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홍보(孙洪波)/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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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의 방패’ 선언문 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2026.3.7)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여 명의 라틴아메리카 국가 지도자들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초청해 ‘미주의 방패’라는 이름의 미국-라틴아메리카 정상회의를 열고, ‘새로운 군사 동맹’의 출범을 선언했다. 이는 미국이 ‘범(汎) 안보화’로 미-라 관계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며, 이른바 ‘신먼로주의’ 의제를 가속 추진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 의도는 서반구 사안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하고, 해당 지역에서 패권적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하는 데 있다.

 

현재 미국의 세계전략은 역동적으로 조정되는 과정에 있으며, 전략의 중심은 점차 서반구로 기울고 있다. 미국은 라틴아메리카를 자국의 글로벌 구상에서 핵심 고리로 간주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은 군사·경제·외교 등 다차원에서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장악을 강화하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행동을 개시하고, 서반구 방위 정상회의를 개최했으며, ‘반(反)마약’의 명분으로 멕시코와 에콰도르 등에서 마약조직에 대한 군사 타격을 강화하고, 서반구 사령부를 설립해 국가안보의 경계를 전면적으로 라틴아메리카까지 확장했다. 

 

경제적으로는 ‘범 안보화’라는 이름 아래 경제적 수단을 지정학 전략 구상에 깊게 삽입한다. 쿠바에 대해 강력한 석유 봉쇄를 시행하고 ‘압박을 통해 변화를 촉진’하려 하며, 멕시코에는 관세라는 몽둥이를 휘둘러 국경 통제에 협조하도록 강요하는 한편, 라틴아메리카의 전략적 통로와 핵심 광물에 대한 통제를 가속화하고, 항만·전력망 등 핵심 인프라에 특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외교적으로는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고빈도 접촉을 전개하여 트럼프가 브라질 대통령 룰라와 연이어 통화하고, 콜롬비아 대통령 페트로를 방미 초청했으며, 국무장관 루비오가 카리브공동체(CARICOM) 정상회의에 대대적으로 참석해 라틴아메리카 정책을 홍보했다. ‘미주의 방패’ 정상회의 개최는 더더욱 미국의 서반구 개입 행동에 ‘합법성’의 외피를 씌워주며,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신먼로주의’에 대한 집단적 거부를 해소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참석 상황만 보더라도 미국식 패권은 인심을 얻지 못한다. 한편으로는 중미·카리브의 일부 초청국이 미국 경제에 대한 높은 의존도 또는 현실 정치적 이익을 고려해 참석을 선택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브라질·멕시코·콜롬비아 등 역내 대국들은 집단적으로 불참했다. 이는 미국 패권의 배타성을 드러낸다. 3월 7일 쿠바 국가주석 디아스-카넬은 공개적으로 ‘미주의 방패’ 정상회의가 “신식민주의 성격을 띤 회의”이며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독립·안전·평화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사실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패권은 무한하지 않다. 그 한계는 여러 차원에서의 역사적 역설로 집중적으로 드러난다.

 

첫째는 시간 차원의 역설이다. 미국 패권의 주기와 ‘먼로주의’ 형태 변화 사이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미국이 부상하던 시기에 ‘먼로주의’는 구대륙 식민 질서에 도전하는 깃발이었다. 미국 패권이 형성되고 고조되던 시기에는 지역 배타성을 제도화하는 도구로 전환됐다. 미국 패권이 쇠퇴하는 시기에는 패권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합법성’ 서사 도구가 된다. ‘먼로주의’는 미국의 서로 다른 역사 단계에서 전혀 다른 기능을 떠맡았고, 그 자체가 서사 논리의 역설을 이룬다.

 

둘째는 기능 차원의 역설이다. 미국의 패권 의도와 ‘개방된 현실’ 사이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기능 영역에서 볼 때 미국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정치·경제·안보 분야 국제 협력을 진정으로 독점한 적이 없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늘 다양한 분야에서 역외 국가들과 다원적 상호작용과 협력을 유지해 왔고, 이것이 곧 미국 패권을 기능적으로 제약한다.

 

셋째는 법리 차원의 역설이다. 미국의 패권 질서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법권(法权) 주체성·능동성 사이에는 모순이 있다. 독립을 이루고 현대 국제 체계에 진입한 이래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국제법의 진화와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을 추진하는 중요한 동력이었다. 칼보주의에서 해양법 권리 논쟁에 이르기까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법리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미국 패권 정치의 논리에 도전해 왔다. 이러한 법권의 능동성은 일정 부분 미국 패권 행동의 법리적 정당성을 제약한다.

 

넷째는 주체 차원의 역설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자주적 역량과 미국 패권의 경계 사이에 모순이 있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자국 현실에 부합하는 발전 경로를 탐색하는 일을 결코 포기한 적이 없다. 미국이 서반구에서 패권적 존재를 강화할 때마다 라틴아메리카의 주체성은 반발로 되돌아왔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전략적 자주를 추구하고 다원적 협력을 확대하려는 의지와 능력은, 근본적으로 미국 패권의 한계를 규정한다.

 

다섯째는 지역 차원의 역설이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내부의 이견과 단결 요구는 변증법적 통일 관계에 있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사이에 다양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차이는 대체로 ‘크게 다르지 않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할 뿐, 독립과 자주를 추구하는 과정에서의 주요 모순은 아니다. 외부 패권 압력에 직면할 때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항상 지역 단결이라는 정책적 입장을 유지해 왔고, 이것이 미국 패권 확장을 제약하는 중요한 방벽이 된다.

 

트럼프 정부의 ‘미주의 방패’는 미국의 대(對)라틴아메리카 패권을 새롭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지만,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자주를 추구하고 단결해 스스로 강해지려는 시대적 흐름을 외면하고 있다. 역사적 역설은 미국 패권의 유한성을 이미 예정해 두었으며,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각성은 ‘신먼로주의’가 지속되기 어렵게 만든다. 패권주의는 역사 흐름을 거슬러 움직인다. 오직 평등하게 대하고, 상호 이익과 공동의 승리를 추구하는 것만이 국제 협력의 올바른 길이며, 라틴아메리카의 미래는 결국 라틴아메리카 인민 스스로의 손에 달려 있다.
(저자는 중국사회과학원 라틴아메리카연구소 ‘라틴아메리카 발전 및 전략 연구실’ 부주임)

 

2026-03-10 

 

출처:  환구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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