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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합원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우리 투쟁했던 사진이 하나도 없어요."
9월 1일 '콘크리트 바닥을 헤집고 싹을 틔우는 새싹처럼'을 주제로 열린 의료연대본부 창립 20주기 기념식, 그리고 의료연대 서울지부 40주년 행사장에 가서야 알았습니다. 벽에 줄지어 붙은 사진 어디에도 제가 조합원들과 함께했던 투쟁의 장면은 한 장도 없었습니다.
'나만 나오는 사진을 빼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조합원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보라매병원에서, 서울대병원 식당에서, 서울대병원 임대업체 사장 집과 사무실 건물 앞에서 함께 서 있던 사람들입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는가 싶었습니다. 노동조합이 관료화되었을 때 사람을 얼마나 철저하게 짓밟을 수 있는지 새삼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투쟁은 어디에서도 혼자 승리 할 수 없습니다. 얼마나 많은 것을 내려놓고 얼마나 큰 용기를 내야 가능한지, 그리고 그 결실 뒤에 얼마나 큰 기쁨이 있는지를 조합원들과 함께 겪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이 저의 해고·복직 투쟁 속으로 덮여 버렸다는 사실이 가장 가슴 아팠습니다.
역사가 어떻게 감춰지고 왜곡되는지 알고 있었지만, 막상 제 현실에서 마주하니 충격을 넘어 말문이 막혔습니다.
함께 웃고 울며 한 걸음씩 전진해 온 투쟁의 성과가 저 때문에 지워진 것 같아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나마 조합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그래도 진실은 결국 드러나는 법이니 너무 상심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함께 싸웠던 시간의 사진을 이 글에 올리는 것으로 용서를 구합니다.
※ 울산함성은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독립언론으로서, 건강한 비판과 성실한 소통을 통한 노동운동의 혁신과 발전을 지향합니다. 울산함성은 보도의 공정성을 위해 언제나 이견이나 반론, 당사자의 해명을 적극 환영합니다. 제보메일:ulsannod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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