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민(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
등록일 : 2026.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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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3일 뉴욕 브루클린 파크 슬로프 애모리 YMCA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출처=VOA


트럼프주의에 대한 유권자들의 철퇴, 마가세력도 쇠퇴


첫째 이번 선거는 트럼프의 대패이다. 민주당이 잘해서 대승한 것이 아니다. 민주당은 2년 전에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로 내세웠다가 후보를 교체하는 등 굴욕을 당했다.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의 소수정당으로서 전쟁, 관세,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의 폭주를 견제하지 못하는 등 야당으로서 존재감이 없었다. 공화당은 트럼프에 끌려다녔고, 이번 선거는 트럼프가 후보인 것처럼 모든 걸 지배했다.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양원 모두를 장악한 것은 20년 만이다. 하원 435개 선거구 중 민주당이 237석을 확보하고 25석을 앞서고 있어 과거보다 29석이 증가할 전망이다. 35개 지역의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20석을 확보하고 공화당은 13석에 불과하다. 공화당은 7개의 접전지역 중 6개 지역에서 패하고 안방을 내주었다. 나머지 지역도 격전 중이다 . 


나머지 알래스카주에서 민주당이 수백표를 앞서고 있고, 미시시피주에서 동률이라서 민주당이 더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캔자스주에서 민주당 후보가 1932년 이후 94년 만에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되었고 텍사스에서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이 탄생한 것은 1988년 이후 38년 만이다. 결국 이번 중간선거는 트럼프에 대한 심판이었고 트럼프는 집권 2년 차에 레임덕에 빠지게 됐다.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대승했다. 민주당은 36개 주지사 선거에서 과거보다 5개 주지사를 증가시켜 16년 만에 주지사의 과반수를 차지했다. 7개의 주 의회 상하원 통제권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둘째 트럼프 대패의 가장 큰 원인은 표면적으로 물가인상으로 인한 생활비 급등이다. 지역과 인종, 세대에 상관없이 트럼프를 심판하게 만든 원인이다. 물가인상의 원인은 이란전쟁으로 인한 기름값과 유제품 가격의 급등이 치명적이었고, 트럼프의 관세로 인해 수입품 가격이 오른 것도 추가적인 원인이다. 트럼프는 이민자 단속은 물론 팔레스타인 전쟁과 이란 전쟁 등에서 이슬람을 적대시하고 이스라엘을 전폭 지지했다. 하지만 전쟁에서 민간인 학살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미국 내 무슬림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미시간의 경우 민주당의 압둘 엘사예트가 최초의 무슬림으로 상원에 진출했다. 트럼프는 시민권을 박탈할 의도로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의 주거를 압수수색하는 등 무슬림 정치인들을 탄압했지만 하원에서 기존의 4명의 무슬림이 재선됐을뿐 아니라 새로 2명이 추가되고 1명이 더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전쟁 정책과 사회복지 축소에 반대하는 진보적 정치인들도 대거 당선됐다. 민주사회주의자들(DSA)의 지지를 받은 정치인들이 연방 의회 선거에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당선됐다. 하원에서 최소 5~6명이 당선됐고 이중 4명이 새로운 당선자다. 압둘 엘사예트 미시간 상원의원 당선자도 이 흐름에 해당되며 로스앤젤레스 시장 선거에서 니티아 라만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셋째 인종적으로는 유권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히스패닉 유권자가 트럼프의 이민자 단속에 반발하면서 트럼프의 공화당을 버렸다.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자신들도 이민자 시절을 겪었지만 자신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불법체류자 단속에 반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민자 단속이 합법적인 체류권이 있는 이민자, 심지어 시민권을 얻은 이민자에게까지 확대되자 이민자 출신의 유권자들이 트럼프의 이민자 단속에 위기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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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주지사에 당선된 지나 이노호사(Gina Hinojosa). 텍사스 주지사에 당선된 최초의 히스패닉계 정치인이자, 1994년 이후 처음으로 당선된 민주당 주지사다.


히스패닉은 전체 유권자의 12% 수준인데, 이중 60%가 민주당을 선택했다. 트럼프가 백인우월주의 성향을 드러내고 전체 유권자의 12% 수준의 흑인유권자에게 불리한 선거구 획정을 하자 흑인 유권자의 90%가 이에 반발하면서 민주당을 선택했다. 19세에서 29세까지의 청년 유권자 중 70%가 민주당을 선택했는데, 이들은 소득수준이 낮아 물가인상에 따른 충격이 컸고, 트럼프의 전쟁 정책, 권위주의, 대통령직을 활용한 트럼프 일가의 재산축적에 비판적이다. 


트럼프주의인 마가 지지층 일부도 민주당을 찍거나 투표를 포기했다. 마가는 원래 대외전쟁에 반대하고 국내 문제에 자원을 집중하자는 입장인데, 트럼프가 전쟁을 계속 유발하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막대한 재정지원을 하자, 트럼프에게 실망했다. 트럼프는 공화당 예비경선에 개입해 자신에게 비판적인 인사들을 낙선시키고 마가 인사를 본선에 출마시켰지만 이들 트럼프의 측근인사들은 대부분 민주당 후보에게 크게 졌다. 


결론적으로 보면 트럼프의 대패의 표면상 이유는 생활비 급등이나 근본 원인은 이란전쟁으로 인한 유가상승이다. 트럼프 역시 선거 직후 이란 전쟁을 대패의 원인으로서 인정했다. 결국 트럼프는 이란전쟁의 최대 패배자가 된 셈이다. 

 

기존을 뒤집을 수 없지만 새로운 건 막을 수 있어


민주당은 상하원에서 다수당이 됐지만 2/3를 차지한 건 아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과반수 의결로 트럼프를 탄핵소추할 수 있지만 상원에서 2/3를 얻을 수 없어 트럼프를 최종적으로 탄핵할 수 없다. 다만 공화당의 상원의원들이 동조를 한다면 트럼프가 탄핵되므로 트럼프는 공화당 의원을 포함한 의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즉 트럼프가 기존처럼 의회를 무시하면서 독주할 수 없다. 


민주당은 트럼프를 견제하기 위해 과반수 의결로 적극적으로 입법을 할 수 있지만 트럼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양원에서 2/3를 얻을 수 없어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 없다. 즉 민주당은 트럼프에게 경고를 하고, 권위를 실추시킬 수 있지만 트럼프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막을 수 없다. 트럼프는 선거 전에 거부권을 통해 민주당을 무력화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으나 선거 직후 일단 민주당과 협력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트럼프는 자신의 의지대로 양원에서 법률을 만들거나 예산을 쓸 수 없다. 트럼프는 당장 이스라엘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가 입법 대신 행정명령을 활용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즉 민주당은 기존의 트럼프 행보를 막을 수 없지만 새로운 시도를 좌절시킬 수 있다. 

 

의회의 조사권과 소환권으로 트럼프를 압박


민주당 전략은 트럼프를 끌어내릴 수 없지만 트럼프를 식물인간으로 만들고 민주당의 지지율을 올려 차기 선거에서 백악관과 의회를 동시에 장악하는 것이다. 일단 민주당은 의회 각종 위원회의 조사권과 소환권을 활용해 트럼프를 하원에서 탄핵소추를 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 것이다.

 

의회는 끊임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국방부장관 등 행정부 관료뿐만 아니라 기업의 최고경영자까지 소환하여 조사할 수 있다. 민주당은 각종 청문회를 주도하면서 전쟁, 물가인상, 이민자 단속, 관세 등 트럼프의 주요정책을 비판하면서 문제점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핵소추를 염두에 두고 트럼프의 권력남용, 트럼프 일가의 부정한 재산축적 등을 파헤칠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에 타격을 주기 위해 상원의 고위인사 인준권한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대사나 행정부 관료뿐만 아니라 연방판사에 대해 인준을 거부할 수 있다. 또한 상원은 2/3 의결이 필요한 조약의 인준을 거부하거나 과반수 의결이 필요한 의회-행정협정을 거부할 수 있다. 대통령은 이를 우회할 수 있는 행정협정을 맺을 수 있으나 의회의 협조가 없으면 예산 등 필요한 절차를 할 수 없다. 


민주당이 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협조를 거부할 경우 트럼프는 상대적으로 의회의 협조가 덜 필요한 외교안보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격적으로 끝낼 수도 있지만 정국주도를 위해 확대할 수도 있다.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깜짝쇼를 할 수 있다.

 

트럼프, 핵심사항이 아닌 경우 민주당에게 양보 가능


민주당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대신, 여론이 악화된 가자 전쟁과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란 전쟁은 끝내기를 원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에도 비판적이다. 트럼프가 완화시키려는 러시아 제재도 다시 강화될 수 있다. 민주당은 유럽과 캐나다를 압박하는 트럼프의 정책을 견제하고 대서양동맹 즉 나토를 강화시킬 의도를  갖고 있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관세와 국방비 증가 요구 등 동맹에 대한 압박도 줄어들 수 있다. 트럼프가 원할 경우 거부권과 행정명령 등을 통해 관세정책을 유지할 수 있으나 의회에서 반발이 강하고 여론이 악화되면서 연방대법원에서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번복할 수 있다. 이미 일반적인 15% 관세는 무효화된 바 있고 현재 관세도 재판 중이다. 


공화당 인사들이 주로 개입하고 있는 쿠팡, 대미투자 등의 문제로 악화된 한미관계도 개선될 수 있다. 트럼프를 비롯해 트럼프 측근들은 쿠팡의 주주이거나 주주인 적이 있으며 정치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트럼프는 선거용으로 알래스카 투자를 한국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했지만 알래스카 선거에서 고전 중이다. 


다만 민주당은 한미동맹을 강화시킨다는 명분으로 주한미군 일부 철수와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에 신중할 수 있다. 민주당이 주도하여 행정부가 전작권 전환 진행상황에 대해 의회에 매년 보고하도록 하는 입법조치가 진행됐다. 민주당은 핵확산 차단이라는 명분으로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핵연료 재처리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다. 4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경고하고 핵잠수함과 핵연료 문제를 신중히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서신들 행정부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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