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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호르무즈 새 질서에 사우디 참여 필수” 제안… 중동 안보 지형 격변 예고
러시아로 향하던 이란 외교 수장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사우디아라비아’라는 카드였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이란이 사우디를 포함한 새로운 지역 안보 메커니즘을 구상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ㅡ 러시아 대신 이슬라마바드로… 긴박했던 ‘외교 회항’
27일 새벽, 파키스탄의 베테랑 언론인 아브사르 알람 하이데르가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한 내막은 한 편의 첩보전과 같았다. 당초 파키스탄과 오만 방문을 마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의 다음 목적지는 러시아였다. 그러나 그는 26일 저녁, 예정에 없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재방문을 전격 결정했다.
이 ‘반전’의 발단은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이란-오만 정상회담이었다. 하이데르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오만의 술탄 하이삼은 아라그치 장관에게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관리 체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던졌다.
ㅡ ‘앙숙’ 사우디와 손잡나? 새로운 ‘호르무즈 연대’의 조건
이란이 러시아행 일정을 늦추면서까지 파키스탄으로 돌아간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하는 파키스탄에 새로운 안보 협력안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외교 소식통들은 사우디가 이 메커니즘에 참여할 경우, 카타르 역시 자연스럽게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그동안 이란이 주도해온 ‘해협 통제권’ 논의가 이란 단독의 강경 노선에서 ‘지역 강대국 간의 공동 관리’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아라그치 장관은 오만 방문 직후 사우디의 파이살 빈 파르한 외교장관과 긴급 전화 회담을 가졌으며, 사우디 측은 곧바로 카타르와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ㅡ 분석: 이란의 ‘사우디 카드’, 득인가 실인가?
이번 외교적 움직임은 이란에게 두 가지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첫째는 미국·이스라엘 고립화다. 사우디와 카타르 등 수니파 국가들을 해협 안보 체제에 끌어들임으로써,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송 연맹’ 명분을 약화시키고, 이스라엘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둘째, 국제법적 정당성 확보이다. 이란 단독의 통행료 징수나 봉쇄는 국제적인 반발을 사기 쉽지만, 지역 국가들이 합의한 ‘새로운 안보 규범’이라는 외피를 입을 경우 서방의 압박에 대응할 강력한 논리가 생긴다.
향후 전망
러시아로 떠나기 전 아라그치 장관이 파키스탄에 남긴 ‘제안서’에는 호르무즈 해협 연안 국가들이 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건들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사우디가 이 제안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다면, 중동은 미국 중심의 안보 질서에서 벗어나 ‘지역 국가 주도의 자율적 안보 체제’라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반발과 이스라엘의 견제, 그리고 사우디가 과연 이란과의 ‘위험한 동거’를 수용할지 여부가 여전히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세계 경제의 동맥, 호르무즈의 운명을 결정할 주사위는 이제 리야드와 워싱턴의 손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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