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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일부 지부에서 건설현장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출입을 막거나 단속을 촉구하는 집회, 심지어 정부기관의 단속에 협조하는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고용 불안이 심해지면서 이런 사례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사용자들에게 소속 조합원을 채용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를 위해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용자를 관할 노동청에 신고하거나 조합원들이 직접 공사 현장 출입구를 막고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신분증을 검사하고 출입을 막기도 하였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반대는 2016년부터 표면화되었다. 2016년 11월 건설노조 전북본부는 출입국관리소에 공문을 보내 이주노동자 단속을 요청했고, 경찰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민주노총 전북본부 차원에서 간담회를 진행하여 건설노조에서 사과하고 재방 방지를 위한 대책이 논의 되었다. 민주노총에서도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거듭나기 위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이 발표했다.

 

그러나 2017년 1월에는 건설노조 경기남부타워크레인지부에서 ‘불법외국인 체류자 근절 및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을 진행하고, 미등록이주노동자 출입을 저지하는 활동을 하였다. 2023년 1월에는 건설노조 광주전남지부에서 조합원 1,000여 명이 참석하여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외국인 불법고용 퇴출 건설노동자결의대회’를 진행했다.

 

6월에는 강원건설지부에서는 이주노동자 숙소를 단속하는 ‘추노 활동’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는 2022년부터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불법고용 이주노동자 단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했다. 2023년 12월 27일에는 조합원 2,000여 명이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촉구하는 ‘불법고용 이주노동자 단속촉구, 출입국관리사무소 규탄, 지역민 일자리 사수 건설노동자 총파업 투쟁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러한 건설노조의 행동에 대해 영남권 이주 단위에서는 긴급회의를 소집하였다. 영남지역의 7개 이주노동·인권 단체가 해당 집회를 규탄하고, 민주노총과 건설노조에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1월 10일 기준으로 1,000여 곳 이상의 단체와 개인이 동참했다고 한다.

 

건설노조,  미등록 이주노동자 현장 출입 막고 정부에 다속  촉구
2016년부터 건설노조는 이주노동자 단속 요청... 논란 가속
영남권 이주 단위, 건설노조  비판하는 성명 발표하기도    

 

건설업에서 고용불안과 저임금의 주범은 다단계 하도급을 확산한 사용자들과 이를 용인한 정부이다. 정부도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단속하는 방식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체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이용한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자료에 의하면, 건설 노동자 180만 명 중 이주노동자가 32만 명이 넘고, 그중 11만 명 이상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추정된다. 이미 이주노동자는 건설 노동자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비록 일부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이주노동자 단속에 동조하더라도 결국 자본과 정권에 이용만 당할 뿐이다.

 

당장의 일자리를 위해 이주노동자 단속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이 있을 수 있다. 단순한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충돌은 노-노 갈등처럼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즉 누구의 주장이 전체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보는지, 자본가계급에 맞선 전체 노동자의 투쟁을 조직하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노조의 이주노동자 탄압, 자본의 분할 통치 전략에  놀아나는 것
'생존권에 매몰된  노동운동 넘어 자본주의 체제 전환 도모해야 

 

당장의 자기 일자리를 위해서 다른 노동자를 탄압하는 것은 자본가들의 분열 정책의 결과이다.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로 나누고, 원청-하청 노동자로 나누고, 남성-여성 노동자로 나누는 등 끊임없이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막기 위해 갈라치는 것이 바로 자본의 분할통제 정책이다.

 

그렇기에 건설노조가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함께 투쟁하지는 못할지언정 이주노동자를 탄압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노동조합은 노동자 권력과 자본주의 체제 전환을 위한 조직이 아닌, ‘자본과의 협상’을 통해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전체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투쟁하는 민주노조’라는 이름으로 노동조합의 집행부가 당장의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조합원 다수의 요구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기가 쉬운가? 당연히 그러한 집행부는 조합원 다수의 심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고용을 둘러싼 경쟁에만 노동운동을 한정하는 한 이러한 사태는 막을 수 없다.

 

문제는 생산수단을 독점적·배타적으로 소유하고 오직 이윤을 위해서만 생산하는 자본주의 생산관계·소유관계·생산양식 자체가 근본 원인이다. 자본주의 체제 전환을 위한 노동운동을 더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 그럴 때만이 이주노동자와 정주노동자는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아니라,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동지가 될 수 있다.


출처 : <노동자신문 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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