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박찬웅
등록일 : 2024.04.20
거리의 혁명가-박찬웅.jpg
오마이TV 사진 캡쳐.

 

이번 총선의 열기는 다른 선거에 비해 유난히 뜨겁다. 온건한 정당들도 투표는 종이로 만든 탄환이라고 말하며 자기 당에 투표하라고 한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말을 상기시켜 준다. 4년마다 치러지는 의회 선거는 행정부, 사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담당하는 삼분의 일에 불과한 권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무도한 현 정권이 스스로 허문 민주주의로 인해서 급진적인 민중들은 의회가 행정부 권력을 무너뜨리라는 무기가 되라고 말한다.

 

이러한 급진적 정서는 지켜야 할 정당과 무너뜨려야 할 정당 간의 충돌을 전쟁터로 만들었다. 여느 때 선거와 다름없이 조롱과 추문, 작은 스캔들이 넘쳐났지만, 이 작은 부스러기들은 현 정권에 대한 혐오와 증오, 적개심에 의해 불태워졌다. 남은 것은 가장 뜨거운 심판, 재임 2년 만에 이승만, 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뒤를 이을 명단에 현 대통령이 이름을 올릴 것인가이다.

 

자칭 급진주의자들은 사회적 공약도 없는 범죄자들이 민중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다시 기만할 것이라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들의 말대로 민주적 당파들은 충분히 급진적이지 못하며 도덕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이것은 사태의 표면을 핥아 대며 과일의 맛을 보았노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길을 걷던 중년의 여성은 한 방송국과의 길거리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국회에서 칼춤을 추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중년 남성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개혁적이고 급진적인 요구가 다수당인 민주당과의 연대 속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을 것에 대한 걱정을 토로한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은 그것이 비록 은유적일지라도 현 사태의 급진적 해결을 위한 폭력을 선동하고 있고 중도주의적 다수당의 반개혁적 태도와 향후 정국 전망에 대해서 정치적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오늘날 장삼이사들은 도덕적 윤리를 가르치는 교실에 가두기에는 너무나 똑똑하다.

 

출처:  <노동자신문> 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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