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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양
ㅡ 한국, 개혁이 아닌 정치혁명이 필요한 사회로 추락 중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과 쿠바는 무장혁명을 치렀다. 조선혁명은 사회주의 국제역량과 연대했다. 칠레와 베네수엘라는 선거혁명을 경험했다. 유럽은 부르주아민주주의 발전에 따라 점진적인 개혁과정을 겪었다. 목적은 같지만 경로는 조건에 따라 다르다.
한국의 경우 박정희, 전두환 시절 체제전복운동이 정당성을 획득했다. 민주화와 정권교체 이후 유럽식의 개혁이 대다수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민중이 박근혜를 끌어내렸다.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탄핵이라는 부르주아절차를 마무리했다. 부르주아기구들이 파국을 회피하면서 운동세력조차 피를 흘릴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내란 사태에서 국회, 검찰, 사법부, 헌법재판소와 같은 부르주아 기구들이 조율능력을 상실했다. 국회는 부르주아 양당의 대립으로 국민이 아닌 부르주아 한 정파의 대표기구로 전락했다.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부르주아 법리로 재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파 논리로 재판하고 있다.
경찰, 공직수사처, 검찰과 같은 공안기구들이 서로 권력을 차지하려고 부르주아 강제력을 스스로 와해시키고 있다. 윤석열이 군대를 내란에 동원했다. 하지만 민중들에 의해 무산되면서 군대는 지휘관이 없는 불안정한 무력집단이 됐다. 윤석열의 잔당 군부가 질서를 잡겠다고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다. 진짜 계엄령이 정당화되는 전쟁 유발과 내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ㅡ 개혁의 '진지전'에서 정치혁명의 '기동전'으로 전환을 고민할 때
그람시는 러시아혁명을 기동전으로, 유럽의 의회주의 개혁을 진지전으로 평가했다. 다만 유럽에서도 정세에 따라 예외적으로 기동전이 필요하다고 봤다. 문제는 평상시에 대중투쟁, 의회투쟁, 이데올로기투쟁을 주로 하는 진지전을 하다가 갑자기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어떻게 기동전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가이다. 더구나 정세의 급변을 미리 예측하고 기동전을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기동전의 예비전력을 보유한 상태에서 평상시에 진지전을 하다가 비상사태가 오면 예비전력을 기동전의 전면에 배치해야 한다.
그람시는 기동전에 있어 정당이 대중적이면서 중앙집권적이면서 원내외 투쟁을 전개하는 지도자로서 노동조합, 농민조직처럼 이해관계투쟁을 주로 하지만 정치투쟁도 병행하는 대중조직을 지도해야 한다고 봤다.
여기서 당의 대중조직에 대한 지도를 보장하는 대중적인 정치투쟁연대체가 소비에트이다. 이 소비에트는 평상시에 무장투쟁이나 체제전복투쟁을 하지 않지만 대중조직의 정치투쟁을 견인하고 비상시에 단기간에 무력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을 정도로 당과 대중조직 사이의 동맹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스탈린주의에서도 비슷하게 당, 대중조직, 통일전선체를 강조한다. 통일전선체가 바로 소비에트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 베트남, 조선에선 정치협상, 조국전선, 통일전선 등이 존재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에서도 유사한 통일전선체가 존재했다. 트로츠키주의에선 상설적이고, 중앙집권적인 통일전선체를 부정하지만 공동투쟁전선은 인정하고 있다.
진지전이나 기동전에서 모두 장군으로서 정당, 선두부대로서 소비에트, 대중조직이 항상 준비돼야 하는 것이다. 특히 당과 대중조직은 부르주아민주주의 국가에서 허용되기 때문에 핵심은 소비에트 즉 대중적인 정치투쟁연대체이다.
ㅡ 윤석열 내란정국에서 기동전으로 전환해야 할 정당, 대중조직, 민중투쟁체의 현주소는 어떤가?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과 같은 중도보수정당들이 거리에서 대중투쟁에 대한 역량이 진보정당보다 더 눈에 띤다. 진보정당은 전체적으로 조직원만 성장했을 뿐 사회적 영향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그나마 정파마다 당을 자처하고 있다. 진보정치 소수파의 분열이 자살이라면 다수파의 패권은 암처럼 전체 운동을 망치고 있다.
과거 통일연대나 민중연대가 나름 상설적인 민중전선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그 이후 통합과정에서 자주계열 일부의 패권과 평등계열 일부의 분열로 인해 민중전선은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다. 진보연대, 민중의힘, 공동행동 모두 민중전선의 위상을 구축한 바 없다. 무엇보다 당의 분열이 전선의 분열로 고착되고 있는 것이다. 민중전선 안에서 만나야 할 진보진영이 시민전선에서, 거리투쟁에서 조우할 뿐이다.
비상행동은 부르주아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범시민적인 공동전선으로 작동하고 있다. 민중투쟁체는 뼈대만 남아 이러한 시민전선에서 참모의 역할을 할 뿐이다. 지금의 민중투쟁체는 민중을 시민의 중심부대로 이끌 역량이 부족하다. 비상행동이 시민전선에 머무는 한 박근혜 탄핵처럼 그 성과는 부르주아민주주의 세력에게 돌아간다. 무엇보다 이재명 다음에 박근혜, 윤석열을 잇는 수구보수정권이 들어설 것이다.
ㅡ 노농빈학청의 대중조직을 결속하고 민중투쟁체가 기동전을 전개해야
지금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부르주아 지배질서가 와해되고 있는 중이다. 물론 현재 혼란은 부르주아지배기구의 실패로 인한 정치적 변혁기이다. 자본주의 자체를 변혁하는 사회혁명의 정세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치혁명은 그 주도세력에 따라 언제든지 사회혁명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일단은 정치적 기동전을 치른 후 정치변혁의 주도권을 민주주의자들과 분점했을 때 사회변혁을 시도할 수 있다.
진보정당들과 노농빈학청, 민중행동은 분산적으로 시민전선에 흡수돼 있다. 하나의 민중전선체로서 민주주의투쟁전선의 중심이 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내란을 종식시키고, 부르주아기구를 분쇄하고 탄핵대선에서 민중권력 창출투쟁을 공동으로 할 필요가 있다.
평등계열의 소비에트이든, 자주계열의 통일전선체이든 공동투쟁체가 없다면 민중은 부르주아민주주의자들의 소모품이다. 일단은 범국민대회에 결합하기 전에 전농과 민주노총, 진보진영이 결집하는 민중대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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