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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와 부산 지역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고용을 인위적으로 쪼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한 뒤 노동자를 해고하고 노조 활동을 탄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동계는 근로기준법 제11조가 이러한 편법을 가능하게 하며 사업장 규모에 따른 구조적 차별을 고착화하고 있다며 법 전면 적용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과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입법연구분과는 10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차별 없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위한 법 개정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장 규모를 기준으로 노동자를 배제하는 근로기준법 11조를 개정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라”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11조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한다. 이 때문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근로시간 제한, 연차휴가와 공휴일 보장, 부당해고 구제신청, 직장 내 괴롭힘 보호, 중대재해 관련 보호 등 핵심적인 노동권에서 제외된다.
노조는 “이 조항이 사실상 사용자가 인원을 5인 미만으로 유지하거나 쪼개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법이 보호가 아니라 차별과 탈법의 근거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일부 아웃소싱·노무 컨설팅 업체는 ‘상시 직원 5인 미만으로 만들어 노동법 위반을 피하자’는 문구로 용역 활용을 권유하며, 5인 미만으로 운영하면 근로시간 제한이나 연차휴가, 가산수당, 퇴직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노동계는 “법 회피가 노골적인 영업 수단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 사상구 마트월드에서 해고된 정철진 민주일반노조 부산본부 지회장은 회사가 직고용 인원을 줄이고 용역을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장 규모를 축소한 뒤 노조 탄압을 본격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원이 한 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만 내보내면 노조가 사라진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징계를 내리고 결국 직고용 인원을 줄여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사업장에는 용역노동자 16명과 직고용 4명 등 모두 20명이 일하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분류돼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정 지회장은 “실제로는 20명이 일하는데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 자체가 모순”이라고 호소했다.
경기 김포 ‘웅신미켈란의 아침’ 오피스텔 관리단에서 일하는 조휘양 조합원도 해고 예고 통지를 받았다. 조 조합원에 따르면 관리단은 원래 7명이 근무했지만, 관리단장의 아들이 운영하는 위탁회사에 일부 인력을 배치하면서 직고용 3명, 위탁회사 소속 4명으로 인원을 나눴다.
그는 “소속만 달라졌을 뿐 업무 내용과 근로조건은 이전과 같았다”며 “처음부터 근로기준법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였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불가능한 업무를 지시하고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주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이자 노조 활동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노동청에 문제를 제기해도 ‘현행법상 5인 미만 사업장은 구제 방법이 없다’는 답변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조차 어려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는 사업장 규모 차별 문제를 다투는 부당해고 구제신청도 접수됐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근로기준법이 만들어진 지 7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사업장 규모에 따라 노동자의 권리를 가르는 차별이 유지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정부의 공약이자 국정과제인 만큼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법 적용 확대 과정에서 영세사업주 지원 예산을 마련하고, 고용·사업장 쪼개기 같은 편법을 막기 위한 국가 차원의 엄격한 근로감독과 제도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법이 노동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사용자의 탈법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모든 노동자가 예외 없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도록 제11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이번 사례가 일부 사업장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5인 미만 사업장 제도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라며, 제도 개선 없이는 유사한 해고와 노조 파괴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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