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안길성 (노동운동가)
등록일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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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조합원들이 서울대학교 병원 앞에서 윤석열 정부 의료대란 해결 촉구와 의사 집단 휴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4.06.14.)

 

최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부가 보여준 행태는, 노동운동의 기본적 가치와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실업급여는 직장을 잃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방어막이다. 이 급여는 사용자가 아니라 국가가 지급하며, 그 목적은 오로지 실직 노동자의 최소한의 삶을 지키는 데 있다. 그렇기에 노동 단체라면, 노동자들이 이런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ㅡ 실업급여 방해, 노동단체의 자격 있나

 

울산함성이 4월 29일자에 게재한 함계남 씨의 투고 기사를 보면,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자신들이 해고한 상근자 함계남 씨가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것이다. 특히 기사에 따르면,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고용보험 실업급여 수급에 필수적인 ‘이직확인서’ 발급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반려 처리’를 하거나, 정상적으로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직확인서는 해고 등으로 이직한 노동자가 실업급여를 신청할 때 반드시 필요한 서류로, 사업장 측의 협조 없이는 실업급여 신청 자체가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 실제로 함계남 씨는 이직확인서가 제때 처리되지 않아 실업급여 신청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실업급여는 ‘해고’라는 사유가 명확할 때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인데, 이를 고용주로서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는 노동운동의 기본 가치와 윤리를 훼손하고, 노동조합의 존재 이유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ㅡ ‘5인 미만 사업장’ 꼼수, 누구를 위한 것인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의료연대 서울지부가 함계남 씨를 해고하면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노동조합 내 하부단위를 독립된 하청업체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해고 요건, 해고예고수당,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 각종 노동자 보호장치를 회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꼼수다. 이처럼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자신들의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는 자본가나 악덕 사용자들이 흔히 써먹는 수법과 다를 바 없다.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겠다며 앞장서는 단체가, 정작 자신이 고용한 활동가에게는 악덕 사용주와 다를 바 없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심각한 자기모순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말이 있다. 스스로 모범을 보이지 못하는 조직이, 어떻게 자본가나 국가의 횡포에 맞서 노동자와 조합원의 권리를 지키겠다고 말할 수 있는가?

 

ㅡ 조직 내 ‘패거리 문화’와 관료주의, 노동운동의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함계남 씨는 의료연대 서울지부 내에서 조직 내 집단 따돌림과 관료주의에 맞서 조합원 권리 강화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이런 내부 비판을 수용하기는커녕, 오히려 인사권을 남용해 함 씨를 해고하고, 이후 실업급여 수급까지 방해하는 등 치졸한 보복에 나섰다. 이는 조직 내 민주주의와 비판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행위다.

 

울산함성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함계남 씨는 해고 이후에도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각종 행정 절차와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며, 오히려 함 씨를 ‘문제 인물’로 몰아가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태도가 계속된다면,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조합원은 물론, 사회적 신뢰마저 잃게 될 것이다.

 

ㅡ 노동운동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실업급여는 해고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다. 이를 조직적, 계획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는 노동조합의 본질적 사명에 대한 배신이다. 이제라도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함계남 씨에 대한 보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노동운동이 사회적 신뢰를 얻으려면, 내부에서도 공정성과 정의로움을 지켜야 한다. 내부 비판을 억누르고, 권리 침해를 자행하면서 외부의 억압에 맞서겠다는 것은 자기기만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려면, 먼저 자기 조직안에서부터 올바름을 실천해야 한다. 의료연대 서울지부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게, 스스로의 행태를 돌아보고 바로잡기를 촉구한다.

 

의료연대 서울지부 조합원들.jpg
의료연대 서울지부 조합원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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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자

노동운동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는 초심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 채칙질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2025.05.02 00:50:39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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