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노동
  • ㅡ 노동자문예학교 1기 출범하다
등록일 : 2023.10.23

 

문예학교-2.png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이자 위대한 노동시인 백무산을 배출한 울산에서 새로운 노동문예운동의 부흥을 기약하는 종자가 뿌려졌다. 노동자 문예 일꾼을 양성키 위한 노동자문예학교 제1기 수업이 10월 22일 오후 1시 울산시 북구 양정동에 위치한  노동자함성 사무실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번 노동자문예학교는 민족작가연합이 주관하고 노동자독립언론 <울산함성>이 협찬하는 형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지난 1980년대 노동문예운동이 누렸던 영광을 되찾고, 전반적인 국제정세의 급변과 한국 노동운동의 재도약 시기를 맞이하여 문예전선에 있어서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문예일꾼들을 발굴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서울과 대구, 부산에 이어  이번에 4번째로 울산에서 정식 개강을 하였다. 

 

이번 수업 참가자들은 각자에게 나누어진 백지에 자신이 생각하는 ‘아바타’를 그려서 자기 소개를 하는 것 부터 시작했다. 수강생들은  개미, 장작나무, 송전탑, 토끼, 늑대, 홍매화, 오뚜기, 강물 등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는데,  각자 이에 대한 나름의 설명을 덧붙였다. 강의를 맡은 민족작가연합 지창영 선생(문학박사)은 시는 바로 이렇듯 주변의 ‘사물’에 빗대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알기 쉽게 정의했다. 나를 전면에 앞세우는 것보다는 다른 사물을 통해 은유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자유의 공간’을 넓혀주고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간단한 자기소개가 끝난 후 본격적인 첫 강의는 “쉽게 시작하는 글쓰기ㅡ 글쓰기와 친해지는 요령”이란 제목으로 진행되었다. 수강생들은  여기서 시의 기본 요소인 주제와 소재, 그리고 종자에 관해서 배웠다. 특히 시 창작에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종자’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주제가 중심사상이고, 소재는 그를 위한 재료라고 한다면, 종자는 이러한 주제와 소재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작품의 기초이자 핵이라는 것이다.

 

종자.png
강의  PTP 

 

 “글에도 씨앗이 있다”라는 말은  다소 낯설었지만 수강생들에게는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어떤 참석자는 "시나 글을 쓰는데 있어 ‘종자’를 잘 뿌려야 한다"라는 강사의 말에,   ‘종자 심기’를 잘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묻기도 하였다.


지창영 선생은 이에 대해 “좋은 종자를 발견하고 참신하게 일어나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여러 가지 도구 중에서 마인드맵은 특히 효과적”이라면서 그 사용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은 사라지지만, 이처럼 갈무리해 둔 내용은 언제든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잇점이 있다는 것이다.

 

마인드맵-1.png
강의 PTP  

 

두번째 강의를 맡은 박금란 선생(전태일문학 수상자,  민족작가연합 공동대표)은 “시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대해 얘기했다. 박 강사는 “시는 자기만족이 아니고,  소모품이 아니다.” 라면서, 시인은 시를 통해서 진실을 전달해야 하기에 시인은 우선  ‘진실의 창조자’가 될 것을 요구했다. 


이 외에 시가 지향하는 순수와 열정,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비판, 자연과 생명에 대한 존중, 정의와 증오 등 굵직굵직한 주제들을  박금란 선생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매우 평이한 용어로 들려 주었다. 아직 첫 수업이라 이런 내용들을 모두 소화하기는 어려웠지만, 참석자들은 그래도 무언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생들은 한편으론 진지하게 강의를 들으면서 때때로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박금란 선생이 “노동자들은 지식인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을 때, 한 참석자는 그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선생은 “그냥 이것저것 지식을 섭렵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계급 사상으로 무장하는 것”이라고 답하면서, 그럴 경우 지금처럼 분열되고 파편화된 노동자들도 하나로 단결할 수 있다며 노동자문예운동이 이에 복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문예학교의 수업방식은 ▲이론(문예이론, 창작기법) ▲작품감상 ▲학생의 직접 습작과 전문가 강평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월 1회씩 1년 코스로 진행되는데, 만약 이번 1회 수업에 사정상 참여치 못한 사람은 중간에 참석이 가능하다. 앞부분 내용은 다음 기에 보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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