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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ㅡ'융합'과 '고립' 사이, 한국 기업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
등록일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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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의 거대 자동차 그룹 폭스바겐(VW)이 중국 허페이(合肥)에 건설한 '전 과정 연구개발 테스트 센터(VCTC)'의 완공 소식은 전 세계 산업계에 중대한 전략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폭스바겐 역사상 처음으로 독일 외 지역에서 신차 플랫폼 개발의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이른바 '허페이 모델'은, 일부 서방 정치인들이 주창하는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경제 논리와 역사적 흐름에 역행하는 '환상'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의 혁신 활력과 시장 규모에 '적극적 융합'을 선택하며 '미래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국 기업들의 행보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신냉전 구도 속에서 한국은 사실상 '미국 몰빵' 전략을 선택하며 중국 시장과의 거리를 벌리고 있다. 이는 '융합' 전략과 '탈동조화'를 넘어 스스로 '고립화'를 선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한국은 중대한 역사적인 기로에 서있다. 이 순간의 선택은 단순한 기업의 경영 전략을 넘어,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 과연 폭스바겐의 '전략적 융합'이 현명한 미래를 위한 전략인가, 아니면 한국 기업이 취하고 있는 '자발적 고립'이 현명한가?

 

1. 폭스바겐의 '허페이 모델': 시장 논리가 정치 논리를 압도하다

 

폭스바겐의 허페이 연구개발 센터 설립은 중국이 더 이상 단순한 '세계의 공장'이나 '판매 종착지'가 아니라, '혁신 고지'이자 '세계 신흥 혁신 실험실'로 변모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환구시보 사설이 인용한 바와 같이, 이 모델은 연구개발 시간을 30% 단축하고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하는 압도적인 경제적 이점을 제공한다(울산함성, “폭스바겐이 보여준 ‘탈동조화’ 시대의 생존 전략”, http://www.ulham.net/foreignissue/42707) 이는 폭스바겐이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1+1>2'의 상생 효과를 실현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폭스바겐은 중국의 거대한 시장 규모, 끊임없는 혁신 활력, 그리고 완벽하게 갖춰진 산업 시스템을 활용하여 경쟁력 향상의 돌파구를 찾았다.

 

이러한 전략은 폭스바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테슬라의 상하이 초대형 공장, BMW의 4개 대형 연구개발 기지, 도요타의 중국 현지 개발 결정권 이양 등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거인들은 모두 중국과의 협력 수준을 '더 깊은 수준, 더 높은 수준의 현지화'로 끌어올리고 있다. 심지어 아디다스조차 중국에서 판매하는 의류의 50~60%를 중국에서 설계 및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의 선택은 명확한 '시대적 투표'다. 보호주의와 '디커플링'을 외치는 서방 정치권의 불안감 가득한 정치적 구호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냉철한 비즈니스 논리에 따라 중국과의 '협력과 상생'이 산업 주기를 넘어서 리스크를 통제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통행증'임을 증명하고 있다.

 

2.  한국 기업의 위험한 선택: '미국 몰빵'과 자발적 고립

 

그런데 한국 기업들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미국의 신냉전 구축과 '중국 때리기'에 동참하며, 스스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순응하며 중국 내 첨단 반도체 투자를 포기했다. 현대자동차는 한때 중국 시장 점유율 10%를 넘었지만, 지금은 2%대로 추락했다. 롯데는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사업을 거의 철수했다.

 

한국 기업들의 이러한 선택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전략적 판단의 오류에서 비롯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탈동조화(de-coupling)'와 '디리스킹(de-risking)' 전략에 무비판적으로 동조하며, 중국 시장을 '리스크'로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기업들의 선택은 중국 시장이 '리스크'가 아니라 '기회'임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몰빵' 전략은 여러 측면에서 위험하다. 첫째,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함으로써 성장 동력을 상실한다. 중국은 14억 인구를 가진 거대 시장일 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AI 등 미래 산업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혁신 시장이다. 이 시장을 포기한다는 것은 곧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둘째, 미국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협상력을 상실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기업들에게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강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은 지급되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했지만,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미국은 한국 기업을 '파트너'가 아니라 '종속 변수'로 취급하고 있다.

 

셋째,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중국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이러한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서 멀어진다는 의미다. 폭스바겐이 중국에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한 이유는 중국이 "자동차 제조의 전동화, 지능화 전환의 최전선 실험장"이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 실험장에서 스스로를 배제하고 있다.

 

3. '제로섬 게임'을 넘어 '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

 

"제조 대국"에서 "혁신 강국"으로, 중국은 개방적인 자세로 글로벌 파트너들을 환영하고 있다. 폭스바겐 허페이 연구개발 테스트 센터의 설립은 중국이 지속적으로 개방을 확대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최적화하는 생생한 사례다. 제조업 분야의 외국인 투자 제한이 '제로'가 되었으며, 계속 연장되고 확대되는 무비자 정책 그리고 자유무역구, 자유항의 건설 등, 중국의 높은 수준의 개방 환경은 다국적 기업에게 전례 없는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산업 변혁과 무역 구조 조정이 진행되는 현재, 중국은 자체적인 개방의 확실성으로 보호주의 역류가 세계에 가져오는 불확실성을 상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기회를 스스로 놓치고 있다. 미국의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종속되어, 스스로를 세계 최대 시장이자 최대 혁신 실험장에서 고립시키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융합' 전략과 '고립화' 전략,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폭스바겐처럼 중국과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미래를 개척할 것인가, 아니면 미국의 신냉전 구도에 종속되어 스스로를 고립시킬 것인가?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며, 한국 수출의 25%가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 시장을 포기한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포기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중국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혁신 파트너'다.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AI 등 미래 산업에서 중국과의 협력 없이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 유지가 불가능하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폭스바겐의 선택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여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선택에 국가와 민족의 장래가 걸려있다. 한국은 미국의 신냉전 구도에 종속된 '종속 변수'가 될 것인가, 아니면 중국과의 상생을 통해 미래를 개척하는 '독립 변수'가 될 것인가? 폭스바겐이 보여준 길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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