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김정호 (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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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가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를 확대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미국 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으며,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이례적으로 '청원운동'에 나섰다. 7월 17일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블링컨 국무장관, 레이먼드 상무장관, 브래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미국 정부의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설비의 대중 수출 통제 강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같은 날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도 성명을 내고 중국에 대한 반도체 판매 제한은 미국 스스로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뉴욕타임스(NYT)가 일종의 '전쟁행위'로 간주한 대중(對中) 반도체 봉쇄작전을 시작한 이래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해 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오히려 봉쇄작전을 격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수출규제 조치를 대폭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가 빠르면 이달말 나올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는 마침내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불만과 우려를 집중적으로 폭발토록 만들었다. 마지막 기회의 창이 닫히기 전에 바이든 정부로 하여금 더 이상 대중국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를 중지할 것을 촉구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백악관이 이를 듣고 채택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미국 산업계의 공동행동은 우연이 아니다. 이른바 '칩 전쟁'이 새로운 단계로 진행했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대중국 수출통제 문제에 있어 미국 산업계와 워싱턴 사이에 거의 정반대의 태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중 한 가지만 옳다는 것이 자명한데,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정부가 대중(對中) 반도체 봉쇄에 나서면서 내건 명분 중 하나는, 현재 남용되고 있는 '국가 안보' 외에도  미국 본토 반도체 산업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보호냐 해코지냐에 대해선 당사자가 가장 발언권이 있으며, 이제 그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해코지라고 대답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중국은 오래전부터 예상하였고, 미국 측에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이기에, 미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판매는 워싱턴의 행정명령이나 약간의 보조금 지급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거의 광적인 대중국 수출 규제는 중국의 관련 산업 발전에 어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국 반도체 기업의 밥그릇과 냄비를 부순다. 정말이지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신에게도 불리한 것이다.

 

승자 없는 전쟁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논란이 크다. 옐런 재무장관을 비롯한 일부 세력은 가능한 타격 범위를 줄이기를 원한다. 옐런 자신도 관련한 조치들이 "타켓을 분명히 할 것",  "미국의 대중(對中) 투자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규제 조치는 아닐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이 아직 업계의 실제 체감으로 전환되지는 않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 협회는 성명에서 이러한 규제가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하며, 때로는 일방적"이라면서, 이는 미국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공급망을 교란하여 중대한 시장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고, 중국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에 의한 보복을 유발할 수 있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도 7월 19일 성명을 내고, 세계 각국과 각 지역의 모든 산업계 인사들과 함께 반도체산업의 세계화를 수호하겠다는 태도를 표시했다. 중국과 미국 반도체산업 사이의 이러한 공감대는 양국 산업이 워싱턴에서 과장된 제로섬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이익과 윈윈의 진정한 패턴을 형성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에는 '요새 국가'라는 인기 있는 이론이 과거에 있었다. 즉 이 나라에서 모든 것이 전쟁과 소위 '국가 안보'라는 관점에서 결정되고, 시장 원칙과 규칙, 사적 영역은 한쪽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은 점점 더 '국가 안보의 요새' 속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청원운동은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재계와 정치적 사고를 대변하는 국가 엘리트들 간의 이견과 갈등이 '몸싸움'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면, 미국의 극한 압박은 쌍방의 이익을 해치는 수고로움과 곤란을 만들 수는 있지만, 결국 중국을 무너뜨리지는 못한다. 궁극적으로 중국의 경제발전과 기술 진보를 방해할 수 없으며, 그 대신 미국이 지불해야 할 대가가 매우 높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이 점을 매우 분명하게 깨닫고 있다. 이번 청원운동이 워싱턴의 일부 인사들을 각성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원제목: 미 반도체 기업들의 청원이 워싱턴을 일깨우길

출처: 환구시보
2023-07-20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DmJMeFvP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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