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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7일) 출입국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개정안의 내용은 미등록이주민이나 난민 등에 대해 그간은 외국인보호소에 무기한 구금할 수 있었던 것을 9개월을 원칙으로 하되 최대 20개월까지만 구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얼핏 생각할 때는 무기한 구금이었던 것을 최대 20개월로 기간제한을 두었으니 개선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애초에 이번 개정안은 국회나 행정부가 스스로 추진한 것이 아니다. 영장 등 어떠한 사법적 절차나 통제장치도 없이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사람을 무기한 구금할 수 있었던 기존 출입국관리법이 위헌이라고 2023년에 헌재가 판결했기에 어쩔 수 없이 개정한 것이다.
헌재 판결의 취지는 단지 무기한 구금이 가능하다는 것만을 문제삼은 것이 아니다. 이름은 외국인보호소지만 사실은 구치소나 교도소보다도 더 열악하고 온갖 인권침해가 벌어지는 일종의 감옥에 가두는 것임에도, 영장 등 사법적 심사나 외부 통제장치가 전혀 없고 담당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결정으로 인신구속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위헌판결의 이유였다.
그럼에도 기간만 정했을 뿐 외부 통제장치는 여전히 전혀 없고, 행정기관의 자의적인 결정에 맡겨져있다. 기간 또한 지나치게 길다. 열악한 구금시설에 가두지 않더라도 주거제한이나 위치추적장치 부착, 신원보증이나 보증금 납부 등 이미 다른 형사절차에서 사용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음에도, 구치소나 교도소보다도 못한 곳에 최대 20개월까지 가둘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들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최악의 인권침해이다. 부끄럽지도 않은가?
혹자는 이들은 모두 ‘불법’체류자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애초에 이들이 불법체류자가 된 것은 사업장 이동의 자유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등 반인권적인 이주노동정책 때문이다. 또한 고 강태완씨처럼 한국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부모가 체류자격이 없음으로써 태어날 때부터 미등록이주민이 된 아동도 2만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도, 정치적 박해 등을 피해 난민신청을 한 사람들도 결정이 날때까지는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되는데 이는 명백한 유엔난민협약 위반이다. 고향에서 쫓겨나 난민 신청을 한 사람들을 사실상의 감옥에 장기간 가두면서도 이 나라가 인권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더 참담한 것은, 이러한 반인권적이고 헌재의 위헌 취지를 무시했으며 국제협약에도 위배되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 국회의원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단 한 명이 반대하긴 했지만, 반대한 사람은 권성동 국힘 원내대표인데 그의 반대 이유는 이번 개정안이 반인권적이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최대 구금기간이 너무 짧다는 등의 이유라고 생각된다. 평소 인권을 외치던 ‘진보적인’ 국회의원 중 그 누구도 이번 개정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스스로 진보정당이라고 주장하는 진보당이나 기본소득당 등 비례위성정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역시 단 한 명도 반대하지 않았다.
한국 국회에는 진보가 단 한 명도 없다. 본인들이 진보적 내지 진보정당 소속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그건 말뿐이다. 이주민이나 난민의 인권을 철저히 무시하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찬성한다는 것은 사실 외국 기준으로는 극우정당 소속 의원들이나 하는 행동이다. 국힘만이 아니라 민주당이나 이른바 원내 ‘진보’정당조차 외국 기준으로는 극우에 가깝다는 것이다. 철저히 우경화되어 있는 한국 국회의 현실에 대해, 우리 노동당은 국제주의자로서의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인권은 국적이나 인종에 우선한다.
2025. 2. 28
노동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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