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ㅡ 국민의힘, 민주당, 진보당 그리고 민주노총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 노동당 노동위원장) 
등록일 : 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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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열린 민주노총 정기대의원대회 모습.

 

1.  국민의힘은 해산해야 할 친일-극우 정당이다

 

이승만 정권부터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까지 이어진 여당 집권 50년 만인 1998년, 처음으로 야당인 민주당의 김대중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김대중의 당선에 민중들의 기대는 컸다. 그리고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생각했다.


해방 이후 50년 동안 하지 못한 친일 청산이 첫 번째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친일 부역자를 가려내고, 이들의 재산을 몰수하고,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찾아 유족의 마음을 알아주어야 했다. 박정희와 전두환‧노태우의 국가 반란을 역사적으로 정리하는 것, 그 속에서 억울함을 당한 사람들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 두 번째다. 이것만 해도 되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자면 사회의 계층을 만들어 기득권을 유지하는 재벌을 해체하고 특권층의 기득권을 노동자 서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분배의 구조를 바꾸어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과 부패한 공직사회를 바로잡아 민주적인 사회를 후세대에 넘겨주는 것, 이것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주어진 임무였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파트너로 삼았는데, 당시 민주당으로 민주화 투쟁을 했던 김영삼이 호랑이를 잡겠다고 들어가 민자당(지금의 국민의힘)을 함께 만들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고 '하나회'를 깨부수고 금융실명제를 실행했다. 김영삼이 '하나회'를 없애지 않았다면 윤석열의 쿠데타는 성공했을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이런 김영삼을 자랑하지 않는다. 역사를 마음대로 주무를 무기를 없앤 '적'으로 생각한다. 1998년 정권교체 후 대통령이 여섯 번 바뀌었다. 세 번은 민주당, 세 번은 한나라당을 거쳐 현재의 국민의힘이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많다. 그러나 국민의힘 출신 대통령 세 명 중 두 명이 감옥에 갔고, 한 명은 대기 중이다. 탄핵만 두 번 당한 후보를 배출한 국민의힘은 당연히 해산해야 한다.

 

2. 민주당이 문제였다

 

민주당의 김대중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마자 약속을 어긴다. 선거 공약으로 절대 받지 않겠다고 했던 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였다. IMF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했다. 문제의 핵심인 재벌과 정치권에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고 오로지 노동자에게 모든 짐을 지워 역대 최고의 해고자를 양산한 대통령이 되었다. 그를 지켜본, 즉 친일했던 사람, 재벌, 정치인들에게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모든 책임은 노동자에게 지운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오직 다음 대통령 자리에 민주당이 들어서는 기반만을 만들어 둔 정권교체였다.


이어서 등장한 노무현 정권은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고착하는 법을 만들었고, 노동자를 무력으로 탄압했다. 또한 대통령이 검찰을 비대화하면서 검찰 권력이 강화되었고, 검찰의 권력화는 훗날 윤석열 탄생의 기반이 되었다.


한편으로 노무현은 군부 시절보다 더 많은 노동자를 구속한 대통령으로 남았다. 노무현의 편견은 구 여당(현재의 국민의힘)을 부활시켰고, 재벌과 정치의 무한 사랑 관계를 만들어 주었다.


이러는 동안, 없어져야 할 친일 독재 정당 한나라당은 새롭게 무장을 하고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치의 전면에 다시 나선다. 민중의 이름으로 처단해야 할 정당과 함께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으로 양 날개 정치를 만들어 권력을 양당이 나누는, 썩은 정치를 만든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소속된 국회의원 중 많은 사람이 공직 부적격자이다. 독재정권에 함께한 김영삼은 실적이라도 남겼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공적이 없다. 노동자를 탄압한 경찰은 진급하고, 공무원 중에서 민주당에 충성하는 사람은 준용한다. 거대한 검찰 권력은 무능한 민주당 권력 내에서 힘을 키워 대통령을 만들었다. 지금 민주당은 탄핵 속에서도 국민의힘과 손잡고 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의 가장 큰 잘못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3. 민주당이 민주노총에 해준 것, '내부 분열'이었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당선을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를 떨어뜨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말한다. 노동자 민중을 위해 투쟁하고 자본과 권력에 저항하겠다고 나선 민주노총의 전직 위원장 12명 중 6명이 민주당으로 갔고 6명이 남아있다. 민주당으로 넘어간 전직 민주노총 위원장들은 진보당의 현장 조직인 '전국회의'에서 후보를 냈거나, 그들과 연합한 사람들이다. 4대부터 9대까지 위원장을 지냈던 이들의 민주당행은 민주노총을 장악한 진보당을 보고 민주노총을 포기하고 떠난 것이기도 하다. 전직 위원장으로 진보당과 연결되어 활동했던 이들의 자리는 진보당 어디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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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노동자들의 파업에 5억 원을 들여 전국의 공무원 노동자들이 서울에 올라온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도 집회를 시작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2012년 당시 대통령 후보인 문재인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30분이나 집회를 늦춘 것이었다. 당시 집회를 이끈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민주당의 한 지역구를 맡아 시장과 국회의원 선거를 끝없이 두드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 위원장은 3,000명의 입당 원서를 들고 민주당 울산 북구의 국회의원 후보가 되었고, 낙선 후 폴리텍대학의 이사로 임기를 마쳤다. 또 다른 전 위원장은 문재인 캠프에 합류해서 당선 후에 조기퇴직하고 근로복지공단 감사를 하다가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냈다. 총선 출마가 좌절되자 민주당 시장의 노동 특보를 했다. 그러다 국민의힘 정치인이 시장으로 당선되니 그 자리에 눌러앉았다. 민주노총 전 위원장 중에 임기 중 내려간 사람은 민주당 인천시장 노동 특보에서 폴리텍대학 학장으로 임기를 마쳤다.


이런 것들을 지켜본 현장의 활동가들이 민주노총의 조직과 재정을 잘만 이용하면 자신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는 꿈을 꾸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의 중앙간부 출신, 정파에서도 우두머리급인 노동자에게는 큰 희망이 될 것이다. 이런 사례는 지역으로 가면 더 많을 것이고, 이런 사례들 때문에 민주노총의 의결 구조에서 민주당과의 단절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 노동자를 배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친일파에게 왜 친일을 했냐고 물으면 독립이 안 될 거 같아서라고 했다.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그랬다.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 감옥에 가고 새로운 정권이 탄생했다. 문재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모든 공신은 챙기면서, 탄핵투쟁 과정에서 유일하게 구속된 민주노총 위원장과 수배 중인 사무총장은 풀어주지 않았다. 이것이 민주노총을 보는 민주당의 시각이다.

 

4.  민주노총과 '진보당'의 관계, 이대로는 안 된다

 

진보당이 202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인 민주당 주도의 위성정당 참여는 민주노총 내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진보당의 친 민주당 행보는 이전에도 수없이 많았다. 지난 2023년 전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향한 진보당의 마음을 대형 플래카드로 전하기도 했다. 후보를 내지 않아 '고마운 정당'이라고 했다.


김대중 정권 이후 달라진 사회 분위기에 발맞추어 민주노총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외치고 민주노동당을 만들었다. 민주노동당을 만들기는 하였지만, 처음부터 잘못되었다. 건강한 정파들의 협력으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노동자 민중의 세상을 만들어야 함에도 내부 투쟁으로 좌초하고 말았다. 제대로 된 평가도, 복원을 위한 노력도 하기 전에 갈라져 정파의 전유물로 변해 버렸다. 민주노총의 주변 시민사회 세력들은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있는데도 '민주당과 함께'라는 구호로 선거할 때만 되면 등장했다.


민주노동당 분열의 원인은 지금의 진보당이 시발점이었다. 조직 장악을 위해 1인 7표제를 도입해 지도부를 독식했고, 지역구를 장악하기 위해 한 주소에 대거 위장전입을 했다. 북한에 당원 명부를 보낸 일심회 사건으로 당을 위기에 빠트리기도 했다. 노동조합을 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노동조합의 가입원서와 뒷면에 당 입당서를 받아 노동조합을 조직의 하수인으로 만들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당이 혼란에 빠질 때 한 번도 토론하고 바꾸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로 발목을 잡았고, 이것이 깨지니 민주노총의 각종 선거에 개입하여 진보당 지원에만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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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민주당과의 연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7년 대선에선  민주노동당(당시 국민승리21) 후보를 두고도 민주당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한 것이 현재의 진보당 세력이었다. 이런 일이 꾸준히 벌어져 왔고, 어렵게 민주당과의 단절을 만들면 뭉개는 것이 지금 민주노총의 모습이다.


민주노총은 대중조직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거대한 버팀목이며, 이것을 매번 증명했다. 총과 칼로 집권한 군사독재와 투쟁했고, 자본과 결탁한 권력과의 투쟁에서도 노동자 민중을 위해 최선봉에 서는 대오이다. 이런 경험과 전투력 덕분에 윤석열의 계엄 국면에서도 전국에서 선봉이 되어 힘차게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민주노총을 진보당의 전투부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5. 그래서? 민주노총부터 중심을 바로잡아야 한다

 

민주당에게 부탁할 게 많다. 흔들리는 국민의힘에서 일부 의원을 영입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힘이 지역 당이 되고 퇴보해서 없어진다. 민주당은 진보당과 통합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무기인 '색깔론'을 없앨 수 있다. 마침 진보당이 위성정당에도 참여했고 선거도 앞두고 있으니 힘을 합쳐주기 바란다. 그렇게 해서 국민의힘은 친일 독재 정당이라 말해주고, 민주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라 보수정당이라 말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힘이 없어진다.


민주당에게 건강한 대중조직이자 강력한 투쟁의 구심인 민주노총을 위해서 민주당으로 합류한 민주노총의 전 현직 간부들을 돌려 달라고 해도 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민주노총 내에서 간부를 빼가지 말라고 해도 안 들어줄 것이다. 민주당에게는 어떤 말도 통하지 않으리란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총은 민주당과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 조직을 배신한 간부들은 징계해서 따라가는 자들이 더는 없도록 해야 한다. 노동자가 투쟁으로 민주당에게 보여 주자는 것이다. 그런데 진보당의 위성정당 참여가 또 민주노총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민주노총이 중요한지, 진보당이 중요한지 민주노총 지도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8년 전 박근혜 탄핵 이후 무능한 민주당 때문에 윤석열이 탄생했다. 탄핵 후 선거에서 민주노총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금 지도부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정파에 휘둘리지 않고 건강하게 민중의 버팀목으로 자리 잡으려면 결단이 필요하다. 민주당과 진보당은 '호랑이 민주노총'을 '말 잘 듣는 고양이'로 만들려고 한다. 민주노총부터 중심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서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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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용 전 민주노총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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