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윈(何韵)/ 김정호 번역
등록일 :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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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를 둘러싼 대결이 최근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먼저 미국 연방대법원이 관세 소송 사건의 판결 결과를 공개하여, 워싱턴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하여 관련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이른바 '상호관세', 펜타닐 관세 등 관련 관세가 위법이라고 판정했다. 판결이 공개된 당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와 지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한 후,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해당 세율을 다시 15%로 인상했다. 이 일련의 조치 이면에는 미국이 관세전쟁의 법적 근거를 전환한 것이 있으며, 이는 미국 국내 권력 대결의 백열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글로벌 무역이 더욱 심각한 무질서한 충격에 직면하게 만들고 있다.

 

 ㅡ IEEPA: '응급 도구'에서 '무역 무기'로의 변질

 

워싱턴이 이번 관세전쟁을 발동할 때 최초로 근거한 것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이다. 이 법안은 1977년에 제정되었으며, 본래의 입법 취지는 대통령이 국가안보 위협, 테러리즘, 국제 금융위기 등 돌발 사태에 대응할 때 외국 자산을 동결하고, 자본 유동을 제한하며, 수출입 무역 활동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IEEPA는 '응급 도구'이지 '무역 무기'가 아니다. 이 법의 조문에는 '관세(tariff)'나 '세금(taxation)'이라는 단어조차 언급되어 있지 않으며,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이 법에 근거하여 관세를 부과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2025년 4월 2일, 미국 대통령은 IEEPA에 근거하여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 역사상 최초였다. 바로 이 때문에 작년 초부터 관세전쟁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최소 십여 개의 미국 기업이 연합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며,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2025년 5월과 8월, 미국 국제무역법원과 연방순회항소법원이 잇달아 미국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세금을 징수한 행위는 법적 수권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월권 징세'에 해당한다고 판정했다. 사건이 연방대법원에 상고된 후, 대법원은 하급 법원의 판결을 유지한다고 선고했다.

 

연방대법원에 6명의 대법관이 보수파에 속하지만, 그들 역시 '유한 정부(limited government)'의 헌정 원칙을 강조했다. 미국의 헌정 전통에서 대통령의 행정권은 긴급 상황에서 확대될 수 있으나, '세금과 관세'처럼 국민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는 반드시 의회의 명확한 수권을 받아야 한다. 즉, 법률이 대통령에게 징세 권한을 명확히 부여하지 않았다면, 어떤 이유로 세금을 징수하든 이는 헌법 위반이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경제 거버넌스 구도가 변질되어 향후 경제정책이 점점 더 이데올로기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ㅡ 법적 근거의 전환: 관세전쟁은 왜 계속 확대되는가?

 

연방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징세를 '위법'으로 판정했는데, 왜 워싱턴은 여전히 연이어 관세를 강화할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은 미국 정부가 다른 법률 조항으로 전환하여 관세전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가장 최근에 되살린 것은 《1974년 무역법》 제122조이다. 또한 《1962년 무역확장법》 제232조, 《1974년 무역법》 제201조·제301조, 그리고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 제338조도 미국 정부가 고려 중인 관세 근거 선택지이다. 이 외에도 미국 무역대표 제이미슨 그리어는 2월 22일,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미국은 영국·EU·일본·스위스 등과 이미 체결한 무역 협정에서 탈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징후를 종합하면, IEEPA가 무효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세전쟁의 '대막'은 단기적으로 오히려 확대·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미국 정부가 연이어 새로운 관세 세율을 발표하는 조치가 관세전쟁을 일시적으로 지속시키는 동시에, 미국경제와 관련 정책의 단기적 혼란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환급 압력의 대폭 증가이다. 미국 정부가 작년 이래 IEEPA에 근거하여 징수한 관세 총액은 약 1,750억 달러에 달하며, 이 돈은 법에 따라 환급되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에게 환급할 것인가? 관세는 이미 소비재 가격 인상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되었으며, 미국 수입업체가 실제로 부담한 관세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어떻게 환급하고, 누가 환급하며, 무엇으로 환급할 것인가? 미국 재무부가 강제로 반환해야 한다면, 연방 재정적자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둘째, 금융시장 불확실성 상승이다. 미국 국채는 이미 38조 달러를 돌파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약 4%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 부분적 원인은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가 관세를 통해 안정적인 재정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고 이전에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결은 기존 관세 수입이 환급 압력에 직면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향후 관세 징수의 합법성에도 도전을 받게 했다.

 

셋째, 집행 차원의 '혼란기'이다. 미국 정부가 제301조나 제232조로 다시 관세전쟁을 발동하려 해도 시간이 필요하다. 제301조를 예로 들면, 조사 개시, 청문회 개최, 공중 의견수렴, 판정 발표까지 전체 과정에 통상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이것이 바로 미국 정부가 이른바 즉시 사용 가능한 제122조를 동원한 이유이며, 이 조항은 워싱턴이 150일 이내에 무역 상대국에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리고 이 150일 동안 '301 조사'가 발동될 것인지, 제122조가 '반복 사용'될 것인지가 미국 국내 기업, 수입업체, 심지어 동맹국 기업까지 거대한 불확실성에 빠뜨리고 있다.

 

ㅡ 관세전쟁을 넘어선 '권력의 경계' 시험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미국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단순히 관세 문제에 그치지 않으며, 미국 정치 체계에서의 '권력 경계' 시험이기도 하다. 미국 대통령은 행정권을 확대하여 의회의 견제를 우회하고, 무역정책을 완전히 백악관의 통제하에 두고자 한다. 이러한 방식은 단기적으로 정치적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제도적으로 미국 전통의 삼권분립 체계를 약화시킨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이로 인해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이래 미국 사법 시스템이 대통령 권력에 가한 가장 명확한 제약이 되었다. 최종 결과가 어떻든, 이 사법적 대결의 의미는 관세전쟁 자체를 훨씬 넘어선다. 이는 한 건의 무역 분쟁의 향방에 관한 것일 뿐 아니라, 미국 헌정 제도의 마지노선, 그리고 향후 경제 거버넌스의 방향에 관한 것이다.   [저자: 허윈(何韵): 후난대학 공공관리학원 부교수, 칭화대학 일대일로전략연구원 객좌연구원]

 

2026년 02월 24일 

출처:  환구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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