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장민(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 연구위원)
등록일 : 2024.06.03
중국은 ',채권자 제국주의', 인가.jpg
노사과연은 최근 “중국 제국주의와 부채함정 씨스템”이란 번역글을 게재했다.  중국은 과연 '채권자 제국주의'  인가?  

 

 

ㅡ 사상논쟁의 실천적 의의

 

오늘날 사회주의는 맑스주의자, 레닌주의자 이외에도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다양한 흐름을 포함합니다. 맑스주의자, 레닌주의자들은 자본주의 극복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주의자들과 불필요한 사상논쟁을 하지 않습니다. 실천적인 의미가 없는 사상논쟁은 반자본주의전선을 약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제국주의자들이 동유럽에서 우크라이나 파쇼를 도구로 삼아 러시아와 대리전쟁을 하는 한편 동북아에서 대만과 한국을 도구로 삼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80여 년 동안 전쟁을 조성하고 있는 미국제국주의에 대한 집중적인 투쟁을  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자칭 일부 사회주의자들이 제국주의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확대하여 자본주의 수괴인 미국에 대한 투쟁을 분산시키고 있습니다. 

 

모든 사회주의혁명의 성과를 부정하고 소위 '진정한 사회주의'를 구호로 외치는 신좌파들과, 트로츠키보다 더 악의적으로 러시아혁명을 모욕하는 잡다한 트로추키주의자들이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맑스주의, 레닌주의의 개념을 멋대로 파괴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그리스공산당처럼 자칭 맑스주의자, 레닌주의자들이 러시아공포, 중국공포라는 제국주의 프로파겐다에 젖어 있는 서구 여론에 편승하여, 미국 제국주의에 대한 집중타격을 분산시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오류입니다.

 

ㅡ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맑스와 레닌의 기본 개념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와 같은 사회구성체는 "생산양식과 경제생활이라는 토대와 그에 조응하는 상부구조"라고 규정했습니다. 즉 경제구조와 이에 조응하는 정치구조의 총합체가 사회구성체입니다. 

 

레닌 이전의 홉슨의 제국주의론, 힐퍼딩의 금융자본론, 카우츠키의 초제국주의론, 로자의 자본축적론은 제국주의가 추상적인 자본주의의 구체적 형태이자,  자본주의의 보편적 형태에 더해진 특수한 형태라는 점을 명확히 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반해 레닌은 제국주의가 정책이 아니라 시스템(구조-편집자 주)이라고 기존의 이론을 비판했습니다. 홉스나 카우츠키처럼 제국주의가 정책이라고 본다면 제국주의간 전쟁은 정책을 변경함으로써 피할 수 있지만, 시스템이라면 제국주의전쟁은 필연적이라는 것이 레닌의 요지입니다. 

 

레닌은 제국주의는 경제구조(상품과 자본수출, 금융자본의 우위)와 거기에 조응하는 정치구조(시장에 대한 독점적 지배, 영토식민지, 반식민지, 대리정권)의 총합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는 제국주의가 자본주의의 특수한 형태, 즉 경제구조와 정치구조의 통합인 사회구성체라는 점을 명확하게 지적한 것입니다. 레닌이 제국주의를 독점자본주의로, 독점자본주의를 제국주의로 본 것이나, 제국주의를 자본주의 최고 단계라고 규정한 것도 제국주의가 자본주의의 특수한 형태 즉 사회구성체로 본 것*입니다.

 

*여기서 '자본주의의 최고단계'와 '사회구성체' 개념은  범주가 다르며,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편집자 주]

 

중국을 제국주의라고 부르는 노동자연대.jpg
중국을 제국주의라고 부르는 노동자연대

 

ㅡ 중국이 제국주의라는 주장의 모순

 

그리스공산당을 포함하여 중국이 제국주의라는 주장들은 그 근거로 중국의 '상품 수출'과 '자본수출'을 제시합니다. 하지만 금융자본의 산업자본에 대한 우위, 금융자본의 정치 장악력, 특정 국가의 시장에 대한 독점적인 지배, 경제적 착취를 강요하는 영토식민지, 반식민지, 대리정권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즉 제국주의를 금융과 상품의 수출을 통한 경제적 착취라는 경제적 측면으로만 규정합니다. 이들은 식민지적 지배에 대한 증거가 없자, 차관 등에 의한 정치적 영향력 혹은 정치적 상호의존을 제시합니다. 

 

이들의 주장은 제국주의 사회구성체를 경제구조로만 보는 것입니다. 또한 식민지적 종속을 정치외교적 영향력으로 완화시키고 있습니다. 사회구성체인 제국주의를 이처럼 정책으로 보는 것은 맑스주의, 레닌주의와 인연이 없습니다. 과거 소련이 상품과 자본 수출의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으로 인접국을 지배하는 것은 제국주의가 아니라 팽창주의, 패권주의라고 합니다. 또한 제국과 제국주의를 구별해야 합니다.

 

ㅡ 수정주의와 기회주의에 대한 자의적 선동

 

수정주의란 맑스와 레닌의 기본 이론을 수정하는 것이며, 그리스공산당과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 제국주의에 대한 집중 투쟁이 부담스러울 때 중국과 러시아도 제국주의라고 하면서 양비론을 취하는 그리스공산당의 행태가 그에 해당합니다.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반공주의에 기생하면서 “나는 소련, 중국, 북한 같은 현실 사회주의국가를 진정한 사회주의라고 보지 않는다.” 고 자랑하는 우경화된 트로츠키주의자들이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들입니다. 반공좌파, 반북좌파라는 해괴한 단어가 나오는 것은 이런 기회주의자들 때문입니다. 

 

ㅡ 그리스공산당 기회주의의 사회적 기반과 정치적 기반

 

러우전.jpg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 부르주아 민주주의 국가들은 과거 러시아제국, 독일제국, 일본제국과 같은 전제국가들이 합세해서 서구를 점령할 것으로 걱정했습니다. 독일과 일본이 패전한 후 부르주아민주주의를 수용한 이후에는 소련에 대한 공포가 지배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부흥한 이후에는 이 양국이 서구 체제를 전복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선 이런 공포가 폭넓게 퍼져 있어, 러시아와 중국을 옹호하는 정당은 부르주아선거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한국에서 북을 비판하지 않는 진보정당은 빨갱이 정당으로 찍혀 유권자에게 외면당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리스공산당 역시 그리스에서 10% 이상, 유럽의회에서 자국의 1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기득권정당입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각 진보정당들에게 <십자가 밟기, 러시아 밟기>가 강요되는 상황에서 양비론을 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그리스공산당의 이론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바로 반북좌파, 반공좌파, 반중좌파, 반러좌파의 기회주의적 속성 때문입니다. 

 

맑스는 공산당선언에서 프랑스에서 유행하는 사회주의를 상황이 다른 독일에 적용하려고한 자들에 대해 "진정한 사회주의"라고 조롱한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미국대사관과 러시아대사관을 똑같이 항의방문하는 등 균형을 가져야 한다는 양비론자들의 태도는, 러시아가 우리와 실천적인 대립이 없다는 점에서도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조롱받을 일입니다.

 

ㅡ 철학의 기본 개념과 맑스주의를 왜곡하는 양비론자들

 

제국주의라는 사회구성체 개념은 5가지의 정치적 경제적 표지(속성)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중 한 두가지 표지만 지녔다면 제국주의적 속성을 지녔다고 할 수 있지만, 제국주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개념과 표지, 존재와 속성을 혼동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양비론자들은 철학의 기본개념도 왜곡하고 있습니다.

 

맑스와 레닌은 자신의 이론이 경제주의, 경제결정론으로 환원되는 것에 결사코 반대했습니다.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를 경제구조로만 파악하여 사회구성체를 경제개념으로 축소시키는 것은 맑스나 레닌과 무관한 이론입니다. 하지만 이런 양비론자들이 항상 맑스와 레닌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이론이 정통인 것처럼 대중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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