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기사 / 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번역
등록일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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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유럽에 이어 세계 3위의 전기차 시장인 미국은  <배타적 보조금 조항>을 동원해 글로벌 기업의 미국 투자와 공장 건설, 현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및 핵심 원자재 구매를 촉진케 함으로써 자국의 전기차 산업체인을 형성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 현황을 보면 미국은 자신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 대형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운 것은 일본의 파나소닉이 처음이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와 업계 컨설턴트(자문역)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초기 생산 경험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이 동력 배터리 생산을 업계의 전통적 중심인 동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데 따른 어려움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심각한 산업 인력의 부족이라고 했다.
 
배터리 회사가 미국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미국 제조업의 본토 회귀에 대한 열망이 높아짐에 따라, 이러한 산업 노동력 부족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미국의 배터리 생산의 현지화를 가로막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보호주의에 의한 배터리 '미화'

 

지난해 8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삭감법안>(이하 <법안>)을 서명해 발효시킨 이후, 전기차 보조금을 둘러싼 논란은 미국과 아시아·유럽 동맹국 사이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막대한 보조금 및 지원 정책으로 인해 다른 나라의 자동차 회사는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려는 의지를 강화했지만, 관련 국들은 기업의 해외 이전 및 강제 '탈산업화'의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후투자 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안에는 100억 달러가 신에너지 자동차와 재생에너지 산업기술에 대한 투자세액 공제에 사용된다. 이 중 핵심은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를 위한 보호주의 조항이다. 차량의 최종 조립은 미국 본토에서 해야 하거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 예를 들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이뤄져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소재(니켈, 코발트, 리튬, 흑연 등)는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일정 비율로 추출·가공하거나 북미에서 회수해야 한다. 또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모듈의 일정 비율을 북미에서 제조하거나 조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록 <법안>은 까다로운 보조금 조건을 놓고 노골적으로 보호조항을 활용해 자국 내 전기차 산업사슬을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로서는 미국의 거대한 시장과 유리한 보조금 조건을 거부하기가 어렵다.

 

산업 노동자의 부족이 매우 크다

 

미국에서 배터리 공장이 잇따라 계획 가동되면서 현지 배터리 제조 관련 노동자들의 수요가 급증했다. 하지만 기존 조건에 기초하여 분석한 결과, 미국 본토가 이처럼 대규모 생산능력을 '소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동력 배터리 분야의 전문가는 환구시보 기자에게, 가장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가 미국이 배터리 제조 분야에서 산업 노동자 기반이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배터리 관련 노동자 부족이 미국의 '배터리 꿈'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동력 배터리 제조와 관련된 중요한 직종인 미국의 전기 기술자는 현재 70만 명 남짓인데, 향후 10년 동안 약 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이 같은 기술 직종의 종사자 수가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전동화와 재생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미국의 엄청난 인력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예컨대 전기 자동차와 같은 자원 집약적 산업의 경우, 전기 기술자의 증가 속도가 25%를 넘어야만 생산 능력을 충족할 수 있다.

 

일부 업계 분석가들은 매년 퇴직하는 전기공이 신규 입사하는 전기공보다 많은 데다가, 전기공의 평균 연령이 40세를 넘어서 노조 전기공 중 약 30%가 50~70세로 정년에 가깝다. 이 때문에 젊은 노동력의 부족으로 대규모 인력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제조 관련 직종이 부족한 것 외에도, 미국 전체 배터리 연관산업에 인력이 부족한 문제가 있다. 미국 CNBC 매체는 충분한 기술공의 부재는 자동차업계와 운전자들에게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생산능력에 차질이 빚어질 뿐만 아니라 추후 자동차 정비나 도로 사고 구조에도 인력난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맥킨지는 전기차 업계에 관한 보고서에서, 성공적인 전기차의 슈퍼 팩토리(공장) 프로젝트는 건설 기간과 공장의 후속 운영 과정에서 고품질의, 생산 효율성이 높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고객을 위한 배터리 생산시설을 설계한 그레이싱 스미스 회사의 데이비드 퍼너 부사장은, 공장 건설 분야에서 지난 15년간 대형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해본 적이 없는 회사를 만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이런 프로젝트는 모두 외주화 형태로만 존재해서, 대형 제조 공장을 지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건설 노동자들의 종합적 기량이 갈수록 떨어지고 또 시대에 뒤떨어지기 쉽다"라고 말했다.

 

산업 단체인 <건설업체-계약업체 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미국 건설업계가 필요한 노동자 수는 최대 50만 명에 달하는데, 이는 아마도 프로젝트 비용을 증가시키고 건설 활동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ABC방송은 미국은 올해 건설노동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상적인 채용 속도에 더해서 54만6000명을 추가로 채용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ABC에 따르면 2022년 건설업계의 평균 일자리 결원은 39만1000개로 전년보다도 17% 증가했다.

 

미국 "배터리의 꿈", 길은 막히고 갈길은 멀어

 

과거 수십 년 동안 미국은 아웃소싱이나 해외 공장 설립을 통해 생산 능력을 이전해 왔다. 오늘날  그 당시 정책의 역풍을 맞고 있으며 제조업은 '공동화'에 직면해 있다. 산업 노동자의 부족 외에도, 제조시설을 새로 채우고 산업 노동자를 육성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미국 배터리 현지화가  더한층 지연되고 있다.

 

"아무리 적은 수분(水分) 접촉도 배터리 전체를 버려야 할 수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나소닉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책임자인 다카모토 야스아키의 분석을 인용해서,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현지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직면할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미국 노동자들을 혹독에 가까울 정도로 배터리 제조공정 훈련을 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칭교 '중국배터리 일백인회' 이사장은 글로벌타임스 기자에게 전기차에 탑재되는 동력배터리는 차량규격에 따라 해야 하는데, 배터리 업체들은 장비, 공정, 수율, 기술 등에 대한 요구가 매우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또 어떤 미국 노동자들은 손이 너무 커 아시아제 기계를 효율적으로 조작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이런 문제를 초기에 자주 부딪혔다고 다카모토 씨는 털어놨다. 또 미국의 안전규정과 운영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아시아에서 배터리 생산설비를 반출하여 미국 조립라인에 설치할 수 없는 반면, 미국 내 주문/제작설비는 공급이 부족해 현지 배터리 생산과정을 크게 지연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설명했다.

배터리 제조 및 테스트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갖춘 숙련된 노동자와 생산 장비의 부족 때문에, 미국에 공장을 둔 많은 전기차 회사는 예정 생산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2015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 파나소닉은 최근에야 전천후 가동에 들어갔다. 파나소닉은 배터리 제조 경험이 없는 노동자를 교육하고, 현지 공장을 위한 장비 및 생산 공정을 조정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미국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데 예상보다 1~2년이 더 걸렸다고 밝혔다. 메리 보라 GM 최고경영자(CEO)는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미국 배터리 공장 가동 속도가 예상보다 저조할 경우, 이 자동차 제조업체는 내년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구시보 미국 특약기자 정커( 郑可), 환구시보 타오전(陶震) 기자]

         2023.3.4.

(원문보기) https://world.huanqiu.com/article/4BvtxLcJaIU

 

환추스바오(环球时报; 환구시보)는 1993년 창간된 중화인민공화국의 언론이다.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영자 신문인 글로벌 타임즈(Global Times)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간지였다가 다양한 국제기사로 이름을 날리면서 독자들의 호응을 얻자 발행날짜를 늘렸고, 이후 일간지로 전환했다. [이상 ‘나무위키’의 소개] 
서구 언론매체에서 제공하는 뉴스가 일방적으로 범람하는 한국적 현실에서 또 다른 시각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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