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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3월 15일 김기현과 이재명의 만남은 윤석열 정권과 민주당의 화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당대표로 새로 당선된 김기현이 민생법안 처리를 부탁하기 위해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예방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는데, 김기현은 이런 만남을 여야 대표 간 격주 회담으로 ’정기화‘ 하자고 제안했고, 이재명은 경제위기 해소를 위한  '여야 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하자고 화답했다.


물론 아직 몇 차례 고비는 있겠지만, 이재명의 벼랑 끝 위기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든 느낌이다. 이 고비만 넘기면 윤석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이재명에 대한 검찰의 압박은 더 이상 어렵게 된다. 따라서 위 두 사람의 회동은 단지 일시적인 제스처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며, 머지않아 그들의 제안들이 우리 눈앞에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2. 

한국경제가 점차 파국의 수렁으로 치닫게 됨에 따라 '보수대연합'이 출현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고 있다. 그 경로에 있어선 이하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 첫 번째 가능성ㅡ 국민의힘이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다. 이 경우 당연히 합법적 파시즘이 즉각적으로 출현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은 평소 호언한 대로 '노동개혁(개악)'을 마음껏 밀어붙이고, 민주노총을 식물노조로 만들어 놓으려 덤벼들 것이다. 하지만 이미 강력하게 성장한 조직된 노동자들의 저항 또한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지난 87년과 같은 사회 대변혁의 위기를 맞으면서,  한국의 보수반동세력은 민주당에게 손을 내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두 번째 가능성ㅡ 국민의힘이 2024년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이다. 이 경우 여소야대 정국에 집권 후반기의 레임덕까지 겹쳐, 보수반동세력 혼자서는 도저히 경제적 파국을 수습할 수 없기에 ‘보수대연합‘의 출현은 필연이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처럼 대통령 권력만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이상 두 가지 가능성 중 지금으로선 두 번째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윤석열은 국민의당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다양한 세력의 성장을 억지로 누르고, 김기현이란 꼭두각시를 앉혀놓으면서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분명 정권의 지지기반을 넓히기보다 협소화시킴으로써 총선에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이번 대일 굴종외교처럼 굵직굵직한 국익이 걸린 문제에서 앞으로도 외교적 실책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윤석열 정권이 하늘처럼 의지하는 미국의 패권적 지위가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 이점이 결정적일 것이다. 얼마 전  그동안 앙숙이던 중동지역의 두 맹주 이란과 사우디가 중국의 중재하에 화해에 성공했다. 이 사건이 의미하는 바는 미국 단일패권  시대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미국이 과거처럼 위세를 떨칠 수 있는 지역은 서유럽과 북미 대륙 일대, 그리고 한국과 일본 등 몇 나라 밖에는 없다. 따라서 더 이상 2차 대전 직후에 나타났던 냉전과 비슷한 ’신냉전‘ 질서로의 회귀 혹은 이데올로기를 기준으로 한 진영 가르기는 불가능해졌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도 윤석열과 그로 대표되는 한국 보수반동세력의 시대착오적 신냉전 구도가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간의 여러 차례의 경험은 노동자계급과 민중이 결코 민주당을 너무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권의 일시적 위세에 결코 기죽지 말아야 하지만, 다른 한편 민주당의 ‘박해받는’ 모습에도  현혹되지 말고 굳건히 자기 갈 길을 가야 한다. 물론 필요하다면 잠시 사안별 연대는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서로 갈 길을 가는 것이야말로 과거 촛불항쟁의 성과를 고스란히 민주당에게 받치고, 민주당은 다시 그것을 보수반동세력에게 내어주는,  이처럼 끝없이 되풀이되는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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