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허영구(전민주노총 부위원장)
등록일 : 20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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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4월, 정말 오랜만에 축령산을 찾았다. 천마산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바라보면 가까이 보이는 산이었다. 산벚꽃,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하고 온갖 나무들은 연두색 잎을 내밀어 축령산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었다. 

 

축령산 높이는 887.1m로 천마산보다 높지만 주차장이 제법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출발지점에서 정상을 다녀오는 거리는 약 6km 정도다. 주변은 자연휴양림답게 숲속의집, 휴양관, 야영데크 등이 잘 갖추어져 있다. 화창한 주말을 맞아 등산객들이 많았다. 

 

오후에 출발한 탓에 등산객 대부분이 하산하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더 호젓하게 등산을 즐길 수 있었다. 높이 오를수록 바람이 더 세진다. 가냘픈 진달래꽃이 바람에 흔들리고 소나무가지에서 쌩쌩 바람소리가 난다. 가까이 천마산이 보인다. 좀 더 멀리 있는 산맥들은 운무에 가려 흐릿하다. 

 

축령산 수리바위.jpg
사진출처 :  블로그  나교수의 등산/여행 스캐치  

 

독수리 머리를 닮은 수리바위를 만난다. 이성계도 이 산에 사냥을 왔다고 쓰여 있다. 축령(祝靈)산은 이성계가 산신제를 지낸 산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략적 요충지였음이 분명하다.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자 세조 때 남이장군이 수련했다는 남이바위에 당도한다. 

 

남이는 17세의 무과에 급제한 후 이시애(李施愛)의 난을 토벌하여 적개공신(敵愾功臣) 1등, 27세에 병조판서에 올랐으나 유자광의 음모에 의해 역모로 처형되었다. 그의 묘는 화성시 비봉면 남전리에 있지만 남이섬 북쪽 언덕의 돌무더기에 묻혔다는 전설도 있다. 어느 시대나 권력투쟁은 보복으로 점철되는가 보다. 

 

다시 오르락내리락 바위를 타고 정상으로 향하는 데 노랑제비꽃이 수를 놓은 듯 여기저기 흩어져 피어있다. 정상에 서서 사진 몇 장 찍는다. 서리산 방향으로 하산하다 절고개에서 좌측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간다. 잣나무와 소나무가 쭉쭉 뻗어 있다. 오래전에 조림한 모양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오가네 연못’이다. 1966년까지 오씨네 일가가 살던 곳인데 산의 황폐화 방지 및 산림 조성을 위해 실시한 화전정리사업으로 이주시켰다고 한다. 이 터에 잔디를 심었지만 물이 많은 곳이라 잘 자라지 못해서 작은 연못을 만들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임도를 따라 내려온다. 해가 서산으로 남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산은 온통 꽃과 연두빛 새싹으로 뒤덮혀 있다.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는 청아하다. 

 

(511회, 축령산, 2024.11.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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