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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연맹 앞 밧줄 고공농성·단식투쟁 이어지는데… 민주노총, "산별 자치권" 내세워 책임 회피
- 정부·기업 향해선 무소불위 영향력 행사하더니, 제 식구 목숨 건 농성엔 "소관 밖" 방관
- 가해 주체에 다시 돌아가 해결하라는 비정함… '특별 진상조사위' 구성할 정치적 의지조차 부재
민주노총 총연맹 본부가 입주한 서울 광화문 건물 외벽 30여 미터 공중에서 줄 하나에 목숨을 건 밧줄 고공농성이 이어지고, 길바닥에서는 목숨을 건 단식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사령탑'을 자처하는 민주노총이 내놓은 공식 입장은 실망을 넘어 경악을 자아낸다. "규약상 직권으로 진상조사기구를 꾸릴 수 없다"는 비겁한 면피성 해명이 전부였다.
민주노총은 지난 9월 7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총연맹과 산별노조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조직 특성상, 개별 산별노조 내부 인사나 징계에 개입하거나 결과를 번복하기 어렵다"며 "직권으로 별도의 진상조사기구를 꾸리는 것도 규약과 규정상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조직인 공공운수노조와 당사자가 알아서 대화로 해결하라는 취지다.
ㅡ 자치권이라는 이름의 방관… '가장 강력한 노동권력'의 두 얼굴
민주노총의 이 같은 주장은 형식적인 조직 법리나 규약의 문구 뒤로 숨어버린 '관료주의적 방어막'에 불과하다.
민주노총은 정부나 기업, 사측을 향해서는 전체 노동자의 사회적 대변자이자 강력한 투쟁 기구로서 무소불위의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안마당인 총연맹 건물 앞과 외벽에서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해고'를 호소하며 목숨을 걸고 농성하는 비상사태에 이르자, "우리는 연합체일 뿐 자치권이 없어 개입할 자격이 없다"며 발을 빼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노동자의 생명권과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어 온 민주노총이 스스로 정당성을 부정하는 극심한 모순이다.
ㅡ '특별기구' 선례 외면…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의지 고갈
민주노총의 "규정이 없다"는 해명은 사실상 문제 해결 의지가 없음을 자인한 것에 다름없다. 노동조합 운동의 역사에서 조직 내부의 중대한 인권 침해나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문구상의 규약에 매이지 않고 지도부의 결단이나 중앙집행위원회 합의를 통해 '특별 진상조사위원회'나 '중재위원회'를 구성해 해결책을 모색했던 선례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권 조사 불가'만을 되풀이하는 것은,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치적 결단조차 내리지 않겠다는 행정편의주의적 방만에 불과하다.
ㅡ 피해자를 다시 벼랑 끝 가해 조직으로 밀어 넣는 비정함
결국 민주노총의 이 같은 방관이 피해자들을 다시 사지로 내몰고 있다. 현재 피해자들이 지목하는 직장 내 괴롭힘과 2차 가해의 주체는 바로 공공운수노조와 그 산하 조직이다.
그럼에도 상급단체인 총연맹이 "당사자 간 대화가 우선"이라며 선을 긋는 것은, 벼랑 끝에 선 피해자에게 자신을 절망으로 내몬 가해 조직의 품으로 다시 들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 제3자의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조사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폭력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형국이다.
민주노총이 말하는 '노동 존중'과 '연대'는 과연 어디로 갔는가. 자치권이라는 그럴듯한 명분 뒤에 숨어 자조적인 핑계만 대는 민주노총 총연맹의 관료적 태도는, 목숨을 걸고 외벽에 매달린 노동자의 줄을 스스로 끊어버리는 비정한 방조 행위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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