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소원·국회 앞 기자회견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쟁점…민주노총 산하 노조 해고 문제까지 제기
등록일 :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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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철의원 질의중 국회방송 화면 캡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문제가 헌법소원과 국회 앞 기자회견, 국정감사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 해고 구제와 노동조건 보호에 차이가 발생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일부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근로기준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2시 국회 정문 앞에서는 민주노총·한국노총 사회적 해고 공대위와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우키시마 헌법소원 대표자회의, 언론소비자주권행동 등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인권 사각지대 철폐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도 참석했다.

 

300만 노동자에게 적용되지 않는 주요 노동권

 

기자회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5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는 약 317만 8,175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16.5%에 이른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원칙적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제한하는 규정, 노동위원회를 통한 부당해고 구제절차,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유급휴가 등 주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 사업장에서 해고된 노동자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기 어렵다. 민사소송 등 다른 구제 수단이 있지만, 소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노동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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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이번 헌법소원에서 사업장 규모에 따른 차별이 헌법상 평등권과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등을 다툴 예정이다. 헌법재판소는 1999년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2019년 관련 시행령 제7조에 대해 각각 합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헌법소원 대리인단 김두나 변호사는 기존 결정이 사업주의 부담을 이유로 노동자 차별을 정당화했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노동자의 존엄과 권리를 중심에 둔 판단을 촉구했다.

 

국정감사 자료가 보여준 감독과 지원의 한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법 위반 실태와 정부의 감독·지원 문제가 제시됐다.

 

국정감사 화면에 나온 자료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임금체불 진정·신고 비중은 48.4%, 퇴직금 미지급 신고 비중은 42.5%였다. 근로감독 실시 비율은 16.3%로, 전체 근로자 기준 비율인 13.7%보다 높게 제시됐다. 사업주 대상 지원 관련 지표는 2.6%로 나타났다.

 

소규모 사업장 안전관리 조성 지원사업의 실적도 자료에 포함됐다. 인적·물적 지원사업 등의 실적은 2020년 1만 609건에서 2025년 6월 기준 692건으로 제시됐다.

 

별도의 국정감사 자료는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에 따른 노동시간, 휴가, 산업재해, 돌봄·성평등 분야의 변화를 추산했다. 법 적용 확대를 사업주의 비용 문제만이 아니라 노동조건과 사회적 편익의 관점에서도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노동실태 분석과 노사·관계 부처 협의, 전문가 논의 등을 거쳐 구체적인 확대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의 해고 문제도 도마에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는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에서 발생한 함계남 씨의 해고 문제도 제기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함 씨는 노조 상근자로 일하던 중 시간외근로수당 청구와 관련한 회의자료를 노동청과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사용자 측은 해당 자료 제출을 기밀유출로 보고 해고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함 씨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는 법적 보호의 한계로 부당해고 구제절차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해고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함 씨는 현재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배우자인 양규서 씨도 민주노총 건물 10층 외벽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며 해고 문제 해결과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투쟁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법적 보호 문제와 구체적인 쟁점은 다르지만, 노동자가 해고에 맞서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를 드러낸다. 특히 노동자의 해고에 맞서 싸워온 민주노총이 산하 조직에서 제기된 해고 문제에 어떤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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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2시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노동 시민단체

 

전태일의 외침, 여전히 현재진행형

 

1970년 전태일 열사가 외쳤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요구는 55년이 지난 지금도 노동 현장의 과제로 남아 있다.

 

헌법소원과 국회 앞 기자회견,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요구는 분명하다. 사업장 규모를 이유로 노동자의 기본권을 달리 보장하는 제도를 개선하고, 모든 노동자가 실질적인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노동조합 역시 내부에서 제기된 해고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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