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허영구(전민주노총 부위원장)
등록일 : 202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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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대승폭포   (출처  : YTN  화면 캡쳐) 

 

새벽 6시 조금 지나 집을 나섰지만 도로에는 차량들이 몰려든다. 화도I/C를 빠져나와 서울양 양고속도로에 접어드니 좀 한가하다. 가평휴게소 들러 아침 먹고 동홍천I/C를 빠져나와 국도를 따라 인제방향으로 향한다. 한계교차로 삼거리에서 미시령방향 국도와 갈라져 한계령 쪽으로 향한다. 평일이라 그런지 너무 조용하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른다. 어렴풋이 단풍이 물드는 나뭇잎들과 어울려 멋진 광경을 연출하는 바위들의 위용이 설악산임을 실감한다. 

 

장수대분소에 도착한다. 전국이 재선충으로 소나무가 말라 죽어 걱정이지만 출발지점인 장수대탐방로 입구 소나무는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다. 조금 지나자마자 가파른 나무계단이 어이진다. 보이지는 않지만 물소리도 들린다. 1km 남짓 오르자 대승폭포가 보인다. 금강산 구룡폭포, 개성 박연폭포와 함께 한반도 3대 폭포 중 하나고 토왕성폭포와 함께 설악산 3대폭포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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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현재의 대청봉 주변과 그 북쪽만을 설악산, 울산바위 주변은 천후산, 대청봉 서쪽 일대는 한계산이라 불렀고, 그 까닭에 대승폭포를 한계폭포로 부르기도 했다 한다. 멋있는 폭포와 경관 탓에 여러 학자와 시인들이 다녀갔고 대승(한계)폭포를 노래하는 시를 남겼다. 비 온 지 제법 지나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폭포수는 88m 수직으로 바람에 날리듯 떨어지고 있다. 폭포 맞은편 바위에는 구천은하(九天銀河)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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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은하(九天銀河)  사진출처 : 강원도민일보

 

폭포를 지나자 약간 완만한 느낌의 등산로지만 설악산 서북능선의 고개인 대승령이 1,210m 높이라 최근에는 가끔 낮은 산만 다니다 보니 발걸음이 무겁다. 그러나 울창한 숲과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 그리고 나뭇잎 사이로 비추는 햇볕을 온 몸으로 느끼며 한 발 한 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설악산에는 벌써 한 차례 서리가 내려 가을꽃들이 모두 시들었으나 용케 살아남은 초롱꽃 몇 송이가 바람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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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백담사가 있는 내설악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대승령에 도착한다. 동자꽃 한 송이가 맞이한다. 일반 등산객은 2시간 정도 거리인데 대승폭포도 구경하고 거너편 가리봉도 쳐다보며 유유자적 걷다보니 3시간이나 걸렸다. 일군의 등산객들이 새벽 6시에 한계령을 출발해 귀때기청봉(1,578m)을 지나 대승령에 도착한다며 가쁜 숨을 몰아쉰다. 간단한 점심과 커피 한잔을 마시고 하산한다. 

 

1시간 반 만에 장수대에 도착한다. 지난 봄 한석산 근처에 사는 지인의 밭에 심어놓은 고구마를 캐러 가기로 약속한 시간이 오후 3시였는데 조금 늦게 도착했다. 두 시간여 고구마를 캔 다. 산행 후 호미로 고구마까지 캐니 매우 힘들다. 그러나 멋있는 설악산에 들었고 가을 수확의 기쁨까지 얻어서 그런지 피로를 잊는다. 다시 차를 몰아 먼 길을 달려 귀가한다. 

524회, 설악산(대승령), 2024.1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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