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장민(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
등록일 : 202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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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4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ㅡ 스타일 구긴 우원식 개헌론, 87개헌 교훈 잊었나

 

1987년 개헌이 신속하게 진행된 이유를 보면, 첫째 1987년 6월 시민혁명으로 인해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는 것이 국민적 합의이자, 또한 여야합의가 있어 무조건 개헌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둘째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모두 대통령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단임제로 돌아가면서 하자는 것에 쉽게 합의했기 때문이다. 셋째 국회개헌안은 2/3 동의가 필요한데, 거대정당의 핵심인사들이 8인 회담, 4인 회담을 통해 핵심 조항에 대해 속전속결로 합의했다. 넷째, 나머지 조항에 대해선 국회 개헌특위에서 전문가들이 모범답안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여야 합의만 있다면 국민투표는 항상 통과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간과한 것은, 개헌의 핵심은 국회의장의 조율이 아니라 여야가 이해관계가 같아야 합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금은 여야대립으로 합의가 불가능하다.


ㅡ 국회의장 개헌론 헛발, 우원식만 아니었다

 

김원기, 임채정, 정의화, 박관용, 박희태, 이만섭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장들은 개헌을 제기했으나 전부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8년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출신의 김형오 국회의장은 자신의 직속기관으로 '헌법연구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헌법연구자문위는 2009년 8월 '5년 단임 이원정부제'와 '4년 중임 정·부통령제'의 복수 개편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2008년 광우병 의심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로 이명박 정부 내내 여야가 대립하여 국민이나 여야 모두 개헌에 관심이 없었다. 

 

2012년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출신의 강창희 국회의장 역시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헌법개정자문위는 2014년 7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집회와 여야가 대립하면서 개헌론은 주목받지 못했다. 

 

2016년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출신의 정세균 국회의장이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2017년 개헌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후 국정운영권을 민주당에게 빼앗길 것을 우려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ㅡ 2017년 탄핵 후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국회부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민 80%가 개헌에 찬성하고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까지도 모두 개헌에 찬성하는 상황이었다. 2017년 12월 29일, 여야는 합의로 헌법개정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합친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국민투표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2014년 국민투표법 일부 조항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헌법불합치 되면서 2016년부터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2018년 4월 20일, 국민투표법 처리시한이 지나 지방선거 동시 개헌은 무산됐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이 투표율을 높여 박근혜 탄핵의 후유증으로 자신에게 불리할 것이라고 보았다. 자유한국당은 개헌에 협조하지 않았고 자체 개헌안도 마련하지 않았다.

 

2018년 2월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헌법개정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대통령은 헌법개정안을 발의하였으나 5월 24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투표의원이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에 미달하여 표결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  
 
ㅡ 4년 중임제로 하되 첫 대통령은 단임제로 합의

 

개헌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는데 안 되는 이유는 거대여야가 이해관계 때문에 합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헌의 주도권을 보통 집권여당이 가지는데, 야당은 여당의 개헌이 다음 선거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개헌에 여야가 합의하려면 개헌을 주도한 세력이 갖는 기득권을 일정기간 동안 제한하면 된다. 이를테면 4년 중임제로 개헌할 때 첫째 현직 대통령은 재출마를 하지 않고, 둘째 개헌 후 최초 대통령은 4년 단임만 하는 헌법 부칙조항을 만들면 된다. 

 

총선과 대선을 같이 하면 대통령이 국회까지 장악하므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같이하고, 그 중간에 총선으로 중간평가를 하는 것이 대통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 이를테면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하되, 이재명 대표는 다시 출마를 안 하고 2030년 선출된 대통령은 4년 한번만 하는 것이다. 

 

그러면 2030년 대선에 대해 여야 모두 자신들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설사 자신들이 지더라도 2034년에는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야 모두 이런 절충적인 개헌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ㅡ 대통령 나눠먹기 아닌 유권자를 위한 개헌이 필요

 

현재 쟁점이 되는 것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도입이다. 1987년 헌법이 노태우, 3김이 대통령을 돌아가면서 하기 위해 5년 단임제라는 변칙적인 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딱 5년만 하는 대통령제는 민주화 지도자들이 순차적으로 대통령을 지내면서 그 생명을 다했다. 오히려 5년은 대통령이 국정구상을 실현하는데 너무 짧아 당선되자마자 레임덕이 온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5명이 대통령이 구속, 탄핵된 것에 보듯이 대통령 한명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시대는 갔다. 헌법1조의 국민주권 시대에 맞게 유권자의 의지를 제대로 반영하는 헌법이 절실하다.

 

첫째, 양당에게 의석을 몰아줘 평등선거에 반하는 현 제도를 득표율과 의석이 일치하는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양당대립으로 인한 혼란을 완화시키고 유권자의 다양한 정치성향을 반영하는 제3세력이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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