계속 추진하는 등의 여러 합의에 도달했다.

 

이는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5년 만의 첫 방문이자 바이든 행정부 첫 각료의 방중이다. 이 방문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불러온 것은 그 자체로 중미 관계가 현재 고도로 복잡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전 세계는 베이징에 눈을 돌려 중미 간 상호 작용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를 주시하고 있으며, 양국 관계 '해빙'의 단서를 찾기를 바라고 있다. 첫날 회담 후 나온 메시지는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기대를 심어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외부의 높은 관심도에 비해서 블링컨의 방중 성과에 대한 기대치는 미국과 중국, 국제 여론을 막론하고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다. 블링컨이 출발하기에 앞서, 콘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캠벨 대통령국가안보담당 부보좌관이 공동 주재하는 브리핑을 가진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여겨진다. 미국 측이 이번 방중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 두 사람은 성과에 대한 기대를 희석시키려 시도했다. 중국 인터넷상에서의 민간 여론 역시 이 방문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어느 나라이든 미국 측의 지속적 압박을 받은 후에 기대치가 낮아지는 것은 정상적이다.

 

이처럼 '기대치 저조'에도 불구하고, 중미 양측이 '마지노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중미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이기는 하지만, 양측은 일부 관건적 문제에 있어 여전히 공감대를 갖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블링컨 방중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중미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에서 이 같은 공감대를 집약시켜서 중미 관계 안정에 대한 근본적 지침으로 삼았다. 이 지침 때문에 양국 관계가 여전히 바닥임에도 건설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블링컨은 출발에 앞서 "지난해 말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발리에서 이룬 합의를 진정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양국 정상이 발리에서 합의한 대로 중미 관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는, 블링컨 방문의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황금 기준(골드 스탠더드)이 될 것이다.

 

미국 측이 블링컨 방중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중국 측에 양국 관계의 악화 책임을 떠넘기려는 여론전 외에, 상당 부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동맹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중미 관계의 안정과 세계 평화와 안정 근간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이점이 미국 측을 압박하여 바이든 행정부로 하여금 "줄서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탈중국화 하지 않는다"라고 어조를 정정케끔 했다. 또한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남긴 무역전쟁이란 '부실공사'로 인해 손실을 입게 되자, 미국 기업들이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공동 로비를 벌이고 있다. 그뿐 아니라 미국 학계와 정치권, 심지어는 국회의원들까지 중미 관계에 대해 "재고하라"는 이성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무슨 마법을 부린 것이 아니며, 미국의 국익에 따라 자연히 발생한 일이다.

 

중미 관계가 오늘날 직면한 어려움은 대부분 워싱턴이 일방적으로 잘못되고 혼란한 정책을 실시한 결과다. 따라서 양자 관계를 개선하는 방법 역시 당연히 미국 측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러 구체적 의제에서 미국은 적지 않은 협력 공간을 창조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은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문제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근거 없는 제재 해제는 양국 협력의 주요 걸림돌을 제거할 것이 틀림없다. 또 워싱턴의 대중국 탄압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경제무역 분야에서 여전히 강력한 내생 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양국의 상호 이익과 협력의 여지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며, 미국 측이 회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또 인문 교류에 있어서도 이번에 중국과 미국이 그 확대를 장려키로 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대중국 비자 문제 등에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 과거의 신경질적인 관행을 조속히 제거해야 한다.

 

블링컨의 방중을 대하는 중국인들의 마음가짐은 그동안 몇 차례 바뀐 것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중국이 양국 접촉이나 관계 개선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인들은 중미 관계의 안정과 개선에 대해 전략적 결정력과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미국 측이 진정한 성의와 생산적 조치를 더 많이 취할지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블링컨의 방문이 앞으로 중국과 미국 간의 더 많은 의사소통에 좋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또 그가 중국에서 얻은 정보를 정확히 미국 사회에 전달해 주길 희망하며, 이 정보는 간략히 말하자면 상호존중, 평화공존, 상생협력 열두 글자이다. 하지만 워싱턴이 꼼꼼히 음미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DMcqdj5nce

 

[보충]

 

위의 환구시보 기사는 6월 19일자로 나왔기에 블링컨 방중 결과가 미처 담기지 못했다. 다음날 이어서 나온 환구시보 사설은 이번 회담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관련 부분을 잠깐 소개한다. 


“(전반적으로 기대치가 낮은 상황에서) 블링컨의 이번 방중은 몇 가지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했으며 소통도 효율적이고 깊이 있게 진행됐다. 회담에서 블링컨이 중국 쪽에 다가서는 발언을 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한다. 예컨데 미국 측이 발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의제로 복귀하는데 주력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4불 1무의(四不一無意)’* 약속을 재확인한 점이 그것이다. 6월 19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밝힌 블링컨의 발언 역시 이를 반영했다. 그러나 중미 관계가 '안정적'일지 아닐지는 중미가 서로 가까와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특히 미국 측의 언행일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 ‘4불’은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재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 관계 강화로 중국과 대립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것이며, 1무의는 중국과 무력 충돌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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