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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살라미 택틱스'로 노선 변경한 승계용 매각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현대모비스 사무연구직지회(지회장 김경현)와 현대모비스 주주연합은 현대모비스의 램프사업부 분할 및 헐값 매각 추진에 반발해 본격적인 결집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반대 의결권 및 주식매수청구권 결집을 시작한 지 단 하루 만에 120억 원(보통주 및 우리사주 포함) 규모의 주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지회와 주주연합은 이 같은 결집력을 바탕으로 주요 의결권 자문사,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주주를 대상으로 이번 분할 매각의 문제점을 알리고 설득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주주연합과 지회 측은 이번 램프사업부 분할 매각이 단순한 사업 구조 개편이 아닌 '경영권 승계를 위한 주주 기만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018년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물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으나, 주주들과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의 거센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분할 매각은 당시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사업부를 얇게 썰어 하나씩 매각하는 전형적인 '살라미 택틱스(Salami Tactics, 쪼개 팔기)' 편법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ㅡ 매출 2.5조 원 알짜 사업부를 6000억 원에 넘겨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3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램프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하고, 프랑스 자동차 부품기업 OP모빌리티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분할기일은 내년 4월 1일이며, 분할 완료 후 OP모빌리티에 매각할 계획이다.
주주연합과 지회는 당장 수익화가 요원한 '피지컬 AI'와 미래 사업을 앞세워 주주들의 시선을 돌린 뒤, 연 매출 2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알짜 흑자 사업부를 매출의 0.24배 수준인 6000억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헐값에 넘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램프 사업은 한국과 중국, 멕시코, 체코에서 5개의 생산 공장을 운영하며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알짜 사업부다.
특히 주주연합과 지회는 이번 매각의 실익이 전혀 없다는 점을 명확히 짚었다. 회사는 매각 대금을 미래차 전환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주장하지만, 매각 금액으로 제시된 6000억 원에서 매각에 따른 임직원 위로금, 기존 협력사 손실 보상금, 미래차 전환 투자 재원 등을 집행하고 나면 실질적으로 남는 자금이 전무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ㅡ 주식매수청구권 한도 2300억 원 초과로 매각 좌초 추진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공시한 분할계획서에 따르면, 이번 매각 건으로 주주들의 반대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2300억 원(전체 발행주식의 약 0.6%, 약 56만 주)을 초과할 경우 회사는 자금 부담 등을 이유로 이번 분할 및 매각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주당 40만 8394원으로, 이는 지난달 30일 현대모비스 종가 38만 4500원보다 6.21% 높은 수준이다. 전체 발행주식의 0.6%만 반대해도 이번 거래가 무산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공단이 현대모비스 지분 9.63%를 보유한 2대주주라는 점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3월 일반주주 권익 보호를 강화한 상법 개정 취지를 의결권 행사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사무연구직지회 관계자는 "단 하루 만에 120억 원을 모았을 만큼 소액주주와 임직원들의 반발 표심이 거세다"며 "주주총회 표결 저지와 더불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한도인 2300억 원을 넘어서는 반대 지분을 결집해 회사의 독단적인 쪼개기 매각 시도를 법적·재무적으로 확실하게 좌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ㅡ 사무연구직 '강제 전적' 반발…법적 대응 예고
이번 분할 매각을 둘러싸고 노조 내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하다. 현대모비스는 생산직 노조와는 고용 승계 및 기존 근로조건 유지 등을 담은 고용안정 방안에 합의했지만, 사무연구직지회는 이번 합의에 참여하지 않고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사무연구직지회는 램프사업부 사무연구직 약 400명이 소속이 신설법인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사실상 '강제 전적'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경현 지회장은 "저희는 현대모비스로 입사를 한 것이지 램프사업부로 입사를 한 것이 아니다"라며 "현대모비스에 남겠다는 게 저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물적분할을 하면 분할계획서에 따라 근로관계가 신설회사로 포괄승계돼, 원칙적으로 직원 개개인의 동의 없이도 소속을 옮길 수 있다. 지회는 "회사에서 전적 동의를 받으라고 하면 저희가 반대할 게 뻔하기 때문에 중간에 자회사라는 꼼수를 만들어 법적으로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임시주주총회의 의결권 및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준일은 10월 13일(화) 장 마감 기준이며, 주주연합 측은 기준일까지 소액주주와 우리사주 조합원들의 '액트(ACT)' 앱을 통한 주식 인증 및 반대 결집을 지속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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