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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전국 41곳 수소문 끝 부산 이송, 신고 후 4시간 30분 만에 수술
충북보건의료대책위는 7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에서 응급 분만이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부산으로 이송되던 중 태아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공공의료 공백이 부른 예견된 비극”이라며 진상조사와 공공의료 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일 밤 11시께 시작됐다. 임신 29주차 산모의 태아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져 즉각적인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충북은 물론 인근 충청권에서도 산부인과와 소아과 전문의가 동시에 대기 중인 병원을 찾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이후 전국 상급의료기관 41곳에 연락하며 전원 가능 병원을 수소문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제때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부산 동아대병원으로 이송이 결정됐다. 신고 접수 이후 수술대에 오르기까지 약 4시간 30분이 걸렸고, 산모는 목숨을 건졌지만 태아는 끝내 사망했다.
응급 분만이 필요한 산모가 충북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3시간 거리 부산까지 이동해야 했던 현실은 지역 필수의료 체계가 사실상 붕괴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ㅡ “현장은 이미 무너졌다” 반복된 경고 외면한 충북 공공의료
박옥주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충북의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경고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충북도는 구조적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지난 4년 동안 공공의료 확충보다 의료비 후불제 같은 단기 정책에 치중해온 김영환 도정에 있다”고 비판했다.
현장 의료노동자의 증언도 이어졌다. 충북대병원 응급실에서 23년째 근무 중인 문상미 간호사는 “이 사건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반복돼 온 위험 신호가 현실이 된 것”이라며 “의료 체계가 돈이 되는 분야와 돈이 안 되는 분야로 나뉘면서 응급·분만·소아 같은 필수의료는 가장 먼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간호사는 또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일일이 전화를 돌려 전원 병원을 구걸해야 하는 원시적인 방식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그 사이 환자의 상태는 악화된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버텨달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인력과 운영비를 책임지는 공공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책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의 응급의료 현실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응급실 내원 환자 사망률은 수도권이 인구 10만 명당 5.9명인 반면 충북은 16.1명으로 약 3배 높았다. 중증응급환자 영역에서는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 대책위의 설명이다.
양승준 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장은 “충북은 상급종합병원 1곳에 의료기능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지역 간 의료격차가 매우 심각하다”며 “공공의료를 적자라는 프레임으로만 보는 지자체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태아 사망 사건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ㅡ 지방선거 앞두고 “필수의료 안전망 구축 공약 내놔야”
충북보건의료대책위는 이날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3대 과제와 9대 정책 공약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응급·소아·분만 필수의료 안전망 구축 △초고령사회 대응 공공돌봄 체계 수립 △공공보건의료 특별회계 설치와 민관 거버넌스 구축 등이다.
대책위는 “150만 충북도민이 응급 상황에서 가까운 병원을 찾지 못해 생명을 잃는 일이 더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도지사 후보자들은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구체적 재정 계획과 실행 로드맵을 도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숨진 태아를 애도한 뒤 “충북도는 사건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공공의료 체계가 실질적으로 강화될 때까지 대응과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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