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
등록일 :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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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6일, 중국 국무원이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18차 회의에 제출한 2024년도 국유자산 관리 종합 보고서는 중국 경제의 독특한 특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2024년 말 기준, 전국 국유기업(금융기업 제외)의 자산 총액은 401.7조 위안(약 56.6조 달러)이며, 그중 국유 자본권익은 109.4조 위안에 달한다. 국유 금융기업의 자산 총액은 487.9조 위안(약 68.7조 달러)으로, 그중 국유 금융 자본권익은 33.9조 위안으로 집계되었다.  (관련자료: “中 국유자산 최신 ‘재산 현황’ 공개”,  2025.10.29.  https://blog.naver.com/haidywang/224057587751)
 
이러한 방대한 국유자산의 존재와 관리 방식은 중국이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도 여전히 사회주의적 성격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이며, 국유자산의 효율적 운용 가능성을 입증하는 사례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1.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한 민주적 관리 감독 체계

 

중국의 국유자산 관리 체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한 최종적인 관리 감독 시스템이다. 2024년도 국유자산 관리 종합 보고서가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제출된 것은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국유자산이 "전 인민의 소중한 공동 자산"으로서 인민의 대표기관에 의해 감독받는다는 원칙을 구현한 것이다.

 

보고서는 각 지역과 각 부처가 국유자산 관리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전 인민의 소중한 공동 자산을 철저히 관리하고 잘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유자산이 특정 관료 집단이나 기득권층의 사유물이 아니라, 전체 인민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명확한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전인대를 통한 관리 감독 체계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첫째, 국유자산의 운용과 처분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된다. 전인대에 정기적으로 보고함으로써 국유자산의 규모, 구성, 운용 성과가 공개되고 인민의 감시를 받게 된다. 둘째, 국유자산이 전사회와 인민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 전인대는 인민을 대표하여 국유자산의 운용 방향과 정책을 심의하고 결정할 수 있다. 셋째, 국유자산 관리의 책임성이 강화된다. 관리 부처와 국유기업은 전인대에 대해 책임을 지며, 부실 관리나 부패에 대한 견제가 가능해진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jpg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 모습

 

2. 사회주의적 성격의 견지: 공유제 기반의 시장경제

 

일각에서는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자본주의로 변질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4년 말 기준 401.7조 위안에 달하는 방대한 국유자산의 존재는 중국이 여전히 사회주의적 성격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는 공유제를 근간으로 하는 것으로서, 여러 가지 종류의 경제 구성요소와 함께 그것들의  ‘공동의 발전’이라는 방침을 가지는 것으로 정의된다.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핵심 특징은 생산수단의 소유제가 공유제를 주체로 하면서 개체경제, 민영경제, 외자경제 등 다양한 소유제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의 독특성으로서 여전히 국유 내지 공유 부문이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유기업이 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약 1/3 수준에 달한다. 이는 생산수단의 사회적 소유라는 사회주의의 핵심 원칙이 중국에서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유자산의 방대한 규모는 단순히 양적 지표를 넘어 질적인 의미를 지닌다. 첫째, 국가가 경제의 핵심 부문을 장악함으로써 시장의 무정부성을 통제하고 계획적 조절이 가능하다. 에너지, 금융, 통신, 교통 등 국가 경제의 명맥을 쥐고 있는 전략 산업이 국유 부문에 집중되어 있어, 국가는 거시경제 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둘째, 국유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전체 인민의 복지 향상에 사용될 수 있는 물질적 기반이 된다. 사회보장, 교육, 의료, 주택 등 공공서비스의 확충에 국유자산의 수익이 활용될 수 있다. 셋째, 빈부격차 완화와 공동부유 실현의 수단이 된다. 국유자산은 소수의 자본가가 아닌 전체 인민이 소유하므로, 경제 성장의 과실이 보다 공평하게 분배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된다.

 

결국, 중국이 시장경제를 도입한 것은 사회주의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를 더욱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론적 선택임을 알 수 있다.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되, 생산수단의 공유제를 유지함으로써 시장경제의 폐해를 통제하고 사회주의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핵심이다.

 

3. 국유자산의 효율적 운용과 가치증식

 

국유자산이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이라는 것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유포한 편견이다. 중국의 사례는 국유자산이 잘 관리 감독된다면 충분히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으며, 자기 가치증식을 통해 전체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2024년 말 기준 국유기업(금융기업 제외)의 자산 총액 401.7조 위안, 국유 자본권익 109.4조 위안이라는 수치는 단순히 보유 자산의 규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지속적인 투자와 경영을 통해 축적되고 증식된 결과이며, 국유자산이 경제 발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음을 보여준다.

 

국유기업들은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여왔으며, 2025년 중국은 5퍼센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서방 국가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은 당 정책 기조에 따라 각 지역별에 부합되는 질적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두고 내수 확대와 첨단 기술 자립, 제품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국유기업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유자산의 효율적 운용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에 의해 가능하다. 첫째, 지속적인 국유기업 개혁이다. 중국은 국유기업 개혁을 한층 강화하여 경영 자율성을 확대하고, 현대적 기업 지배구조를 도입하며,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둘째, 명확한 전략적 방향 설정이다. 국유기업들은 국가의 장기 발전전략과 연계하여 첨단 기술, 인프라, 에너지 전환 등 핵심 분야에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셋째, 전문 경영인 제도의 도입과 성과 중심의 평가 시스템이다. 국유기업들도 시장 경쟁 환경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영 체계를 갖추어가고 있다.

 

국유자산의 가치 증식은 단순히 기업의 이윤 증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유기업들은 일자리 창출, 기술 혁신, 지역 균형 발전, 사회적 책임 이행 등 다면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예를 들어, 국유 인프라 기업들은 수익성이 낮더라도 국가 발전에 필수적인 철도, 도로, 통신망 등을 건설하고 운영한다. 국유 금융기업들은 중소기업과 농촌 지역에 대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여 포용적 성장을 지원한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 창출은 단기적 이윤만을 추구하는 사기업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4. 전체 경제 발전에 대한 기여

 

국유자산과 국유기업은 중국 경제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401.7조 위안의 국유기업 자산과 487.9조 위안의 국유 금융기업 자산은 중국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라 할 수 있다.

 

국유자산이 전체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첫째, 거시경제 안정화 기능이다. 경제 위기나 불황 시기에 국유기업들은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유지함으로써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중국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국유 부문의 적극적인 역할 덕분이었다. 둘째, 전략 산업 육성과 기술 혁신의 주도이다. 반도체, AI, 신에너지 등 미래 핵심 기술 분야에서 국유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기술 자립과 산업 고도화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 지역 균형 발전의 촉진이다. 국유기업들은 수익성만을 고려하지 않고 낙후 지역의 개발과 인프라 건설에 투자함으로써 지역 간 격차 해소에 기여한다.

 

또한 국유 금융기업들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실물경제에 대한 금융 지원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33.9조 위안의 국유 금융 자본권익은 금융위기 예방과 대응 능력의 기반이 된다. 중국이 서방 국가들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금융위기를 겪지 않는 것은 국유 금융기업들이 투기적 금융 활동을 통제하고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결론

중국의 사례는 신자유주의가 주장하는 "민영화만이 효율성을 보장한다"는 도그마가 허구임을 보여준다. 오히려 핵심 산업과 금융 부문에 대한 공적 소유와 통제는 경제의 안정성을 높이고, 장기적 발전전략을 추진하며, 사회적 형평성을 제고하는 데 필수적이다. 물론 중국의 국유자산 관리 체계가 완벽한 것은 아니며, 관료주의, 부패, 비효율 등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들이 국유자산 자체의 본질적 한계가 아니라 관리 방식의 개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과제라는 점이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신자유주의 정책 하에서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공공서비스의 질 저하, 요금 인상, 고용 불안정, 공공성 약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의 국유자산 관리 경험은 공적 소유와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 인민의 공동 자산으로서 국유자산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인민의 복지 향상을 위해 활용하며, 지속적인 개혁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는 중국의 모델은 21세기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중요한 참조 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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