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차 브릭스 정상회의 성원 확대의 의미
김정호 (울산함성 편집위원)
등록일 :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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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15차 정상회담이 8월 22일~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다. 정상회담 마지막 날 '요하네스버그 2차 선언'을  통해 회원국들은 정치·안보, 경제·금융, 문화·인적 협력이라는 세개 기둥 아래 호혜적인 브릭스 협력 틀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그들은 또한 평화 증진, 더욱 대표성 있고 공정한 국제질서, 활력을 되찾고 개혁된 다자 체제, 지속 가능한 개발, 포용적인 성장을 통해 각국 인민의 이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1. 국제 ‘이중권력’의 성립

 

이번 회의의 중요한 성과는 무엇보다도 회원국 확대를 들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레이트, 이집트, 에디오피아, 아르헨티나 등 6개국이 새로 브릭스 회원이 되었다. 이들 국가들은 2024년 1월 1일부로  회원 자격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에 새로 가입한 국가들의 지리적 분포를 보자면 아프리카(2), 중동(3), 남미(1)로써 3개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이번 회원국 확대가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가 연접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 주목해, 일각에선 이번 확충이 중동 정세와 석유에 대한 통제에 초점을 맞추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 브릭스 5개국은 모두 경제, 정치, 인구·국토 면적 등에서 하나 같이 대국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그 회원국 수는 비록 5개에 불과하였지만, 그간 ‘상징적’으로 전체 개도국 진영을 대변해 왔다. 새로 브릭스에 가입한 6개 국은 이 같은 기존 5개 국가에는 미치지는 못할지라도, 그래도 자신이 속한 지역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들이다. 


기존 브릭스 5개국을 개도국 진영의 ‘1선 국가’라고 부른다면, 상대적으로 이들 국가들은 ‘2선 국가’라 할 수 있다. 이들의 참여로 인해 브릭스의 개도국에 있어서의 대표성은 한층 강화되었으며,  이제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서 명실상부하게 남반구(개도국)를 대표한 기구가  되었다. 


특히 사우디, 이란, 아랍에미레트와 같은 산유국이자 중동 강국들의 브릭스 가입은 국제정세에 있어 큰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군사적으로 이들이 위치한 중동지역에서 이제 미국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절대적인  패권적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미국의 ‘페트로달러’의 지위가 이들의 이탈로 인해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되었다.*

 

*이번 15차 브릭스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분명히 아프리카가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주요 뉴스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는 페트로달러 종말의 시작이기 때문에 세계의 힘의 균형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새로운 세계 질서를 가져오는 주요 촉매제입니다.”라고 뉴트리그룹(Netley Group)의 미첼 고다드(Michael Goddard)는 강조했다.

("브릭스 확장, '페트로달러 종말'로 나타나는 신세계질서의 '주요 촉매제", 울산함성) 


 이번 정상회의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라마포사(Ramaphosa) 대통령은 BRICS에 새로운 회원을 가입시키는 것은 그룹 확장 과정의 ‘첫 번째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도 2차, 3차의 확충이 계속해서 이루어질 것임을 뜻한다. 이에 따라 브릭스의 영향력과 국제적 지위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20여개국이 가입신청을 하였다는 보도가 전해지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순차적으로 회원국으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
 
이로써 국제무대에는 사실상 두 개의 권력이 존재하게 되었다. 하나는 ‘G7’로 불려지는 선진국 클럽이며, 다른 하나는 ‘브릭스’로 불려지는 신흥개도국 집단이다. 비록 브릭스의 성립이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그 힘 역시 꾸준히 성장해 왔을 지라도, 지금까지는 G7의 주도적 지위를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국제무대에서 ‘부차적 지위’에 머물렀으며, 일종의 ‘문제제기 집단’ 내지는 선진국에 대한 ‘견제 세력’ 정도로만 간주되었다.


하지만 이제 가입 회원국 수,  무엇보다도 경제 총량에 있어 브릭스가 G7을 초월했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구매력 기준에 입각할 때 브릭스가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7%로, G7의 29.8%를 훌쩍 넘어선다. 따라서 브릭스는 이제 ‘부차적’ 지위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하게 G7과 ‘대등한’ 권력집단으로 부상했다고 보아야 한다. 즉 국제무대에서 서로 다른 지향을 갖는 ‘이중권력’이 성립한 것이다.

 

현재의 확장 결정은 첫째, “ 세계화가 미국의 '소프트 파워'와 달러 지배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과 서구 블록 전체에 보내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거기에는 최소한 두 개의 블럭이 존재하며, 즉 'Global North(북반구)'와 'Global South(남반구) '입니다.”

 (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의 거시경제학 및 통화경제학 교수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 울산함성)

 

앞으로 이 두 개의 권력 간에 경제·정치·군사 등 다방면에 걸쳐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을 둘러싼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즉 두 개의 중심의 성립으로 인해 국제 정치의 분화는 불가피하며, 특히  국제금융체계는 이제 양 집단을 대표하는 화폐체계로의 분할과 복수 결제시스템의 병존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제분업 체계에 있어서도 비록 ‘경제 일체화’의 전반적 추세를 바꿀 정도는 아닐지라도, 디커플링 혹은 디리스킹 등 일정 정도의 파편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군사적으로도 여러 종류의 지역 동맹집단이 출현하여 상대를 견제하는 등 대결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 같은 군사적 대결은 미국과 서구 동맹국의 일방적인 행위일 뿐이다. 브릭스는 대항하는 군사동맹을 결성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중권력’의 주요한 측면은 경제에서 찾아져야 하며, 국제통화체계 구축, 일대일로  또는 디커플링·디리스킹  등 국제분업구조  등이 그 핵심이다.

 

2. 이중권력 근거(1): 브릭스의 산업 경쟁력

 

이중권력의 한 축인 브릭스는 G7과의 경쟁 속에서 어느 정도 생존이 가능할까? 이점은 국제 이중권력의 실제적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다.


이에 대해, 회원국의 증가는 브릭스가 G7에 맞설  수 있는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우선, 브릭스 국가들은 원료 산지를 대표하고 있다. 자원 대국인 러시아는 물론이고, 산유국인 사우디, 이란, 아랍에미레이트가 그러하다. 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옥수수, 콩과 축산물 등 농산물 수출 대국이다. 이들 국가는 또한 산업 발달의 측면에서 볼 때 모두 신흥공업국들에 속하며, 따라서 어느 정도의 산업기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처럼 자본과 기술이 풍부하고 모든 산업과 업종을 골고루 구비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는 브릭스가  원료 산지일 뿐 아니라, 산업 구조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기반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개도국이 선진국과의 관계에서 그간 종속성을 탈피하지 못했던 원인은, 국제분업 구조상 하류에 위치한 탓이 크다.  구체적으로는 ‘기술’과 ‘금융’ 상의 열세인데, 그러나 지금의 브릭스는 회원국 구조상 이 같은 종속성을 탈피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먼저, 기술적 측면과 관련하여 살펴보자. 이 측면에서 세계의 ‘제조공장’인 중국이 참여하고 있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기계, 조선, 철강, 내연기관 등 전통 제조업 분야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5G, 태양열·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배터리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고속철도, 차세대 디스플레이, 로봇, 인공지능, 양자역학, 우주산업, 반도체 등 4차 산업을 대표하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분야에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급속히 좁혔거나 심지어는 최첨단에 선 분야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과학기술 강국인 중국의 존재 때문에 브릭스 회원국들은 굳이 과거처럼 G7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기술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되었다.


구체적 실례로 ‘위성항법 시스템’을 들어보자. 이는 항공 및 우주,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5G, 고속철도, 자율주행 등 미래산업과 관련해서 필수적인 ‘사회 인프라’라 할 수 있다. 현재 이 시스템의 독자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 4곳 밖에 없다. 브릭스 국가가 2개나 포함된 것이다. 


그중 러시아의 ‘글로나스’는 서비스 범위가 자국 및 과거 독립국가연합에 속한 주변 몇몇 국가에만 한정된 데 비해, 중국은 2018년부터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국에 대한 서비스 제공에 이어 지금은 거의 전세계를 포괄할 수 있게 되었다. ‘베이더우(北斗)'라고 이름 붙여진 이 시스템은 50개의 관련 위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러 성능 지표가 모두 세계 일류이며 조기에 완성된 미국보다도 기능을 첨가함으로써 그것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베이더우.png


베이더우의 세계적인 위치측정 정밀도는 10미터 이하이며, 아태지역 위치측정 정밀도가 5미터 이하, 시간확정 정밀도는 20나노미터 이하이다. 현재 이 ‘베이더우’ 시스템은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전개하고 다른 국가들과 교역을 확대하는데 있어 중요한 가교가 되고 있다. 

 

  인터넷 산업생태계 구축에 있어서도 최근 중국은 애플, 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미국의 집중적 견제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2022년 11월 자체 프로그램 개발 체계인 ‘홍멍(鸿蒙)’ 구축과 관련한 정보를 발표했다. 이 ‘홍몽 시스템’은 ‘디자인→개발→테스트→상품 출시’까지 과정 일체를 지원하는  앱 개발 시스템이다. 


현재 ‘홍몽 시스템’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하모니OS’(Harmony OS)를 탑재한 화웨이 장비는 3억2000만개에 달하며, 이 훙멍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프로그램 개발자만 해도 200만 명을 넘어선다.* 이로써 중국은 구글의 ‘Android’, 애플의 ‘iOS’와는 별도의 자체 모바일 앱 개발 도구와 생태계를 갖추게 되었다. 

(관련기사,* https://baijiahao.baidu.com/s?id=1748659920522480010&wfr=spider&for=pc)

 

 

홍멍.png
화웨이의   홍멍(鸿蒙)  발표회


 산업생태계 문제는 그간 중국 기업들이 서구와의 경쟁에서 가장 열세를 보였던 분야였다. 중국의 기업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자신들이 그동안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서구 업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개별 제품 심지어는 특정 산업 분야의 기술 격차보다도, 바로 이 산업생태계 때문이었다고 실토한다. 특히 IT업종은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욱 유리해지는 ‘네트워크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에, 선두업체가 대부분의 성과를 독식하게 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후발업체로서는 이 같은 굴레를 벗어나기가 대단히 어렵다. 이제 중국으로선 기술 자립을 가로막는 최대의 난제가 해결된 셈이다. 


이처럼 중국 기업이 주축이 되어 구축한 산업생태계는 현재 ‘일대일로’ 사업의 엄호를 받으며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으로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산업생태계의 구축은 브릭스와 개발도상국들이 앞으로 미래산업에 있어 서구에 대한 기술 종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참고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에 브릭스에 참여하게 된 계기 역시 중국의 세계 제조공장의 지위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1조 달러의 네옴(NEOM) 신도시 개발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로서는, 막강한 제조기술과 과학기술 능력을  함께 보유한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서 포스트 석유시대를 대비하려는 자국에 앞으로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실제로 중국과 사우디는 ‘일대일로’를 통해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사우디.png
사우디 건설 현장의 중국 기업

 

3. 이중권력 근거(2): 금융적 측면

 

다음으로, 금융적 종속에서 벗어나는 일 또한 브릭스로서는 G7과의 경쟁에서 생사가 걸린 문제다. 시급한 것은 우선 독자적인 결제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지난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과 함께 서방의 금융제재를 받아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로부터 추방되었다. 다행히 러시아는 이전부터 서방의 금융제재를 자주 받아온 관계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왔기에, 자체 결제시스템인 SPFS(System for Transfer of Financial Message)를 통해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중국 또한  러시아처럼 만일의 경우 미국과 서방의 제재를 당할 것에 대비해 자체 결제시스템 구축을 서둘러 왔다. 그 결과 2015년 10월 상하이에 본사를 둔 ‘CIPS'(Cross Border Payment Interbank System)를 출범시켰으며, 꾸준히 그 몸집을 키우고 있다. 출범 당시 중국 국유은행 등 11개 중국 은행과 8개 외국계 은행이 회원이었는데, 2022년 10월 말 현재 직접 참가 기관 77곳, 간접 참가 기관 1276 곳을 합쳐서 107개국, 1353개 금융회사가 가입하며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2019년에는 중국의 인민은행이 세계최초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를  내놓았다. 지난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외국인에게까지 사용 기회를 제공하였는데, 앞으로  비자카드처럼 세계 어디에서나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민은행 발표에 따르면 디지털 위안화의 누적 거래액은 2022년 말 1000억 위안(약 19조 1000억 원)이며, 중국의 전체 현금통화 유통액 대비 0.13%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거래 건수는 3억 6000만 건에 달한다.  


인도 역시 SFMS(Structured Financial Messaging System)라는 독재 결제시스템을 개발했다. 브릭스 회원국가들의 이 같은 준비 정도에 비추어 볼 때, 국제 결제시스템에 있어 서구 주도의 SWIFT를 대체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경제 개발에 필요한 투자 자금에 대한 조달 역시 브릭스로선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에 대해 브릭스는 2015년 ‘브릭스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BRICS)을 설립하여 일정 정도 세계은행(World Bank)의 역할을  수행토록 하고 있다. 이 브릭스개발은행은 기존 5개국 성원들이 100억 달러씩 기금을 조성하여 만든 것인데, 그 역할은 기존 세계은행과 마찬가지로  개도국의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것과는 별도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중국 주도 하에 설립되어 2015년 12월 25일부터 실제 운용을 시작한 이래 현재 70개의 회원국이 가입해 있다. 이 은행의 설립으로 브릭스는 자체 회원국에 대한 자금 제공뿐만 아니라, 전체 개도국으로 그 역할을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브릭스의 독자 생존을 위한 금융적 과제를 놓고 본다면, 지금 이들 문제보다 더욱 촛점이 되고 있는 것은 '통용의 국제화폐체계 구축'이다. 즉, 브릭스 국가들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영위하기 위한 식량과 원자재, 중간재, 기술 및 최종 소비재의 원활한 교환과 유통, 그리고 투자활동을 일상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국가 간의 통용 화폐체계 구축이 일정에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브릭스는 우선 회원국들 간 ‘자국화폐’를 많이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아공 대통령 라마포사는 BRICS 지도자들이 "현지 통화 사용 증가"를 통해서 무역과 투자 흐름을 촉진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계속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BRICS의 신개발 은행은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했다. (http://www.ulham.net/foreignissue/8379)
 
이 같은 화폐체계 구축에 있어 역점을 두어야 할 부분은, 회원국 간 무역 불균형이 누적해서 출현하는 것을 방지하는 일이다. 그 근본적 방안은 회원국들 간의 평등과 호혜에 기초한 무역관계의 정립을 통해서 각국이 무역균형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각국의 비교우위를 충분히 살린다면 이 같은 균형은 도달할 수 있다. 예컨대 각국이 도로,항만 등 경제 개발을 위한 사회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후 자국의 비교우위 산업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킨다면, 각국의 잠재력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


신자유주의 하에서는 개도국의 경제개발은 그 나라의 특성과 내재적 요구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투자주체인 다국적기업(국제독점자본)의 요구에 따라서 단선적이고 편향적인 경제성장만을 추구하였다. 이 때문에 일부 수출과 관련한 부문은 기형적 발전을 이루는 반면, 해당 국가의 전체 국민경제 발전에는 별반 기여를 하지 못하였다. 이를 지양하기 위해선 다국적기업의 요구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 자체의 필요성을 감안한 발전전략이 필요하며, 그 나라 국민경제가 일정 자립성을 갖출 수 있도록 1,2,3 차 산업이 어느 정도 균형을 갖춘 발전이 추진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기초위에서 자국의 경쟁력 있는 분야를 특화시켜 국제 분업에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때라야, 참여하는 브릭스 회원국 간의 구조적인 무역 불균형이 출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그동안의 개도국의 무역불균형은  선진국에 의한 개도국 약탈로부터 기인하는 바가 컸다. 예컨대 개도국의 원료와 노동력이 선진국의 기술·자금·상품에 비해 터무니없이 헐값에 교환되는 '부등가 교환'의 결과였다. 따라서 호혜평등의 원칙을 실천한다면 이런 불균형은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또한 일시적인 외환부족으로 생기는 문제는 중국, 러시아 등 비교적 넉넉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는 나라들과의 ‘통화 스위프트’ 협정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사우디와 아랍에미레이트 등 오일달러를 보유한 나라들이 새로운 브릭스 회원국이 됨으로써, 선진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인 외환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4. ‘다극 질서’로의 진입과 전망

 

브릭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그 거대시장에 있다. 오늘날 ‘시장’은 ‘기술’이나 ‘자금’보다도 더 중요시되는 측면이 있다. 이렇게 볼 때 브릭스의 큰 강점은 세계 인구 비중  47%가 말해주듯 그 거대한  시장 규모이다. 이 측면에서 보면 채 10%가 못 되는 인구 비중을 가진 G7이 따라올 수가 없다. 미국과 서방이 중국을 아무리 고립시키려 해도 잘 안 되는 이유는, 중국이 14억 인구를 가진 거대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제 브릭스가 경제 일체화를 진전시킬 경우, 40억에 가까운 인구를 가진 브릭스는 그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며, 회원국들에게 더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브릭스는 경제적으로 G7에 맞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군사·정치적으로도 충분히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개별 국가적 측면에서 볼 때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핵 강국일 뿐만 아니라, 스텔스전투기·극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첨단무기 분야,  그리고 해군력 등에 있어서도 세계 최강인 미국과의 차이가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 

 

또한 중등 강국이라 할 수 있는 인도, 이란의 국방력 역시 현저히 증가하여, 미국은 과거와 달리 이들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처지다. 미국은 그동안 몇 차례 전쟁을 통해서 이란의 핵문제를 해결할 것을 고려했지만 결국에는 포기했다. 페르시아만에 대한 이란의 봉쇄 위협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대처할 방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개별 국가들 전력 외에도, 상하이협력기구처럼 브릭스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 집단안보체제가 형성되어 부단히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미국과 서구는 브릭스를 와해시키기 위해 어느 특정 국가를 ‘불량국가’로 낙인찍고 무력으로 이를 전복시키는 일이 갈수록 어렵게 되었다. 만약 브릭스가 집단 안보체제를 강화할 생각이 있다면 G7의 이러한 어려움은 배가 될 것이다. 더구나 이제는 브릭스 회원국 수의 증가로 인해 전세계 곳곳의 지리적 요충지가 브릭스의 영향력에 들어갈 판이다. 이는 미국과 서구의 군사 패권 역시 종식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국제 ‘이중권력’의 성립은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  국제 ‘이중권력’의 성립은 또한 그 자체로서  미국으로 상징되는 현대제국주의 단극체제의 종식 및 다극체제로의 정식 진입을 의미한다. 이제 미국은 절대권력이 더이상 아니다.


끝으로 이 국제 ‘이중권력’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도록 하자. 


일국적으로 ‘이중권력’은 변혁 시기의 특수한 국면에서 '과도기적' 현상으로 나타난다. 국제무대에서도 그러하며, 특히 지금과 같은 지구 일체화 시대에는 더욱  과도기적 성격을 갖는다. 과거 냉전 시기처럼 확연히 구분되는 두 개의 진영이 장기간 대립하는 국면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이 같은 이중권력 상황이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는 누구도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중국과 개도국의 발전 추세가 이미 성숙한 자본주의 국가들인 G7을 훨씬 앞선다는 점에서, 그리고 앞으로도 브릭스가 그 포용성·개방성을 견지하면서 회원 확대를 계속할 것을 선언한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양자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이중권력’의 존속기간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짧을 수 있다.


일단 단일패권적 지위를 상실한 현대제국주의는 ‘불가역적’인 쇠퇴의 길에 들어서게 되며, 그 내부모순의 격화에 의해 급속하게 쇠퇴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자신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 대신 내부모순은 외부로의 전가가 더 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격렬해지는 양상을 띤다.


예컨대, 그동안 달러에 의존해 왔던 군사적·경제적 지위를 더 이상 누릴 수 없기에, 미국은 일명 ‘쌍둥이 적자’라 불리는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해결할 길이 없게 된다. 이 때문에 그 경제적, 정치적 실력은 급속히 약화된다. 


이와 관련해선, 최근 미국의 고금리 현상이 눈길을 끈다.  최근의 그것은 단순히 고물가 때문이 아니라, ‘재정적자’와 관련되어 있음에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한 미 연방정부의 공채는 요즘 과거와는 달리 대부분 미국 내에서 소화되고 있다. 이는 과거 미국 재정부의 두 큰 손인 중국과 일본이 미국 공채의 매수 대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여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패권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미국으로선  단기간에 이 같은 재정적자에 대한 다른 해결책이 없으며, 오히려 군비경쟁으로 인해 그 규모가 날로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현 고금리 상태는 생각보다 더욱 오래갈 것이며, 이는 미국 경제가 파국으로 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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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6

미국과 서방 '브릭스'와 함께 갈 수 있다

2023.08.25

국제사회는 일본에 대해 무기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2023.08.25

BRICS가 남반구에 호소력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2023.08.24