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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가 고공농성 중인 함계남·양규서 조합원 사건과 관련해 공식 입장문을 냈다. 지부는 3년에 걸친 ‘조직 기밀자료 외부 유출’이 징계해고의 불가피한 사유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조합원에게 내린 해고의 칼날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함계남 씨의 임금체불 소송을 담당해 온 이민석 변호사가 지부의 입장문을 법적·논리적으로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법률 전문가의 눈으로 본 서울지부 입장문의 핵심 오류와 궤변을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파헤쳐 본다.
1. 원인 제공자는 노조… “임금대장조차 안 써놓고 증거 제출을 죄라 하나”
서울지부는 함계남 씨가 3년 치 운영위원회 회의록 등 100여 개 파일을 노동청과 법원에 제출한 것을 두고 “조직의 기밀을 무단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 변호사의 반박:
근로기준법상 모든 사업주는 ‘임금대장’을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기본 중의 기본인 임금대장조차 작성하지 않았다.
노동자가 떼인 시간외수당을 돌려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으려면 자신이 언제, 얼마나 일했는지를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임금대장이 없는 상태에서 주말 근무와 초과 노동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는 회의에 참석했음을 보여주는 ‘회의자료’뿐이었다.
이민석 변호사는 “서울지부가 임금대장을 제대로 작성했거나 연장근로를 인정했다면 회의자료를 제출할 이유도 없었다”면서 “자신들이 법을 위반해 임금대장을 안 만들어놓고, 체불 임금을 받으려고 증거를 제출한 노동자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강요하는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2. ‘활동가’와 ‘노동자’의 혼동… 정치적 신념을 이유로 해고할 수 없다
서울지부는 회의록에 담긴 사측 대응 전략이나 정치적 성격의 논의 내용이 법정에 공개된 것 자체를 ‘반조직적 비위행위’로 규정했다.
■ 변호사의 반박:
노동조합 상근자는 노동운동을 하는 ‘활동가’인 동시에, 지부로부터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회의자료의 정치적 기밀성은 ‘활동가들 사이의 정치적 가치’일 뿐, 법적인 영업비밀이나 기밀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 변호사는 “정치적 판단에 의해 상근자의 ‘활동가’ 자격은 박탈할 수 있을지 몰라도, 떼인 임금을 청구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로서의 신분을 박탈(해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서울지부가 활동가와 노동자의 지위를 심각하게 혼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3. 법원에 낸 증거가 기밀 유출? “경쟁사 기술 도용 아닌 정당한 권리행사”
법원은 회사의 내부 자료가 외부로 제출되었을 때 부당해고 여부를 결정하는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있다.
■ 변호사의 반박: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해고는 부당해고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⓵유출의 목적: 돈을 받고 경쟁사에 기술을 팔아넘긴 악의적 유출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떼인 임금을 돌려받기 위한 ‘정당한 권리 구제 목적’이었다.
⓶실제 피해 여부: 회의록이 불특정 다수나 사측에 무단 유포된 것이 아니라, 비밀유지 의무가 있는 법원과 노동청 등 공공기관에만 제출되었으므로 노조에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즉, 법에 따라 제출된 증거를 두고 '조직 파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노동법의 기본 원리를 무시한 주장이다.
4. ‘5인 미만 사업장’의 그늘… 꼼수로 피해 간 사법 판단
서울지부는 자신들이 "5인 미만 사업장이라 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며 해고 처분은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 변호사의 반박:
사태의 진실은 다르다. 현행법상 5인 미만 사업장은 시간외수당 50% 가산 지급 의무가 없으며, 노동위원회를 통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검찰이 시간외수당 체불 고소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릴 때 근거로 삼은 것이 바로 “서울지부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점이었다. 서울지부가 이 입장을 제출하지 않고서 검찰이 알아서 언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한, 서울지부가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함계남 씨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상대를 상급조직인 '의료연대본부'로 지정할 수밖에 없었고, 본부는 "우리가 직접 고용한 사용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기각되었다. 결국 법원과 노동위원회는 징계해고가 정당한지 내용조차 판단하지 못한 채 절차적 한계로 기각했던 것이다.
이 변호사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기간(3개월)은 지났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이라도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서상 해고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면 민사상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이 소송은 3개월이 지나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5. 맺으며: "증거 냈다고 해고한 징계는 사회적으로도 원천무효다“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해야 할 노동조합이 정작 자신들이 고용한 상근자에게는 ▲임금대장 미작성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 ▲증거 제출을 이유로 한 보복성 해고를 감행했다.
이민석 변호사는 “소송 과정에서 정당하게 증거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를 해고했다면, 그 징계 사유 자체가 반사회적이고 반노동적이므로 원천무효”라고 일갈했다.
산재를 당한 상근자에게 집단적인 사퇴 압력을 가하고, ‘직장 내 괴롭힘’이 폭로되자 ‘5인 미만 사업장’으로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간 의료연대 서울지부, 그것도 모자라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조직 기밀 유출’로 포장해 해고를 정당화하는 의료연대 서울지부. 이들의 입장문은 민주노조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부정하는 참담한 고백록이자 궤변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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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계남(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 해고자)
202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