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7.13

엘련.png

 

 

미국 재무장관 옐런이 중국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허리를 약간 구부린 것에 대해 미국 내에선 나약함을 보였다는 여론이 일었다.  환구시보는 이에 대해 이처럼 대중 관계의 일거수 일투족에 민감한 미국이야말로  과거와 달리 자신감을 상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ㅡ 번역자 주

 

 

원제목:  누가 옐런이 중국에 비굴하게 굴었다고 생각할까?

 

출처: 환구시보 사설
2023-07-11   

 

옐런 미 재무장관이 토요일(7/8) 베이징에서 중국 국무원 부총리 겸 중미 경제무역 지도자인 허리펑(何立峰)과 만날 때 의례적으로 허리를 구부린 장면은, 일부 미국인을 자극하고 불쾌하게 했다. 옐런은 이미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은 "총장실로 불려 간 것 같다" "중국에 절을 했다" "연약함을 보였다" 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어떤 전직 미국 관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영원히, 영원히…미국 관리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기괴한 구호를 외쳤다. 중국에 대한 미국 여론의 알레르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옐런의 과거 동영상을 보면 그것은 그녀의 습관적인 동작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미국 사회에 이렇듯 강한 반응을 이끌어내지만 않았더라면, 옐런의 이 같은 방중의 세부 사항을 눈여겨보는 중국인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더욱 옐런이 중국을 향해 비굴하게 굴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순진한 중국인은 없다. 오히려 이를 옐런의 겸허하고 예의 바른 표현으로 여겼을 것이다. 이점은 아마도 객관적으로 그녀에게 가산점을 주고, 미국과 미국 관리들이 중국 사회에 남긴 인상을 다소 개선시켰을 것이다.

 

예로부터 예의를 숭상하는 중국에선 겸손은 존경받을 미덕이고, 겸손하고 예의를 지킨다고 해서 비난받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공손과 대립하는 것은 오만함인데, 누가 오만한 사람이나 나라를 좋아하겠는가?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미국 관리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바로 오만함이다. 이번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파문에서 보듯이 옐런의 겸허함은 미국에선 하나의 개별적 사안일 뿐, 미국 외교 전반 및 미국 관리의 일반적 특성이나 전체 경향을 대표할 수 없으며, 바꾸지도 못한다. 옐런에 대한 미국 언론의 비판은 그녀가 개인적 자질을 발휘해 모처럼 좁혀 놓은 중미 간의 감정적 거리를 다시 멀게 하였으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이성적 의사 결정이나 행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협소한지를 다시 한번 입증시켰다.

 

옐런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동영상에 대해서 보인 미국 언론계의 횡포는 중국사회로 하여금 무의식적으로 워싱턴을 경계하게끔 하는 이유이다. 겸손한 옐런이 중미 협상 테이블에서 타협하거나 유약할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순진한 중국인은 많지 않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미국에 대한 중국사회의 주류적 인식은 매우 분명하다. 예의를 갖춰 교류하지만 동시에 주권, 안보 및 경제발전 문제에 있어선 결코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옐런이 굽힌 허리는 미국 관리에게서 보기 드문 선의와 예의 바름을 중국인에게 보여주었지만, 미국 언론의 편파적 풍토에 의해 곧 바로 날아가 버렸다.

 

미국 패권의 쇠퇴는 우선 일부 미국인의 내면적 쇠퇴에서 느낄 수 있다. 오늘날 미국에선 중국에 대해 조금이라도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는 사람은 중국에 고개를 숙이는 것이라고 간주된다. 이것은 비이성적인 마음가짐이며, 상대적으로 심리상 약한 쪽만이 그럴 수 있다. 즉 의도적으로 강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어떤 심리적 보상을 찾으려는 것이다. 미국은 오늘날 여전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다. 하지만 대외 관계 특히 중국에 대한 오만함•취약성•민감성은 중국의 급속한 발전에 대한 자신감이 심각하게 손상된 결과이다. 다른 국가들도 이로부터 경험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일부 미국인들이 옐런이 고개 숙인 장면에 대해 평정심을 되찾지 못하고 있을 무렵, 옐런과 중국의 젊은 여성 경제학자들이 함께 식사하는 장면은 중국 인터넷에서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켜 참석자들은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두 가지 일이 좀 비슷하지만 상황은 다르다. 한 나라의 공무원이 해외를 방문할 때 현지인과 식사를 하는 것은 공적 외교로 비교적 흔한 일이며 비난할 수 없다. 그렇지만 미국 관리들이 이런 기회를 이용해 다른 나라 내정에 개입하고 간섭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이번 일부 중국 네티즌의 반응은 미국의 대중국 탄압이 장기적으로 중국 민간의 대미 감정에 미친 냉냉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옐런은 식사 전에 연설문도 꺼냈다고 하는데, 추후 발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정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중국 국민과의 이견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전한다. 이는 분명 (정부와 국민을) 이간질하려는 의도가 들어있다. 두 개의 장면이 중국과 미국에서 일으킨 서로 다른 반응은 양국 관계의 복잡성과 미묘함을 잘 보여준다. 결국 이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불건전한 정치 생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양국 사회의 경직된 정서를 초래하여 다시 중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비정상적 상태를 바로잡기 위해선 실질적으로  미국이 기존 노선을 바꿀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DeqlTmAjZD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브릭스 확장, '페트로달러 종말'로 나타나는 신세계질서의 '주요 촉매제’

2023.08.26

브릭스 15차 정상회담 선언서 핵심 내용

2023.08.26

2023년 BRICS 정상회담은 어떻게 서구 중심의 세계 질서를 종식시켰는가

2023.08.26

미국과 서방 '브릭스'와 함께 갈 수 있다

2023.08.25

국제사회는 일본에 대해 무기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2023.08.25

BRICS가 남반구에 호소력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2023.08.24

BRICS 국가들, 회원 확대 원칙을 담은 문서 채택

2023.08.24

RT "미, 니제르 두 개 드론기지 철수 예정"

2023.08.21

캠프데이비드 회담, 한국과 일본이 치를 대가

2023.08.21

한국, 동북아의 '신냉전' 정착에 있어 핵심 변수

2023.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