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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폭염이 덮친 26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옵티칼 고공 농성장을 방문했다. 고공 농성장 아래에서 김 장관은 농성 중인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과 마이크를 이용해 3분간 대화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고공농성을 한 지 566일째가 되는 날이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일했던 한국옵티칼은 일본 니토덴코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로 2003년 구미 공단에 설립됐던 회사다. 이후 LG디스플레이 등에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필름을 납품해 왔다.
그런데 2022년 10월 구미 공장에서 화재 사고가 난 뒤 법인을 청산하고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17명은 정리해고됐다. 니토덴코는 이후 구미공장의 생산 물량을 평택공장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했다. 노동자들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물량이 옮겨간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주장했고,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이 요구 관철을 위해 2024년 1월 8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는 옥상에서 “우리는 단지 이 공장에서 일한 노동자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우리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고, 노동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폭염에 하루라도 빨리 동료들과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할 일을 찾고 고민하겠다. 사람 위에 법이 있을 수 있겠나. 잘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고공농성장 대화를 마치고, 공장 내부 노조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 자리에서 금속노조 장창열 위원장은 “560일이 넘는 고공농성 투쟁 이면에는 외국인 투자기업 자본의 횡포가 있다. 한국에 들어와 혜택을 보고 이윤을 벌어가지만, 남아있는 것은 노동자에 대한 폭력이다. 사측이 교섭 장소 아예 나오지 않고 있다. 장관 방문 계기를 통해 외투 자본 관련 법을 개선하고, 박정혜가 빨리 내려올 수 있도록 대통령실과 고용노동부가 역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훈 장관은 “지난 정부에서 노사 법치란 이름으로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았다. 이재명 정부는 노사자치가 노사관계의 대원칙이 돼야 한다. 노사 자치를 이루기 위해 정부가 교섭을 주선하고, 또 촉진하면서 당사자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3년간 철도 노동자로 살면서 교섭도 하고, 재판도 받고, 억울하게 돈도 물어봤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판결도 노사 합의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래야 지속 가능하다. 제안을 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김영훈 장관은 전날인 25일 또 다른 고공농성 사업장인 서울 중구 명동 '세종호텔'을 찾았다. 세종호텔은 지난 2021년 12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식음료사업부를 폐지하며 조합원 12명을 포함한 직원 15명을 정리해고했다.
노조는 사측이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이 같은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장은 올해 2월 13일부터 165일째(27일 기준), 세종호텔 앞 교통구조물 위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지부는 세종호텔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도 희망퇴직·정리해고를 한 데다 특정 노조 소속 조합원만 '표적 해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사업장 소속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문제는 법적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아, 정부의 노사 중재가 긴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26일 금속노조와의 간담회에서 "고용부가 적극 관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속노조는 고공농성 투쟁을 끝까지 엄호하고 승리로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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