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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단식농성 19일째, 119에 실려가는 함계남 씨 (2026.09.21)

 

-단식농성 중 탈진해 서대문 적십자병원 응급실 이송… 혈당 46mg/dL 기록하며 '뇌포도당 결핍' 위독 단계 진입
-공공운수노조 집행부, 당일 면담서 "복직·채용 권한 없다" 기존 입장만 되풀이… 문권 성안마저 거부 

 

민주노총 건물 앞 천막에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와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이어오던 함계남 씨가 단식 19일째인 21일, 극심한 탈진과 심각한 저혈당 증세로 119 구급차에 실려 서대문 적십자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사람이 목숨을 건 단식 속에서 죽어가고 있음에도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상급노조 집행부는 여전히 "권한이 없다"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노동계 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ㅡ 혈당 수치 46mg/dL, '뇌포도당 결핍' 위독 단계 진입… 현장 출동 구급대원도 깜짝 놀라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함계남 씨는 21일 오전 심각한 탈진 증세를 보이며 의식을 잃어갈 위기에 처하자 긴급히 119에 신고되었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현장에서 측정한 함 씨의 혈당 수치는 46mg/dL에 불과했다.  

 

정상인의 공복 혈당 수치가 70~99mg/dL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극도로 위험한 상태다. 의학적으로 혈당이 50mg/dL 이하로 떨어지면 뇌로 가는 핵심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즉각 고갈되는 ‘뇌포도당 결핍’ 상태에 진입한다. 이는 심한 떨림과 식은땀은 물론 두통, 어지럼증, 언어장애를 넘어 의식 불명 및 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명백한 응급·위독 단계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 역시 "수치가 너무 낮아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계남 씨는 즉시 서대문 적십자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혈당 수치를 높이기 위한 응급 수액 처치를 받고, 의사의 만류에도 다시 농성장으로 복귀했다.

 

ㅡ 사람이 죽어가는데… 공공운수노조 집행부 "채용·복직 권한 없다" 책상물림 대응


함계남 씨가 응급실로 실려 간 바로 그날 오전 11시,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실에서는 양규서·함계남 동지 고공·단식투쟁 해결을 위한 공대위와 노조 집행부 간의 면담이 열렸다. 공대위 측에서는 이형철, 유상석 대표가, 공공운수노조 측에서는 엄길용 위원장을 비롯해 김태인, 남성화 간부가 참석했다.

 

그러나 농성장의 절박함과 달리 공공운수노조 측의 반응은 무성의함과 책임 회피 그 자체였다. 공대위 측은 함계남 씨가 산하 의료연대 서울지부로의 복직이 어렵다면, 명예회복 차원에서 공공운수노조 중앙이나 타 산하 조직 등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진상조사위원회 결과에 따라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가 책임을 지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공공운수노조 집행부는 "함계남 동지는 산하 지부 소속이었으므로 본조 차원에서 직접 채용하거나 발령을 낼 근거나 권한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노조 재정 악화와 조합원 감소, 내부 반발 등을 이유로 들며 신규 채용 및 복직 요구는 수용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단식 19일 째, 서대문 적십자 병원에서 응급 주사를 맞고 있는 함계남 동지(260921).jpg
서대문 적십자 병원에서 응급 주사를 맞고 있는 함계남 씨(2026.09.21)

 

이에 대해 산재승인 법률 대리 변호를 전담한 모 공공법률원 출신 변호사는 "공공운수노조는 하나의 단일 법인격으로 묶인 산별노조이기 때문에 서울지부에서 본조 중앙으로의 전환배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법리적으로 본조 차원의 결단만 있다면 전환배치가 얼마든지 가능함에도, 노조 집행부가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면담 종료 후 공대위가 논의된 내용을 공식 문서로 성안해 남기자고 제안했으나, 노조 측은 "완전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서화조차 거부한 채 면담을 종료했다. 벼랑 끝에 선 조합원이 응급실로 이송되는 비극 앞에서도 조직 논리와 규정만 따지는 관료주의적 태도에 현장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ㅡ 발원지 의료연대 서울지부, 침묵 깨고 낸 입장서… 노동계 "치졸한 변명이자 가해자의 프레임 전환“

 

한편,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사태의 발원지인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는 그간의 침묵을 깨고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입장문의 내용이 공개되자 노동계 안팎에서는 "구차하고 치졸한 변명"이라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부는 입장문에서 함계남 씨의 징계해고 이유로 '3년에 걸친 조직 기밀자료의 외부 유출'을 첫손에 꼽았다. 그러나 서울지부가 스스로 밝힌 자료 제출 시점은 모두 2023년 7월 이후다.  

 

이에 대해 노동계 관계자 및 시민들은 "사건의 발단인 2020년 3월 이후 3년이 넘도록 내부적 해결을 도모했던 피해자들의 노력이 모조리 묵살당했고, 남편인 양규서 동지가 46일간 폭풍우 속 고공농성을 벌이는 등 극한 상황에 내몰린 끝에 법에 호소하며 제출한 자료를 가지고 마치 문제의 원인인 양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미 공개된 녹취록 등을 통해 집단적 사직 압력과 직장 내 괴롭힘이 명명백백히 드러났음에도, 서울지부의 입장문에는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자신들의 부당 노동행위나 괴롭힘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단 한 줄도 담기지 않았다. 법적·행정적 꼬투리만 잡아 피해자를 '기밀 유출 가해자'로 몰아세우는 모습에 노동운동의 도덕성이 바닥으로 추락했다는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함계남 씨의 목숨을 건 단식이 위급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지도부가 자신들의 관료주의와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전향적인 해결책을 내놓을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식고공농성 15일째, 양규서-5(260920).jpg
단식고공농성 15일째인 양규서 국장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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