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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시외·광역버스 이용을 가로막는 구조적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CRPD)에 개인진정을 제기한다.
공익법단체 두루, 재단법인 동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한국장애포럼(KDF) 등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진정 취지를 밝히며 정부의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이번 개인진정에는 법무법인 지평, 법무법인 태평양, 공익법단체 두루가 진정인 대리인으로 참여했다.
진정인들은 2014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버스운송사업자를 상대로 시외·광역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를 설치하라며 차별구제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22년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실제 개선 대상은 장애인이 해당 노선을 이용할 '구체적·현실적 개연성'이 입증된 7개 노선으로 한정됐고, 올해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결정으로 국내 소송은 마무리됐다.
진정인들은 이러한 판단이 장애인에게만 특정 노선을 이용할 가능성을 미리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이동권을 동등한 권리가 아닌 시혜로 취급하는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기준이 유지되는 한 다른 지역이나 다른 노선을 이용하려는 장애인은 이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반복적으로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구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12년에 걸친 소송에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서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할 수 있는 시외버스는 한 대도 운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2019년 추진했던 휠체어 탑승설비 시외버스 시범사업도 중단된 상태다.
단체들은 정부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하위 규정에서 휠체어 탑승설비 설치를 사실상 선택사항으로 둬 제도적 차별을 장기간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 버스사업자들은 접근성이 없는 차량을 계속 도입할 수 있었고,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시외 이동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돼 왔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가 2014년 이후 여러 차례 시외버스 접근성 개선을 권고했음에도 정부가 실질적인 법령 개정과 예산 확보, 이행계획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진정인들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4조(국가의 일반적 의무), 제5조(평등과 비차별), 제9조(접근성)를 근거로 대한민국 정부의 정책이 협약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새로 도입하거나 교체하는 시외·광역버스에는 휠체어 탑승설비를 의무화하고, 기존 차량도 단계적으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적 기준과 이행기한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12년간의 국내 소송에도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시외버스를 단 한 대도 이용하지 못하는 현실은 국가가 만든 제도적 차별의 결과"라며 "정부는 장애인 개인에게 반복적인 소송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시외·광역버스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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