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12.19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을 보도하는 언론보도 행태 비판 
강봉진(노동자함성 편집위원장, 엔진·변속기사업부)
등록일 : 202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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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조 추가부담·소송 대란”…대법 통상임금 판결에 재계 비상(동아)
‘통상임금 폭탄’··· 기업 매년 7조 떠 안는다 (서울경제) 
청년일자리 24만개 사라진 셈 ··· 한숨커진 기업(서울경제)
“인건비 상승·소송남발 우려” 경영계, 대법원 통상임금 ‘반발’(파이낸셜 뉴스)
 "대법 통상임금 판결로 기업부담 심화…임금체계 개편해야"(뉴스1)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 포함' 판결에 경제계 "기업 환경 악화" 우려(MBC)
"통상임금 범위 확대, 기업 임금체계 개편 불가피"((아시아경제)
조건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재계 "현장 혼란 우려"(국제신문)

 

지난 12월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상여금 통상임금’에 대한 판결이 나온 이후 모든 언론은 ‘경제 악영향’, ‘ 기업 초비상’, ‘청년일자리 24만개 사라진 셈’ 등 대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통상임금 범위가 크게 늘어나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각종 법정수당, 퇴직금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진 기업들의 지급의무 발생으로 경영 부담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한다”

“연장·야간·휴일근로, 연차휴가 등 법정수당 증가 요인을 최소화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내년도 노사협의 또는 임금 교섭 전략을 사전에 수립해야 한다”
“복잡한 임금 항목을 축소하고 성과급 비중을 높이는 임금체계 개편이 궁극적 대응이 될 수밖에 없다”

등 재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목소리만 크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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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 매일경제

 

‘기업 매년 7조 추가 부담’은 “매년 7조원을 떼 먹었다”는 자기고백

 

특히 눈에 띄는 기사는 이번 판결로 “연간 6조7889억원의 추가인건비가 발생한다”는 경총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선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재직자 지급 요건 무효 결정만으로도 연간 6조7889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총은 "이 액수는 법리 변경으로 인해 영향받는 기업들의 1년치 당기순이익 중 14.7%에 달한다"며 "최대 3년치 소급분을 일시에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영향받는 기업 전체 당기순이익의 44.2%에 달하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근무일수 기준에 따른 정기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는 현대차도 매년 최대 1000억원이 넘는 인건비를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2024.12.19)  

 

“고정성 개념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법령상 근거 없이 축소시킨다”  (12.19 대법원 판결)

 

위 기사를 뒤집어 보면 경총은 그동안 통상임금의 잘못된 산정으로 당연히 지급해야할 임금 을 매년 6조7천억원정도  떼먹었다고 자기고백을 한 것이다. 

 

<대법원 2013.12.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해서는“‘조건의 충족여부와 관계없이 임금의 지급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될 것’을 의미하는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제시하고, 그에따라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은 ‘근무일수의 충족’이라는 조건의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고정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하였다”며 “그러나 이러한 의미의 고정성 개념은 통상임금에 관한 정의 규정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1항을 비롯한 근로관계법령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 고정성 개념은 통상임금의 범위를 법령상 근거 없이 축소시킨다. 이로써 (잔업·특근·야간근로 등) 연장근로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어 연장근로 등을 억제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게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23023다302828. 2024.12.19. 선고)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상여금도 ‘정기성’ ‘정률성’ ‘고정성’이 있다면 통상임금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상여금은 통상임금 적용이 안되는 때에 나름대로 노동자에게 유리한 판결이었다.


그런데 11년 후 2024년 판결에서는 ‘고정성’을  ‘통상임금을 파악하는 징표’에서 제외하므로써 통상임금을 범위를 넓혔다. 이 판결을 하면서 대법원은 “고정성 개념은 통상임금에 관한 정의 규정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1항을 비롯한 근로관계법령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고 분명한 근거를 대고 있으며,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3명 만장일치로 판결했다.         
즉, 2013년 판결의 한계를 지적하며, 근로기준법에 기초해서 잘못된 판결로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당하는 것을 바로잡아 준 것이다. 

 

그동안 노동자들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봐 왔다는 증거는 무수히 많다.
체불임금에 대한 법원 판결과 노사합의가 이를 증명한다. 

 

현대차지부 현대모비스위원회 전·현직 조합원 34명이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소송  1심(2022.9.1. 선고)에서 법원은 1,302,342,153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지난 2024년5월30일 대법원 판결로 확정됐다. 


지난 2024년 1월11일 일진베어링 노동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한 ‘임금 청구 소송’에서 소송이 제기된 지 약 4년 4개월 만에 1심에서 “6명의 노동자에게 1인당 지연이자를 포함해 약 6천300만원(총액 3억 8천여만원)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로 적용하지 않은 발생한 체불임금에 한 속소이었다. (*노동자들은 2016년 8월부터 2019년 7월까지 3년치 미지급 임금을 달라며 2019년 9월 소송을 냈고, 애초 190명이 소송에 참여했으나 중간에 노조가 임금개편 체계를 합의하면서 조합원 대부분이 소를 취하해 6명만 남아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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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현장 선전물 . 2019.2.27


기아차의 경우 통상임금 상여금 소송에서 노동자 측이 2심까지 승리한 후 사측의 요구로 2019년 3월 노사합의를 했다. 합의안은 미지급금은 1차 소송기간(2008년 8월∼2011년 10월)의 지급 금액은 개인별 2심 판결금액의 60%를 정률로 지급하고, 2·3차 소송 기간과 소송 미제기 기간인 2011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는 800만원을 정액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노동자측이 이길 것이 뻔한 소송을 지급할 금액을 깍아서 합의한 것이다. 이 합의에 반발해 2천여명의 조합원들은 소 취하를  하지 않고 지금도 소송중이다.        
나아가 노사는 ‘상여금 750%를 통상임금으로 적용’하면서 통상시급 계산에서 ‘통상수당’을 통째로 빼먹는 꼼수를 부려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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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 750% 적용 통상임금과  통상시급을 설명하는기아차지부 선전물(2019.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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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9  대법원 판결 후 기아차지부  현장조직  <현장의 힘>  선전물

 

대법원 선고 하루 앞두고  대표소송 취하 한 현대차 

-부제소  동의서 제출을 전제로 일시금 지급 합의

-상여금 600% 통상임금 적용하면서 단체협약 개악,  당시 비판 많았다.

 

현대차의 경우를 살펴보자.
현대차노사는 지난 2013년 3월5일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대표소송을 제기하면서 현대차지부 조합원 윤0근외 22명이 낸 대표소송에서는 3년간 임금 청구 소송 금액이 760,408,402원 이었다. 1인당 평균 3,300만원이었다. 10년 이면 1억이 넘는 돈이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 예정(2019.9.10.)을 하루 앞둔고 2019년 9월9일 대표소송을 취하하면서 격려금(미법금·미래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으로 근속년수에 따라 일시금 최대 600만원-최소 200만원 + 주식15주(170만원 상당)를 받고 퉁쳤다.
또한 ‘상여금 600% 만 통상임금 적용’에 합의하면서 단체협약 개악을 통해 통상시급을 낮추는데 합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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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 600% 통상임금  전환에 합의하면서  OT 30시간 제외는  물론  통상시급 계산 에서 기존보다 후퇴한 개악안에 합의했다.
현대차지부 쟁대위속보 8호(2019.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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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법원 판결  승소자인 강봉진 동지가 소속된  자주노동자회 대자보(2019.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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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차별철페투쟁위원회(차투위)  대자보  2019.7.29

 

왜 현대차와 기아차에서는 법원 판결에 앞서 소 취하를 약속받고 이런 합의를 하게 되었을까?
어차피  판결에 따라 지불할 수밖에 없는  체불임금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서였다고 판단한다.  
즉 기업들은 자신들이 임금을 떼먹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소급적용은 불가능’하다고 한 판시를 비판해야 

 

변경된 새로운 법리는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고려하여 이 판결 선고일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하되, 다만 이 사건 및 이 판결 선고 시점에 이 판결이 변경하는 법리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 통상임금 해당여부가 다투어져 법원에 계속 중인 병행 사건에는 구체적 사건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사법의 본질상 새로운 법리를 소급 적용하여 한다. (대법원 23023다302828. 2024.12.19. 선고)

 

대법원은 이번 판결 결과에 대해 이 사건과 현재 계류 중인 사건에 대해서만 소급적용을 하고, 판결의 효력을

판결일인 12.19 이후 부터  적용한다고 판시했다.  십여년 간 부당하게 못받은 금액이 분명하고, 법에서도 최소한  3년 간의 임금청구권이 있는데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라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워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제한해 버린 것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 승소자인 현대차지부 강봉진 조합원의 소송대리인으로서 승소를 이끌어낸  김기덕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소급적용 제한’의 문제를 비판한다. 

 

 “대법원은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의 통상임금 법리는 소송 중인 사건을 제외하고는 판결 선고 이후부터 적용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이미 통상임금 소송을 하고 있지 않았던 노동자들은 재직자조건, 일정근무일수조건의 상여금 등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추가 법정수당 등 임금 지급을 청구할 수 없게 됐다. 사용자측 사정을 고려해 대법원이 이런 절충적 판결을 한 것에 대해는 원고 강봉진도 나도 불만이다. 그동안 많은 사업장 노동자들이 세아베스틸사건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아베스틸사건에 관해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기다리면서 소송하지 않고 있었던 것인데, 졸지에 소용없게 돼버렸다. 괜히 기다렸다가 청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아무리 전원일치로 고정성을 통상임금 개념징표에서 제외시킨 의미 있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해도 자신의 임금청구권을 상실하게 된 이 나라 노동자들에게는 장래에 적용받는 것이라 해도 불만이 없을 수 없다”

(김기덕. 매일노동뉴스.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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