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안기호(현대차비정규직노조 1기 위원장)
등록일 : 2023.05.25

 

 2022년 10월 27일 대법 승소, 해고 이후 18년 만에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에서 정규직으로 원직 복직하는 날, 설레는 마음으로 현장 첫발을 내디뎠다. 현장으로 들어오는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오는 조립차량에 부착된 명판 하단에 “내 손으로 최고의 차”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원직 복직한 업무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공정이다. 인원 10명 중 나만 정규직이고 기존에 일하던 비정규직은 직접 고용한 촉탁직으로 채워져 있다. 현대자본은 불법파견 판결 이후 하청업체를 없애고 고용형태를 촉탁직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노동부의 불법파견 공정 및 법원의 잇따른 승소 이후, 촉탁 노동자의 수가 상당이 늘어났다.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해왔던 나로서는 그들의 지극히 불안정한 처지를 보며 참으로 미안한 마음과 함께 분노가 교차한다. 

촉탁직 노동자들은 기피 공정에서 3개월씩 연장하여 최대 1년 10개월에 한해서 일할 수 있다. 자본은 파견법을 비켜나가기 위한 꼼수로 근속 2년을 채우기 전에 잘라버리는 것이다. 

 

더구나 재입사는 평생 불가능하다. 현대차 자본이 내세운 “내 손으로 최고의 차”는 2년도 되기 전에 ‘완전히’ 버려지는 촉탁 노동자의 현실과는 극명한 모순이다. 이런 현실은 부끄러운 비정규직 정규직화 운동의 자화상이다.

 

Dsc07095.jpg
2003년 5월 2일 현대차노조  임단투 출정식에  당당하게  함께했던  비정규직투쟁위원회 깃발! 


2001년경부터 각각의 논의와 준비를 거쳐 2003년 비정규직투쟁위원회 결성했다. 그해 7월 비정규직 노조를 출범시켰고, 현대차 자본은 극악한 탄압을 자행했다. 새내기와 다름없는 비정규직 노조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차 자본과의 명운을 건 싸움 과정이었다. 

 

하나의 파도를 넘으면 또 다른 거대한 파도가 수없이 밀려오는 공포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분신,  자결, 구속·수배, 해고, 손배 등 이루 말할 수 없었던 탄압에 맞선 투쟁은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촉탁직 노동자의 현실 앞에 투쟁 승리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에서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성과급 차별과 특별채용으로 재입사한 9천 명의 노동자들의 차별 문제가 여전하다.

 

photo_2023-03-13_14-34-48 (2).jpg
2023년3월13일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20년 넘게   현대차 불법파견  철폐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임단협 등과 불법파견 투쟁이 지속되고 있고 불법파견 투쟁으로 인한 손해배상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장에는 촉탁직을 비롯한 불안정 노동자가 넘쳐나고, 윤석열 정부는 노골적으로 노동자 죽이기에 나서는 상황, 현장에는 여전히 탈의실 휴게실조차도 정규직만이 쓰는 현실에서 무엇을 위한 노동조합이고 운동인지 근본적인 고민과 자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출처:  <노동자신문> 5호

 

P7080047.jpg

2003.7.8   설립총회 에서  초대 위원장에 선출된 안기호 동지.   안기호  동지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비정규직노동자로 일하던 중  2003년 노동절을 맞아 4월30일 ‘비정규직 인간선언’을 발표했고, 5월2일 현대차비정규직투쟁위원회(비투위) 총회에서 대표로  추대되었고,  7월8일 비정규직노조 초대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임기 중 불법파견 투쟁을 주도해 2005년 2월 해고 되었다. 해고된 지 18년만인 2022년10월27일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정규직으로 판결 받아 12월 정규직으로 복직하여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 5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오피니언

국물이 흘리면 난리 나지만 라이더 피가 흐르면

 이런 현실을 상점, 배달업체, 고객, 누가 알아줄까?

이상진(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2023.05.25

1

오피니언

불법파견 투쟁 18년 만에 정규직으로 복직했으나

안기호(현대차비정규직노조 1기 위원장)

2023.05.25

오피니언

7인의 제국주의 강도단,  인류 대학살장 히로시마에서 가증스럽게도 전쟁 획책과 북핵반대를 외치다!

백철현 (전국노동자정치협회)

2023.05.24

오피니언

맑스가 본 민족과 계급

김장민(노동자신문 편집국장)

2023.05.18

오피니언

정치세력화는 민주노총 사업, 정당 사전 동의 불필요  

정치부대·정치교육과 정치투쟁·강력한 원내정당 건설

김장민 (노동자신문 편집국장)

2023.05.18

오피니언

이제, 노동자정치세력화를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으로 구체화하자

김동성(노동자신문 편집위원)

2023.05.18

오피니언

미국의 정보공작 유형, 튀르키예 대선

한설(예비역 육군준장)

2023.05.15

오피니언

중대 전환점을 맞은 정권퇴진 투쟁이 나아갈 길을 제안한다

백철현 (전국노동자정치협회)

2023.05.12

오피니언

[현장투고]  지부장님, 일본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변창기 (현대자동차 변속기)

2023.05.12

오피니언

이산(離散)의 아픔을 너머

- 제18회 입양의 날을 맞이하여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2023.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