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식(양대노총 직장내괴롭힘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등록일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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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4일 노동조합 해고자 함계남씨가   민주노총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 가운데
농성장 앞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은식 양대노총직장내괴롭힘 공대위 집행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동지께, 

 

노동해방전선에서 불철주야 노력하고 계시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동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연대의 인사를 올립니다. 

투쟁~

 

저는 (가칭)양대노총 직장내괴롭힘 공동대책위원회의 집행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성역에 도전해야 하는 엄청난 부담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서 투쟁의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는 87년, 88년, 89년 민주노조 건설운동의 현장에서 함께 투쟁했습니다. 구사대와 백골단의 폭력에 맞서서 어떤 동지는 노동현장에 잠입해 들어가서 노조건설에 앞장섰고, 어떤 동지는 거리에서 보도블록을 깨어 국가폭력에 맞서서 투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동지들이 죽음으로 항거했고, 투옥되고 고문당하며 초개와 같이 목숨을 아끼지 않고 헌신을 다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런 선배 열사와 동지들의 유언을 받들며 민주노조 건설을 위해서 살아남은 자의 몫을 다하자고 결의하면서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과 최병승 동지의 고공농성, 김진숙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크레인 점거농성, 쌍용자동차의 무자비한 국가폭력에 맞서서 현장을 지켰고, 민주노총 총연맹을 압수수색하겠다며 경향신문사 앞에 바리케이드를 친 경찰병력을 뚫고서 연맹사무소에 들어가 투옥을 각오하며 스산한 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민주노조 사수에 상근자고, 조합원이고, 시민운동가고가 어디 있습니까? 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며 어깨걸고 투쟁해왔던 빛나는 역사를 우리는 자랑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그 위대한 K-democracy의 역사를 써왔다는 자부심 하나로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민주노총의 함계남, 양규서 동지와 한국노총의 유상석 동지와 직장 내 괴롭힘, 부당징계, 부당해고 사건을 대리해서 양경수위원장 동지에게 공개 편지를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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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 서울대학병원에서 다리에 깁스를 한 채 투쟁하고 있는 함계남 해고자

 

ILO 190호 협약 비준

 

ILO 190호 협약(폭력과 괴롭힘 근절 협약)을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본의 제일 노총인 RENGO나 젠로렌을 비롯하여 노동계가 합심해서 법무성과 후생노동성을 상대로 협약 비준을 촉구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민주노총은 물론 한국노총도 한국 정부를 상대로 협약 비준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노총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촉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먼저일지는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비준이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전망해 봅니다. 

 

ILO 190호 협약은 일터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심리적·성적·경제적 위해와 젠더 기반 폭력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이의 실효적인 조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민주노조 건설에 앞장섰다고 자부하고 있는 민주노총에서 노조 상근자인 함계남·양규서 동지에게 자행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들여다보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과제와 과정은 울산함성 등 다른 언론 매체의 기사를 통해서 충분히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이렇게 공개편지의 형태로 기고를 하는 것은 민주노총의 규약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하는 뜻에서입니다. 저희는 그저 함계남·양규서 동지의 구호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을 근원적으로 어떻게 척결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양경수 위원장 동지와 면담을 요청드렸고, 다행히 9월 3일에 만남이 성사되어 저희도 기대를 갖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민주노총에서의 제도개선점에 대해서 저의 소견을 밝히고자 합니다. 

 

일터 괴롭힘 금지 규정의 개선점 

 

민주노총은 지난 2025년 9월 3일 제1차 중앙위원회 결의로 <일터 괴롭힘 예방 및 금지 규정>과 2025년 9월 18일 제13차 중앙집행위원회 결의로 <일터 괴롭힘 예방 및 금지 규칙>이 제정된 것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들 규약에서 몇가지 지점에서 부족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민주노총 규약·규정·규칙집>을 보면 <일터 괴롭힘 예방 및 금지 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를 살펴 보겠습니다.

 

제2조 (일터 괴롭힘 행위의 금지)

① 일터 괴롭힘 행위란 누구든지 일터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구성원 등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노동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② 누구든지 일터 괴롭힘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4조(적용범위)를 살펴 보겠습니다. 

 

제4조 (적용범위)

이 규정은 행위자와 피해자가 모두 민주노총 및 지역본부의 임원, 사무총국(처) 성원인 경우에 적용한다.

 

즉, 이 규약은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면서 적용 범위는 본부노총의 권한 범위에서만 행사되도록 적용범위를 축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민주노총 총연맹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산하기관 전체에 대하여 마땅히 <일터 괴롭힘 예방 및 금지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따라서, 위 제4조는 다음과 같이 개정을 해야 한다고 건의드립니다. 

 

제4조 (적용범위) 

이 규정은 행위자와 피해자가 모두 민주노총 및 지역본부의 임원, 사무총국(처) 성원, 산하 조직의 임원 및 상근자,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기관으로 부터 민주노총이 수탁하고 있는 사업장의 임원 및 상근자에 적용한다.

 

즉, 민주노총의 간판을 달고 있는 모든 조직을 대상으로 <일터 괴롭힘 예방 및 금지 규정>이 적용된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그래야 노동계의 숙원을 담아 개정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며, ILO 190조 협약에서 권고하는 내용을 충족한다고 사료됩니다. 

 

위 조항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 및 제76조의 3> 그리고 <서울특별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및 피해자 보호ㆍ지원에 관한 조례>의 제정 취지에도 한참 미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개정을 권고드립니다. 

 

제8조 (당사자에 대한 지원 및 조치) 

① 피해자는 조사 결과 및 행위자 징계, 후속 조치에 대하여 통지받을 권리 및 알 권리가 있다. 

② 피해자는 행위자와의 분리, 휴가, 상담 등의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다. 

③ 행위자에 대하여는 조사결과 확정 전이라도 별도의 사전조치를 취할 수 있다. 

④ 민주노총은 조사결과를 당사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⑤ 피해자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할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산재신청, 정신과 진료, 약재비 지원 등 필요한 지원을 하여야 한다.

⑥ 피해자가 희망할 경우 민주노총법률원을 통해 법적 조력을 지원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제8조 5항과 6항이 왜 필요한지는 함계남ㆍ양규서 동지의 사례가 명확하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에서 상근자가 <중등도 우울증 에피소드(F321)>에 대한 산재가 인정이 되었는데 정신과 진료와 약재비 지원을 당연히 민주노총이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법률적 조력이 필요하면 당연히 민주노총법률원에서 지원하라고 법률원 만든 것 아닙니까?

 

그런데, 결과는 어떻습니까? 산재 요양이 필요한 동지를 치료는 못해 줄 망정 권고사직으로 내몰았고, 이를 거부하니 해고를 단행했습니다. 

이게 민주노조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까?

 

이번에는 <일터 괴롭힘 예방 및 금지 규칙>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제5조 (조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① 조사위원회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 중 위원장이 임명한 5명 이내의 성원으로 구성한다. 

1. 민주노총 임원

2. 중앙 사무총국 성원, 

3. 지역본부 임원 및 사무처 성원 (당사자가 지역본부 소속일 경우에 한함) 

4. 법률지원 또는 조사지원을 할 수 있는 자

② 조사위원장은 제2항 제1호의 임원이 담당한다.

 

민주노총 안에서 벌어진 직장 내 괴롭힘을 민주노총에서 조사하고, 심사하고, 판정한다는 게 과연 신뢰할 수 있을까요?

 

일본에서도 노조 안에서 직장내 괴롭힘이 발생했었습니다. 

일본의 자치단체노조인 야마나시현 본부(고후시)에서 남성 상급자가 여성 하급자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법원에서 자치단체노조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고, 금전배상판결까지 내려졌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자치단체 노조의 사과 성명으로 제가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대신할까 합니다. 

 

야마나시현 본부의 시라쿠라 카즈야 중앙집행위원장이 도쿄 도내에서 해당 여성과 면담하고 “재직 중에 권력형 괴롭힘이 있었으며, 현 본부로서 이를 방지하지 못했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죄했다. 현 본부는 2023년 5월 제3자가 운영하는 괴롭힘 상담 창구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시작했다.

 

여성은 “괴롭힘이나 과중한 노동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현 본부가 노동자를 보호하는 입장에 서서, 괴롭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는 코멘트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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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례를 들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국내 사례입니다. 

해남군이 외부전문가 참여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 구성을 발표했습니다.

공무원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 대표, 노무사,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해남군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는 관련 신고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고, 조사 과정의 공정성과 전문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입니다. 

 

이 두 사건의 시사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중이 자기머리 못 깍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3자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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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다음과 같이 <일터 괴롭힘 예방 및 금지 규칙> 제5조 (조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은 다음과 같이 개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5조 (조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① 조사위원회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 중 위원장이 임명한 9명 이내의 성원으로 구성한다. 

1. 민주노총 임원

2. 중앙 사무총국 성원, 

3. 지역본부 임원 및 사무처 성원 (당사자가 지역본부 소속일 경우에 한함) 

4. 법률지원 또는 조사지원을 할 수 있는 자

5.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추천한 인권조사관

6. 고용노동부가 추천한 근로감독관

7. 변호사협회가 추천한 변호사

8. 노무사협회가 추천한 노무사

② 조사위원장은 민주노총과 외부위원이 합의 추대하는 것으로 한다.

 

이렇게 하여 민주노총과 외부인사가 동등하게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위원장은 민주노총과 외부인사가 합의할 수 있는 사람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저희가 주장하는 객관적, 중립적, 독립적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상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함계남 동지의 직장 내 괴롭힘을 근로감독청에 신고를 했더니 근로감독청이 이를 공공운수노조에 내려 보내어 공공운수노조법률원이 직장 내 괴롭힘 없음으로 결론을 내리고 이를 근로감독청에서 그대로 인용하는 말도 안되는 결과는 이제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이런 잘못된 정책은 뜯어 고쳐야 합니다. 

 

외부인사를 참여시키려면 다음과 같은 조항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제5조의 1(외부조사위원에 대한 여비지원) 

① 제5조의 조사위원 중 민주노총 소속이 아닌 외부조사위원에 대해서는 별도 여비를 지원할 수 있다.

② 여비 지원에 대한 규정은 외부 강사료 지급 규정을 준용한다.

 

전문가에게 무료봉사 해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민주노총이 명운을 걸고서 노총 안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은 근절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양경수 위원장 동지가 선언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하여, 진정으로 객관적, 중립적, 독립적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공공운수노조와 그 산하조직인 의료연대본부, 그 산하조직인 서울지부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재조사되어 내려진 결론을 신뢰할 수 있지 속된 말로 짜고치는 고스톱의 결론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않고서는 민주노총 총연맹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의 함계남ㆍ양규서 동지, 한국노총 소속의 유상석 동지를 설득할 명분이 없습니다. 

 

양경수 위원장 동지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하겠습니다. 

9월 3일(목)에 찾아 뵙겠습니다. 

귀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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