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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지도부의 우경화·개량주의 성토, "구호뿐인 파업과 보수정당 의존 끊고 현장 민주주의·가치동맹 구축해야“
ㅡ "현장 잃은 관성 벗어나 반재벌·체제전환 투쟁과 독자적 정치세력화로 다시 일어서야"

 

자본주의 체제의 양극화와 AI·산업 대전환이 몰아치는 격변기 속에서 한국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를 직시하고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2026년 10월 2일 오후 6시, 서울 강북노동자복지관 5층 대강당에서 <노동운동 희망 찾기 대토론회>가 공동주최 단체들과 현장 활동가들이 결집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참가자들은 민주노총이 지난 30년간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이끌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도부의 우경화와 협조주의, 관성화된 조직 운영, 독자 정치세력화의 실종 등으로 인해 현장 조합원과 대중으로부터 외면받는 위기에 처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진단했다.   

 

■ 기조발언 |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과거의 반성에서 시작합시다… 정파를 넘어 단결 투쟁의 구심 세워야"

 

기조발언에 나선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노정추 대표)은 "거대한 위기에 공감하면서도 제대로 된 대안과 대응 전략을 세워내지 못하는 지난 노동운동의 뼈아픈 반성에서 토론을 시작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한 전 위원장은 현 이재명 정부의 실용·성장 위주 정책을 박정희 시절 '파이 키우기' 이데올로기의 변형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국민소득 4만 달러와 초과세수 등의 화려한 숫자 뒤에 청년 실업, 서민 주거 난, 저임금 노동, 지역 소멸 등 민중의 삶은 방치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이재명 정권의 노동 대전환 정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민주노총의 무기력함을 질타했다.   


특히 경사노위 참여 움직임 및 노·사·정 대화 기조와 관련하여 "전체 노동자계급을 대표할 사회적·정치적 요구와 교섭·투쟁 전략도 없이, 정치파업을 조직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차선책 대화에 나선다면 두고두고 부끄러운 결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AI 대전환에 대한 사회적·노동적 통제, 노동시간 단축, 원청·초기업 교섭 보장 등의 총노동 요구를 내걸고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수 양당체제에 기생하는 위성정당 문제를 끊어내고, "정파를 초월한 단결 투쟁의 구심을 세워 아래로부터 연대하고 현장과 지역에서부터 이재명 정권의 폭주에 맞짱을 뜰 수 있는 조직력을 회복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현장 사례발표 | 안규백 한국지엠지부 지부장
"답은 현장에 있다… 남 탓·자기확신 내려놓고 '가치동맹'으로 전환해야"

 

사례발표를 맡은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안규백 지부장은 현장과의 깊은 단절에 대해 날카로운 자성론을 펼쳤다. 안 지부장은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에 관심이 없다고 탓하기 전에, 민주노총이 조합원의 삶과 고용 불안에 얼마나 답을 주었는지, 조합원을 단순 동원 대상이 아닌 결정의 주체로 대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우리 안의 '내로남불'과 자기 면죄부를 비판하며, "남의 잘못에는 원칙을 대대 우리 편의 실패에는 불가피했다고 말하는 자만을 버려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청년·후배 활동가들에게 실제 결정권과 기회를 주지 않는 늙은 운동의 관성을 깨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쟁 방식과 관련해서는 현장의 동의와 준비 없이 선언만 반복하는 이른바 '뻥파업'을 끊어내고, 홍보와 공중전 역시 사회적 지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치밀하게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지엠과 같은 외투 자본의 악랄함에 맞서기 위해 사업장 울타리를 넘어 협력업체 고용, 지역경제, 태양광·생태복원·아카이빙 사업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가치동맹'을 구축하자고 당부했다.   

 

■ 주요 발제 내용 

 

[발제 1] 민주노총 운동 평가와 전망 | 김혁 전국결집 집행위원장

▪양경수 집행부 평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실용주의·협조주의 노선을 노골화하며 총노동전선을 급격히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재벌체제 청산과 체제전환이라는 핵심 목표를 비껴가고, 최저임금·비정규직 투쟁전선이 실종되었다고 비판했다. 노정협의 및 노사정 대화 역시 협조주의로 기울었으며, 진보당의 비례위성정당 참여 방조 및 대선 시기 이재명 지지 시도 등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향후 운동 방향: 반재벌 투쟁(사내유보금 환수, AI 도입의 사회적 통제 및 초과이익 환수), 사회공공성 강화(주거·의료·생계 국가책임), 불안정·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노조법 2·3조 전면 적용, 단협 효력확장)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체제전환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발제 2] 민주노총 변화와 혁신은 가능한가? 어떻게? | 진기영 평등의길 집행위원장

▪민주노총의 현주소 진단: 5년 연속 한국노총에 1노총 지위를 내주는 등 양적·질적 정체 속에서 조합원들에게 자부심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인으로는 △진보당 종속 및 민주당 우산 아래로의 투항 △원칙 없는 노정협의 실무 파트너 전락 △상명하달·패권적 조직운영 및 사업기조의 갑작스러운 변경 △내셔널센터 리더십 및 정책·실무 역량 하락 △'파업 없는 총파업'의 만성적 반복을 꼽았다.   

 

▪혁신 과제: 대의원대회 정치방침의 재확인 및 위성정당과의 단절, 현장·산별과 소통하는 자주적 대정부 교섭 체계 구축,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 회복, 방송출연·선언 중심이 아닌 정책·교육 역량 강화를 통한 리더십 복원, 조합원이 공감하는 사회적 의제 기반의 총파업 조직화를 촉구했다.   

 

[발제 3] 심각한 우경화로 길을 잃은 민주노총 | 이민경 사람과세상 노동위 전북대표

▪우경화와 개량주의 비판: 현 지도부가 이재명 정권의 포섭 전략에 투항하여 지난 대선 시 보수정당 후보 조직적 지지를 시도함으로써 강령과 정치방침을 위배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중앙위원들의 반대에도 경사노위 복귀(메가특구법 원포인트 대화)를 직권상정하는 등 대화 구걸 노선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 제시: 이재명 반노동 정권에 대한 비타협적 투쟁 선언, 현 대산별 노선의 한계를 인정하고 실제 투쟁력이 담보되는 '50개 업종·직종별 산별' 재편, 기존 4개 진보정당 지지틀을 넘어선 '민주노총 독자당 건설', 주4일제·최저임금 혁신 등 총노동 대표 의제 전면화, 노조 밖 미조직·특고·플랫폼 노동자 대대적 조직화를 제안했다.   

 

■ 지정 토론 내용 

 

[토론 1] 원청교섭 투쟁과 민주노조 운동 | 김다운 전국노동연대 충남지역위원회 정책국장
▪개정 노조법(노조법 2조) 시행 이후 추진된 원청교섭 투쟁의 한계를 짚었다. 현장의 준비와 숙의 부족, 중앙의 내려꽂기식 지침, 성과주의 속에서 현장의 동력이 유실되었다고 분석했다.  

 

▪법률가·노동위원회 대응·매뉴얼 분석 등에 과도하게 몰두하는 '투쟁의 사법화'와 대리주의를 극복해야 하며, 빠르게 성과를 내기보다 '조직-요구-교섭-투쟁'이라는 기본기로 돌아가 현장 소모임 운동과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토론 2] 노동운동, 찾을 희망이 존재하는가? | 윤현식 노동·정치·사람 정책위원장
▪민주노총 정치방침이 실종되고 보수 야당(민주당) 및 위성정당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한 현실을 엄중히 비판했다. 막연한 '진보대통합' 주장은 현실적 전망을 제공하지 못하며 조합원들의 우경화를 방치하고 있다고 보았다.   

 

▪중앙정치·선거 중심 공중전을 탈피하고, 현장과 지역에서부터 차별과 배제에 맞서는 '1현장, 1지역, 1정치결사'를 건설하여 대중들에게 진보적 삶의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실질적 출발점이라고 제안했다.   

 

[토론 3] 노동운동 희망 찾기를 위한 몇 가지 제기 | 서다윗 전현추 집행위원장
▪민주노총은 사회적 영향력이 가장 큰 진보진영의 대표 스피커임을 재확인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요구했다. 77차 임시대대에서 결정된 정치방침을 방기하고 위성정당·민주당 연대 노선으로 탈선한 현 지도부의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정 정당이 방침을 일방 관철하는 것은 지도라 볼 수 없으며, 사상적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현장 조합원을 실질적으로 조직·추동하는 '현장 진지전'과 활동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ㅡ 평가와 전망: 민주노총의 혁신, 가능한가?


이번 토론회는 모처럼 만에 노동계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이재명 정권에 대한 비판적 지지 노선의 문제점 ▲민주당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한 정치세력화 ▲총파업의 형식화와 동원식 투쟁 ▲현장 조직화의 실종 ▲특정 정파에 의한 조직 사유화 등을 비판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노동계 내부에서 "체제전환 운동의 강화", "반재벌 투쟁", "사회공공성 강화투쟁", "불안정-비정규 노동권 확대투쟁"을 결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민주노총당 건설" 또는 "독자적 당건설"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이 실제 민주노총의 방침으로 관철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론회에서 지적된 것처럼 민주노총의 의사결정 구조는 하향식·패권적으로 운영되어 왔으며, 현장 조합원들의 참여는 형식화되어 있다. 또한 특정 정파의 영향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다양한 목소리가 실제 정책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토론회는 한국 노동운동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현장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안규백 지부장의 발언처럼, 노동운동의 희망은 현장 조합원들의 삶 속에서 찾아야 한다. 향후 노동계가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문제제기와 대안을 어떻게 수용하고 실천해 나갈지 주목된다. 

 

[별첨]

261002 노동운동희망찾기대토론회 자료집.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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