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논평
울산함성 편집위원회
등록일 : 2025.12.12
 
통일교 교주 한학자.png
통일교 총재 한학자.

 

최근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정치 유착 의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지난 8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충격적인 진술을 했다. 통일교가 야당은 물론 여당 소속 정치인들에게도 광범위하게 금품 로비를 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2018~2019년께 천정궁을 방문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인사하고 현금 3천만원과 명품 시계 2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8년 9월10일 통일교 내부 문건인 '한학자 특별보고'에는 전 장관이 통일교 모임에서 축사를 하고 협조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윤 전 본부장은 전 장관이 통일교의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터널 사업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재판정에서도 "현 정부 장관급 인사 등 4명과 국회의원 리스트를 특검에 말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그는 20대 대선 당시 '직접 접촉 시도 대상'으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언급했으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등의 이름도 거론됐다. 임종성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 측근 그룹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들은 일제히 부인하고 나섰지만, 윤 전 본부장의 구체적인 진술과 통일교 내부 문건의 존재는 단순히 허위로 치부하기 어려운 정황들을 담고 있다.

 

특검이 지난 9일 '통일교의 민주당 지원' 의혹 사건을 경찰에 이첩함에 따라, 경찰은 특별전담수사팀을 편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공개적으로 '종교재단 해산'을 언급한 데 이어 9일에도 "개인도 범죄를 저지르고 반사회적 행위를 하면 제재가 있는데, 재단·사단 법인도 반사회적인 지탄받는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말해,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ㅡ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스스로 깨끗한 자만이 개혁을 말할 수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유교의 고전인 『대학』에 나오는 이 말은 정치의 본질을 꿰뚫는 진리다. 자신을 닦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하게 한다는 이 원리는 단순한 순서가 아니라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스스로 깨끗하지 못한 자가 어떻게 남을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통일교 금품 로비 의혹은 바로 이 '수신'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다. 통일교는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던 종교단체다. 합동결혼식, 영감상법, 정치 개입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아왔으며, 일본에서는 헌금 강요 등으로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고 그들의 사업에 협조했다는 의혹은,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더욱이 통일교의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터널은 경제성과 안보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어온 사업이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면서도 경제적 타당성이 없고, 국가 안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 사업에 대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고 협조했다는 의혹은, 단순한 금품 수수를 넘어 국가 이익을 배신한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민주당은 과거에도 자신의 비리로 인해서 개혁 정국을 망친 적이 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드루킹(Druking) 여론 조작 사건 (2018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 투기 사태 (2021년)를 들 수 있다. 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 (2018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2020년) 등 소속 주요 인사들의 연이은 성 비위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 동력을 크게 훼손하고 당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원리는 특히 개혁을 추진하는 세력에게 더욱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기득권 세력의 부패와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나선 세력이, 스스로 부패와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면 어떻게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겠는가? 개혁을 추진하는 세력이 스스로 깨끗하지 못하면, 그 개혁은 반드시 실패하고 마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ㅡ 불철저한 민주당에 기대어야 하는 ‘진보의 비애’ 벗어나야

 

그러나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이러한 이미 더럽혀진 민주당에 기대어,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추진할 수밖에 없는 현재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의 운명이다.

 

'제2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이재명 정부는 전임 정부의 내란 행위를 척결하고, 재벌 개혁과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등 재벌 기업들이 ‘광역형 비자’를 통해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를 대량으로 고용하며 청년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을 때, 이재명 정부는 이를 방조했다. 조선업 호황에도 불구하고 지역 경제가 침체하고 청년 실업이 증가하고 있을 때, 정부는 대기업 편에 섰다. 그리고 이제 통일교 금품 로비 의혹까지 터지면서, 이재명 정부의 개혁 의지와 도덕성에 대한 의문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은 이러한 '더럽혀진 민주당'에 기대어 내란 세력을 척결하고 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비극적 운명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첫째, 통일교 정치 유착 의혹은 여야 불문하고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대로 "여야 관계없이, 지위 고하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되어야 하며, 불법적 청탁 및 금품 거래가 있었다면 종교재단 쪽은 물론이고 연루된 정치인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엄벌해야 한다. 

 

둘째,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은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넘어, 독립적인 정치 세력화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깨끗하지 못한 민주당'에 기대어야만 하는 현재의 구조는,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다. 

 

진정한 개혁은 오직 깨끗하고 헌신적인 정치 세력, 즉 노동자와 서민의 삶에 뿌리내린 진보세력이 주체가 될 때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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