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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0대 지부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기호 순으로 왼쪽부터  강봉진, 문용문, 안현호, 임부규 후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2023년 10대 임원 선거가 11월 13일(월)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 개막됐다. 현대차지부 선관위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후보 등록이 마감된 15일 현재 모두 4개  후보군이 등록했다.  이들 후보군은 이달 29일(수)까지 열띤 선거전을 펼치게 된다.


15일 등록 마감과 함께 진행된 기호 추첨 결과 기호 1번 강봉진 후보(노동자함성), 2번 문용문 후보(민주현장 ), 3번 안현호 후보(금속연대), 4번 임부규 후보(민주노동자)로 결정됐다. 

 

그동안 현대차 조합원들 내에선 지난 9월 19일 타결된 올해 임단협 결과를 놓고 현 집행부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 현대차가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임금인상이나 성과금이 예년에 비해 특별히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약 개정이 함께 겹쳐 있는 년도여서 조합원들은 ‘정년연장’이나 ‘차별철폐’ 등과 같은 제도개선 문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최근 현대차지부는 60년대생 조합원들이 매년 2천여명씩 정년퇴직자가 발생하면서 조합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국민연금 수급 개시일이 62세~65세로 연장된 관계로, 이와 연계하여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강해져 왔다. 또 지난해 10월 27일에는  불법파견 관련 1차 '집단소송' 대법원 판결에서 1차 업체 소속 159명에 대한 최종 승소 판결이 나왔다. 이에 대해 사측은 평소 법원의 최종 승소 판결이 나올 경우 “소송 참여 여부 및 조합원 여부와 관계없이 전체인원에 대해 차별 없이 결과를 준용할 것”이라고 사측 유인물인 <함께 가는 길>을 통해 공식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대법 승소판결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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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길> 2014년 9월 24일자. 맨 아래 줄에  '최종 확종 판결시' 차별 없이 '결과 준용'에  관한 문구가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 요구의 관철을  주요 선거 슬로건으로 제시하며 당선되었던 안현호 현 집행부가 올해 단체협약 교섭에서 별반 이렇다 할 성과를 얻어내지 못하자 조합원들의 불만은 자연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현장 분위기를 감지한 현장 제조직들은 활발히 움직였다.  현 집행부가 소속된 금속연대를 제외한 나머지 민주파 현장조직들은 9월 추석 무렵을 전후하여  ‘공동행동’의 주창으로 소위 ‘5자 연대’(민주현장, 민주노동자, 노동자함성, 공동행동, 새빛)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4차례 모임을 가지면서 구체화 되던 선거연대는 10월 들어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노동자함성’ 그룹이 제외되고 ‘4자 연대’로 전환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만약 이 ‘4자 연대’ 라도 잘 유지되었더라면, 아마도 10대 임원 선거에서 집행부 교체가 무난했을 것이라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뜻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지부장 후보를 내기로 낙점받은 민주현장 그룹에서 막판에 수석부지부장 후보로 내정된 민주노동자 그룹 측의 후보에 대해 그 과거 전력을 거론하며 인물 교체를 요구하는 바람에 ‘4자 연대’가 깨어지고 만 것이다. 이에 따라  노동자함성과 민주노동자 그룹이 각자 독자 후보를 내어 선거 참여를 선언하면서, 최종적으로 이번 선거는 ‘4파전’으로 치르게 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다크호스로 주목받는 후보는 단연 기호 1번을 배정받은 강봉진 후보이다. 강 후보는 앞서 언급한  ‘5자연대’에서 제일 먼저 배제된 노동자함성 그룹이 배출한 후보이다. 지난 1991년 현대자동차 공작사업부(현 엔진사업부)에 입사하여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올해로서 만 33년 차인 노동자다. 강봉진씨는 평소 사측과의 관계에서 매우 원칙적인 자세로 임했다는 것이 주변 조합원들의 평가다. 이 때문에 사측으로부터 ‘기피인물 1호’로 평판이 나 있는데, 애초 순조롭게 진행되던 ‘5자 연대’에서 노동자함성 그룹이 배제된 이유도 나머지 4개 조직들이 사측과의 원만한 관계를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 이 ‘선거연대’가 애초 내걸었던 ‘현 집행부 심판’이라는 취지가 훼손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노동자함성 그룹은 평소에도 다른 현장조직들과는 달리 사내 불법파견 문제나 차별철폐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여 왔으며, 원하청 연대와 금속노조 개혁 등을 주장하는 등 민주파 내에서도 강경파로 손꼽힌다.

 

이에 비한다면 다른 후보군은 주로 기존 ‘4대 메이저’ 그룹에 속하는 출신들이라 특별히 새로운 점은 없다. 예컨대 기호 2번 문용문 후보의 경우 민주현장 그룹(전국회의, NL계열)에 속하는데, 문 후보와 민주현장은 지난 2012년에 지부 4대 집행부를 구성한 경력이 있다. 기호 4번 임부규 후보는 민주노동자 그룹 출신이다. 이 조직은 원래 민투위, 혁신민주, 민연투 3개 조직이 지난 2월 통합하여 새로 만들어졌다. 그중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민투위 역시 민주현장이나 금속연대와 마찬가지로  ‘4대 메이저’에 속하는 현장조직으로, 지난 1기와 2기 집행부 및 최근(2018년)에는 7기 하부영 집행부를 구성한 적이 있다. (표1 참조)

 

< 표1>  역대 현대차지부 집행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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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듯 4파전 구도가 형성된 현대차지부 10대 임원선거는 현재로선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혼전이 예상된다. 지부의 ‘임원선거관리 규칙’에 따라서 다음 주 11월 20일(월)부터 이달 29일까지 약 10일간의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게 된다. 1차 투표는 11월30일(목) 진행되며, 만약 여기서 과반수 이상을 얻은 후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다득표 순으로 1, 2위 후보 간에 2차 결선투표를 치른다. 2차 투표일은 12월 5일(수)에 진행되며, 그 다음날인 12월 6일 최종 당선자 확정공고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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