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논평
울산함성 편집위원회
등록일 : 202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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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 72개의 노동·시민단체, 정당 등이 참여하는 ‘재벌 특혜 반도체특별법 저지·노동시간 연장 반대 공동행동’이 출범하였다.

 

최근 정치권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노동시간 연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반도체특별법' 추진을 시도하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법정 노동시간 적용 예외 없이 특별법이 실효를 거둘 수 없다”며 겁박을 놨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입장까지 내어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친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과 법적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라며 법정 노동시간 적용 제외를 포함한 특별법 통과를 연일 요구하고 있다. 

 

ㅡ 민주당 이재명 대표 ‘동조 발언’ 우려스럽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까지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붙이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그는 지난 2월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영역의 노동시간을 유연화해도 그것이 총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대가 회피수단이 되면 안됩니다."라고 발언했다. 이는 총노동시간 안에서 주 52시간을 넘겨 일 할 수 있다는 말로 이해될 수 있으며, 재벌의 비위를 맞추며 삼성의 주문에 따라 주당 노동시간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 본심이다.

 

ㅡ 중국이 보여준 혁신의 본질  


이 같은 논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완전히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단기간에 10조 원 규모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글로벌 기술경쟁에 뛰어든 사례에서 확인되듯, 현재의 문제는 노동시간이 아니라 기술혁신 역량 자체에 있다.

 

딥시크는 2023년 창립 2년 만에 생성형 AI 분야에서 오픈AI·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혁신의 속도를 증명했다. 이들의 성공 배경에는 ▲정부의 R&D 집중 투자 ▲AI 특화 인재양성 프로그램 ▲중소기업-대학 간 오픈이노베이션 체계 구축이 있었다. 특히 1,200여 개 AI 스타트업이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생태계가 결정적이었다.

 

ㅡ 한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


반도체 산업에서조차 우리의 현실은 암울하다. 상위 3개 재벌기업이 전체 산업 생산의 82%를 점유(2023년 한국반도체산업협회(KOSIA) 보고서)하는 독과점 구조에서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은 요원하다. 2023년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이 32%에 그치며 노동집약적 생산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청년층의 이공계 기피 현상(2024년 공대 지원율 15%↓)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ㅡ 진정한 해법은 '재벌개혁'과 '인재 투자' 


노동시간 연장이 아니라 다음 세 가지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첫째, 재벌의 불공정한 하도급 납품관행을 근절해야 중소기업이 R&D에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 둘째, AI·반도체 특화 교육과정을 도입해 5년 내 5만 명의 고급기술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셋째, 중기부 예산 대비 스타트업 지원율(현재 6.7%)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정부가 제시하는 '비정규직 확대'와 '주 69시간 근무'는 디지털 시대에 완전히 부적합한 발상이다. 2024년 OECD 국가 중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1,915시간)은 이미 미국(1,757시간)보다 9% 길며, 노동생산성은 28위에 머물고 있다. 반도체 경쟁력은 더 많은 노동이 아니라 더 스마트한 혁신에서 나온다. 지금은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를 과감히 개혁하고, 인재와 기술에 대한 투자로 미래를 준비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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