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Sputnik International)/ 김정호(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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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위기가 곧 EU 경제의 포템킨 마을*에서 범람할 수 있다고 지정학 및 금융 분석가이자 뉴스레터 <Gold, Goats 'n Guns>의 발행인 톰 루옹고(Tom Luongo)가 스프투니크의 New Rules 팟캐스트에 말했다.

 

* 포템킨 마을ㅡ '포템킨 경제'란 겉은 멀쩡하나 실속은 전혀 없는 경제 상황을 의미한다. 1787년 러시아 여제인 예카테리나 2세가 합병지인 크림반도 시찰에 나서자, 해당 지역 총독이었던 그레고리 포템킨은 낙후된 크림반도 일대에 겉만 번지르르한 가짜 마을을 잇따라 조성하기 시작했던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유로 지역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5월 6.1%에서 6월 5.5%로 떨어졌다. 1년 전에는 그 비율이 8.6%였다. 그러나 지정학 및 금융 분석가인 루옹고에 따르면 올해 말 유럽에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돌아올 것이기에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게다가 결함 있는 에너지 정책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불황이 이미 유럽연합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고 했다.


루옹고는 Sputnik의 New Rules 팟캐스트에서 "바위와 딱딱한 곳(경착륙 비유-주) 사이에 있는 경제 블록이 유럽이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에너지 수입국이고, 더 이상 좋은 수출국이 아니다. 독일은 당신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탈산업화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자랑스런 산업 엔진이 무너지는 지점까지 정치적으로 압박 받고 있다. 에너지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ECB의 금리 인상이 재앙인 이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유로존이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비법은 ECB가 이미 2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7월 이후에도 계속해서 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나 루옹고에 따르면 그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루옹고는 "분데스방크(Bundesbank, 독일중앙은행)가 사실상 파산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할 여유가 없다. 따라서 그들은 포템킨(Potemkin) 마을"이라고 말했다. "독일 감사관이 2주 전에 나와서 말했다. '봐라, 분데스방크는 3조5000억 달러 상당의 자체 부채와 채권 시장을 부양하고 마이너스 이자율을 시행하기 위해 사들인 후 남은 자산이 없다. 그들은 사라지지 않는 구조적 인플레이션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라가르드는 마침내 그것을 인정했다."


일부 EU 회원국은 금리 인상이 소용없다는 사실을 이미 깨달았다. 지난달 말 조르지아 멜로니(Giorgia Meloni) 이탈리아 총리는  ‘치료’가 ‘질병’보다 더 나쁠 수 있다며 ECB 정책을 비판했다. 지난 6월 이탈리아의 제조업이 과거 3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위축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멜로니의 우려는 타당하다. S&P 글로벌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이 끝나지 않았기에 이탈리아 경기 둔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를 계속 인상하기 때문에 유로존은 현재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유로와 더 강한 파운드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루옹고는 공정 가치가 현재 약 15% 과대 평가되었다고 추정했다. 이렇듯 가치가 높은 통화는 외국 시장에서 한 나라의 수출품을 더욱 비싸게 만들어 수출에 불리하다.


"애초에 특별히 강하지 않은 수출시장에서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고 그 경제학자는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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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경기침체는  EU의 첫번째 도미노일  수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EU의 또 다른 저주이다. 유럽 경제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에너지에 오랫동안 의존해 왔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미국이 주도한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에너지 금수 조치와 화석 연료를 목표로 한 선행적인 ‘그린 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2022년에 60% 상승했다. 2023년 1~2분기 유럽은 온난한 겨울, 적정 재고, 정기 LNG 배송, 무엇보다도 소비 감소로 인해서 에너지 비용 부담이 완화되었다. 그래도 루옹고는 석유와 가스 가격이 곧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경제전문가는 "유가가 오르기 시작했다"면서, "유가는 이 모든 혼란 가운데서 지난주 마감됐다. 채권이 매수되고 원자재를 포함하여 달러를 제외한 모든 것이 지난 주에 매수될 예정이었다. 구리가 파운드당 393달러였고, 브렌트유는 9~10주 만에 처음으로 80달러 이상으로 마감했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 가격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유럽인들이 값싼 러시아 가스와 석유를 끊었기에, 그들은 매우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국가에서 그것들을 사야한다. 그리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럽의 에너지 수요를 보조하기 위해 전략적 석유 비축량(SPR) 소각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이는 그가 해온 일인데 그 정책은 실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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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제조업, 공격적인 ECB의 금리 인상 속에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에너지 비용이 높아지면 인플레이션이 급증할 수 있다. 이것이 루옹고가 인플레이션이 연말에 회귀할 것이고 "초기에 우리가 겪었던 인플레이션과 정확히 똑같은  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의 하나다.

 

루옹고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두 번째 인플레이션 물결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당신은 상품 가격이 오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상품 가격이 너무 오랫동안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리고 이제 모든 사람들은 아시아와 그들의 증가하는 상품 수요에 주목해야 한다. 또 전략적 상품에 관해서는, 나는 그것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나는 미국의 수요가 멈추거나, 사람들의 식량 수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또한 나는 그들이 식량과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나는 이 지구에서 55년을 살았지만 그런 예를 아직 본 적이 없다. 그리고 경제학 역사에서도 보지 못했다. (…) 화폐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원자재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현재 위치에서 10% 상승하더라도, 유가가 배럴당 $80에서 $88 또는 $90로 상승할 뿐이라 해도, 여전히 10% 또는 12% 상승할 것이다."

 

EU의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및 은행 붕괴가 새로운 글로벌 경제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전문가들은 2008년과 같은  유형의 새로운 글로벌 불황이 다시 세계 경제에 닥칠 수 있다고 예견해 왔다. 그리고 이 새로운 거품이 어떻게 미국에서 터져 나올지에 많은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루옹고에 따르면, 다음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그것은 상품 파동으로 인해서 유럽에서 시작되고, 모든 곳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은행 붕괴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임박한 문제의 첫 번째 전조가 2023년 3월 스위스의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파산이었다.


"크리스틴 라가드(Christine Lagarde)는 10월까지 디지털 유로를 시작하길 간절히 바란다. 왜냐하면 그것이 필요하며, 은행 위기가 임박했음을 그녀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도 더 이상 갚을 길 없는 부채를 모두 무효화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다." 루옹고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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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지난 6월 연간 인플레이션 6.4% 인상을 발표했다.


이 경제전문가는 유럽인들이 다음과 같은 처지에 있다고 믿고 있다.


루옹고는 "그들은 예금 금리가 마이너스 0.6%에 이르렀고, 12조 달러 이상의 유럽 국채를 마이너스 명목 수익률로 발행했을 때, 유로가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모든 기회가 파괴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마이너스 금리가 거의 10년 동안 유럽에서 실시된 정책이었다."는 것이다.


2015년 초 ECB는 대규모 양적 완화(QE) 프로그램을 시작해 유로지역 경제에 값싼 자금을 쏟아부었다. 2019년 9월부터 2022년 7월 사이 이자율이 마이너스인 동안, 이 수년 동안 금리는 거의 제로 상태에 머물렀다. 그 근거는 매우 낮은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 위협ㅡ주)과 싸우기 위한 것이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될 무렵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율은 더욱 하락해 유로존 회원국들이 더 많은 지출을 했다.


국제 관찰자들에 따르면 당시 ECB는 근본적으로 부채 증가를 우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2021년에 인플레이션이 치솟기 시작하고, ECB는 통화 정책을 공격적으로 긴축함에따라 다른 극단으로 치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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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2025년까지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함에 따라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 - Powell

 

‘LIBOR’란 무엇인가? 미국 연준이 LIBOR를 단계적으로 중단한 이유

 

분명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번 경제 위기가 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같다. 이에 따라  LIBOR(London Interbank Offered Rate, 런던 은행간 제공 금리)를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 담보부 익일금융금리)로 대체하는 과정에 착수했다. LIBOR는 2023년 6월 30일 단계적으로 폐지됐다. 루옹고에 따르면 LIBOR는 지금까지 EU에게 미국에 대한 경제적 통제권을 제공해왔다.


루옹고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 자본 시장은 모두 런던 은행의 지수 금리 요구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들이 달러 표시 부채의 기준이 되는 익일이율( overnight interest) 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컨대 귀하의 신용 카드는 LIBOR + 6이 될 것이고, 자동차 대출은 LIBOR + 2가 될 것이다. 이제 지난 5년 동안 SOFR 즉 '담보부 익일금융금리'가 출시되었는데, LIBOR가 공식적으로 올해 6월 30일에 사망했기에 이제 그것은 공식적인 법적 금리가 되었다."

 

"LIBOR에서 SOFR로의 전환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의해 5년간 단계적으로 실행되었다. SOFR 즉 미국의 야간 대출 금리는 실제 ‘리포 시장’ (repo markets, 환매조건부 채권매매시장)에서 미국 은행과 국내 거래자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런던 은행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LIBOR는 오랫동안 전세계적으로 확립된 글로벌 벤치마크 표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금리 담합 스캔들에 휩싸여 왔다. 주요 은행들이 LIBOR 금리를 자신들이 선호하는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공모한 것이 드러났다. 이 같은 무책임한 통화 정책은 서구 중심의 금융 시스템에 건강성을 더하지 못했다.

 

루옹고는 "우리는 지난 100년 넘게 가지고 있던 것과는 다른 체계에서 운영되고 있다. LIBOR는 과거 100년 동안 여기 미국에서는 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매우 그리고 대단히 중요한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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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랄산 유가가 최근 배럴당 58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EU 자해의 고통 뒤에는 무엇이 있나?


"나는 그들이 그들 자신의 이상한 세계주의적 의제 때문에 그렇게 했을 수 있다고 믿는다. 클라우스 슈워브(Klaus Schwab)의 ‘의제 2030’과 그 밖의 모든 것, ‘더 나은 빌드 백’Build Back Better) 같은 것이 그런 것들이다. 그러나 현실은 학계에서 이론상으로 하는 것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은 나와 같은 오스트리아-자유주의 학파가 연준에 대해  갖고 있는 큰 비판 중 하나다. 그런데 연준이 이렇듯 모든 것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음에도, ECB(유럽중앙은행)는 [벤 샬롬] 버냉키와 [자넷] 옐런 하의 오래된 연준일 뿐이다.”라며 Luongo는 "이는 훨씬 더 정치적이고, 의제 중심적이며, 실제 세계에 적용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제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2023.7.20

 

(원문보기) https://sputnikglobe.com/20230720/potemkin-village-economy-why-next-global-recession-will-begin-in-europe-11120175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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