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구시보 / 김정호(편집위원) 번역
등록일 : 2023.04.03
울산함성 - 유럽, 대중국 관계 새로운 모색 중.jpg
폰데어라이언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의 대중국 정책에는 모순과 갈등이 충만하다.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독자적인 대중 협력의여지에 대한 각계의 공감대는 유럽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대중국 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는인식의 토대를 제공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1월 숄츠 독일 총리와 12월 미셸 유럽이사회 의장의 방중으로 중·유럽 관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인 데 이어, 최근 중국과 유럽은 또다시 밀집된 상호교류의 물결을 맞고 있다. 먼저 산체스스페인 총리가 3월 29일 중국을 방문했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언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이 다음 주에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도 4월 중순에 방중을 모색하고 있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외교적 물결로 중국과 유럽 관계는 그간의 하락추세를 멈추고 꽃피는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이 같은 배경하에서 폰데어라이언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유럽정책연구센터와 메르카토르중국연구소 양대 싱크 탱크가 개최한 토론회에서 중국-유럽 관계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발표해 각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연설은 그녀가 ‘EU의 주요 책임자’로서 중·유럽 관계에 관한 첫포괄적 발언이자, 이어지는 방중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두에서 그녀는 “우리와 중국의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관계 중 하나”라고 강조하였으며, 말미에서는 “중국은 역사와 진보, 도전의 매혹적이고 복잡한 결합체”라는 말로 끝맺음을 하였다. 이런 강연을 통해서 폰데어라이언은 새로우면서도 낡은, 그리고 분명하면서도 또 모순적인 신호를 동시에 보냈다. 그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에서 중국이 보여준 태도는 “미래중국-유럽 관계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며 “중국이 중국 주도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추구한다”라는 그간 강조해 온 워싱턴식 어조가 충만한 논조를 되풀이하면서도, 또한 중국-유럽 관계는흑백 논리가 아니며, 중국 화두는 방어적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은 불가능하며, 유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적지 않은 보호주의색채가 포함된 이른바 (중국으로부터의) 경제 ‘탈위험화’ 전략을 강조했다.

 

이 강연에서 우리는 그동안 유럽의 대중국 정책 논쟁 중의 각종 ‘대중국 천진(순진)론’ ‘대중국 의존 감소론’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중국의 특수 책임론’ ‘중국-유럽의 이념적 차이 강조론’의 깊거나 혹은 얕은 그림자를 엿볼 수 있으며, 유럽의 대중 정책은 여전히 논쟁 중임을 알 수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국과 유럽 간 차이점이나 갈등 목록을 찾아서 그 리스트를 가지고 중-유럽관계를 진단하기보다는, 유럽이 “중국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폰데어라이언의 연설에 반영된 하나의 무시할 수 없는 공감대를 인정한 선상에서, 유럽은 응당 중국과의 접촉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

 

미셸 유럽평의회 의장은 유럽은 자주적 입장을 가져야 하며 무조건 미국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뜻을 내비친 바 있다. 보렐리 EU 외교안보정책 대표 또한 미국의 엄격한 대중국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따라서 우리는 강대국 관계의 변화 국면에서 EU의 위치를 찾으려는 EU 지도자들의 최근 노력의 연속선상에서 이번 연설을 봐야 한다. 현재 EU의 대중국 정책에는 모순과 갈등지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인 대중 협력의 여지를 남겨두기를 바라는 것이 각계의 공감대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는 유럽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대중국 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는 인식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양측의 정치·외교 관계는 비록 우여곡절을 겪었어도, EU가 추구하는 번영과 성장 전망에서 중국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중국은 2020년, 2021년 2년 연속EU의 최대 교역 상대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과 유럽 교역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하루 평균 20억 유로 이상의 수출입액을 기록한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EU는 러-우 분쟁 이후 미국의 유럽 본토 제조업의 대량 흡수, 실리콘밸리은행(SVB) 위기가 유럽 금융 안정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더욱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저명한 학자 키쇼르 마흐부바니*는 일찍이 유럽에 동남아시아 방식을 본받기를 제안한 적이 있다. 즉 미국 측에 자신들을 줄 세울려고 강요하지 말기를. 우리는 해결해야 할 더 중요한 문제가 있음을 반복해서 환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자신의 이익이 무엇인지, 더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나면, 중국과의 협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어렵지 않게 답할 수 있다. 중국과유럽 사이에는 근본적인 이해 충돌이 없으며, 공통 이익이 불일치보다 훨씬 크다. 이 기본 원칙이야말로 유럽의 ‘전략적 자주성’이 지녀야 할 인식 상 내용이다.

 

*키쇼르 마흐부바니(Kishore Mahbubani)ㅡ 싱가포르 외교관이자 학자이며 전 유엔안보리 의장을 역임한 바 있음.

 

우호(友好)는 중국의 대유럽 정책의 기조이며, 협력이 중국의 대유럽 정책의 총체적 목표라는 사실을 중국은 여러 차례 유럽 측에 밝힌 바 있다. 물론 중국은 유럽 지도자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실무적인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 하지만 중국과 유럽 관계의 진정한 꽃 피는 봄날을 맞기 위해선, 양측은 서로 마주 보고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원제목: 흑백 사고를 버리고, 중국-유럽 관계의 꽃 피는 봄날을 맞이하길

(원문보기)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CJ1ZRvQL4Y

 

환추스바오(环球时报; 환구시보)는 1993년 창간된 중화인민공화국의 언론이다. 인민일보의자매지로, 영자 신문인 글로벌 타임즈(Global Times)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간지였다가 다양한 국제기사로 이름을 날리면서 독자들의 호응을 얻자 발행날짜를 늘렸고, 이후일간지로 전환했다. [이상 ‘나무위키’의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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